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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선제골-이강인 퇴장' 클린스만호, 이라크에 1-0 승리...모의고사 마치고 이제 카타르로

기사입력 2024.01.07 08:25 / 기사수정 2024.01.07 08:25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최종 모의고사에서 승리를 거두며 예열을 마쳤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 위치한 뉴욕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40분에 터진 이재성의 선제골에 힘입어 1-0 신승을 거뒀다.

오는 13일 카타르에서 막을 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두고 클린스만호는 현지 적응과 최종 점검을 위해 UAE 아부다비에서 전지훈련 캠프를 차린 뒤 함께 아시안컵에 참가하는 이라크와 평가전을 가졌다.

실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이날 클린스만 감독은 대거 로테이션을 가동해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했다. 4-2-3-1 전형에서 김승규가 골문을 지켰고, 이기제, 정승현, 김영권, 설영우가 백4를 구성했다. 3선은 박용우와 황인범이 지켰고, 2선에 이재성, 홍현석, 정우영이 배치. 최전방 원톱 자리엔 오현규가 이름을 올렸다.



대표팀 주장이자 에이스 손흥민을 비롯해 이강인, 김민재, 황희찬, 조규성 등 유럽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 대다수는 벤치 명단에 포함되면서 후반전 출격을 예고했다.

이라크는 잘랄 하산 골키퍼를 비롯해 메르카스 도스키, 알리 아드난, 사드 나티크, 후세인 알리가 수비를 맡는다. 오사마 라시드, 아미르 알 아마리가 중원을 맡았고 2선은 이브라힘 바예시, 알리 자심, 몬타데르 마제드, 최전방에 모하나드 알리가 공격에 나선다. 이라크는 스웨덴, 독일 등 유럽에서 태어난 교포 출신 선수들이 대거 투입됐다.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린 후 한국은 전반 2분 만에 실점할 뻔했다. 후방 침투패스를 바예시가 잡은 뒤 정승현을 순간 스피드로 제쳐 김승규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일대일 찬스를 허용한 것이다. 다행히 김승규가 먼저 나와 쳐내면서 실점을 면했다.

전반 초반 이라크한테 밀리는 양상을 보이던 한국은 조금씩 경기 주도권을 잡으면서 이라크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전반 23분 왼쪽 측면에서 이기제가 깊숙한 크로스를 올렸고, 오현규가 오른발에 공을 맞히면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한국은 전반전이 끝나기 전 기어코 선제골을 뽑아냈다. 오른쪽 측면 깊숙한 곳에서 패턴 플레이를 펼치던 한국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흘러나온 볼을 받은 이재성이 벼락 같은 왼발 슛을 날려 상대 골망을 출렁였다.

상대 골키퍼도 고개를 흔들 만큼 통렬한 왼발 슛이었다. 이재성은 지난 2021년 11월16일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라크와의 원정 경기에서 득점한 뒤 781일 만에 다시 이라크를 상대로 A매치 골맛을 봤다.

한국은 1분 뒤 자심에 노마크 찬스를 내줬으나 왼발 슛이 오른쪽 골대 바깥으로 흐르면서 한 골 차 리드를 유지했다.



한국은 전반 종료 직전에서 이재성이 첫 골이 터질 때와 비슷한 지점에서 왼발 슛을 시도했으나 세기가 약해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 공격을 끝으로 전반전이 종료되면서 한국은 1-0 앞선 채로 후반전을 임하게 됐다.

후반전이 되자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 황희찬, 김민재, 이강인, 조규성 등 유럽파들을 대거 투입하면서 베스트 11을 가동했다.  한국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조규성의 묵직한 슛으로 몸을 풀었다. 이어 후반 9분엔 이강인이 오른쪽 측면에서 공격을 풀어나갔다.

이후 잠잠하던 한국은 후반 21분 이강인의 침투 패스가 전방에 배달되면서 분위기가 살아났다. 이강인은 하프라인 근처꺼지 내려오더니 한 번에 왼발 낮은 패스를 전방에 길게 찔러넣었다. 이를 손흥민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받아 돌파하다가 상대 골키퍼에 걸려 넘어지는 듯 했으나 주심은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손흥민이 항의했으나 주심은 자신의 판단을 유지했다. 석연 찮은 판정이었지만 이강인의 엄청난 침투패스를 엿볼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한국은 후반 17분 이번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10골을 터트리며 A급 공격수로 거듭난 황희찬이 상대 태클에 쓰러져 넘어지는 가슴철렁한 순간을 맞았다. 황희찬은 고통을 호소했으나 이내 일어나 제 플레이를 속개했다.

후반 28분 이기제가 깊숙한 중거리 패스를 조규성에 배달했으나 조규성의 볼터치가 매끄럽지 않아 추가골 찬스를 놓쳤다. 이후엔 손흥민이 페널티지역 오른쪽 깊숙한 곳까지 침투, 컷백 패스를 내줘 노마크 찬스를 만들어줬으나 황인범의 슛이 어느 새 들어온 상대 수비수 몸에 맞고 나와 땅을 쳤다.

한국이 계속 한 골 차 리드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후반 41분 이강인이 상대 선수 아흐메드 에히야가 충돌해 경고누적으로 레드카드를 받는 일이 일어났다. 오른쪽 측면에서 이강인이 볼을 잡아 돌파하려고 할 때 예히야가 달라붙어서 수비하다가 다툰 것이다. 

이 때 둘이 격렬하게 다퉜고, 야히야가 머리로 이강인을 들이받았으나 심판은 둘에게 나란히 옐로카드를 꺼내들면서 앞서 경고가 한 장 있던 이강인은 레드카드를 받아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이강인의 퇴장을 보고 한국 축구 팬들은 이강인이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아 아시안컵 때 결장하는 상황을 우려했지만, 대한축구협회(KFA)가 이라크전 이강인의 퇴장은 아시안컵 출전과 연계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강인이 빠져 수적 열세에 처했지만 한국은 끝까지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카타르에 입성하기 전 마지막 모의고사를 1-0 승리로 마무리 짓는데 성공했다.

이라크전을 마친 클린스만호는 오는 10일 아시안컵이 열리는 카타르 도하로 떠날 예정이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한국은 말레이시아, 요르단, 바레인과 조별리그 E조에 속했다. 바레인전(1월 15일)을 시작으로 요르단(20일), 말레이시아(25일)와 차례로 맞붙는다.



한국은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며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비롯해 2002 한일 월드컵 4강, 2010 남아공 월드컵 및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각각 16강에 진출했으나 아시안컵에선 번번히 우승을 놓쳤다. 1956년 초대 대회와 1960년 2대 대회에서 연속 우승한 뒤 정상에 오른 적이 없다.

2000년대 들어서도 2000년 3위, 2004년 8강, 2007년 3위, 2011년 3위, 2015년 준우승, 2019년 8강 등 우승 꿈을 번번히 이루지 못했다.

다만 이번엔 역대 어느 대표팀보다 화려한 진용을 갖추고 있어 충분히 우승을 노릴 만하다는 평가를 받아 라이벌 일본과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라크전에서 예열을 마친 클린스만호가 63년 만에 아시안컵 트로피를 가져와 줄지 벌써부터 주목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AFC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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