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어린 미드필더 배준호(스토크 시티)가 프리미어리그 클럽 상대로 멋진 활약을 펼치면서 호평을 받았다.
스토크 시티는 7일(한국시간) 영국 스토크온트렌트에 위치한 bet365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튼 앤디 호브 앨비언과의 2023-24시즌 FA컵 3라운드(64강) 홈경기에서 2-4로 역전패했다.
올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에서 24팀 중 19위에 위치한 스토크는 FA컵 첫 번째 경기부터 프리미어리그 중상위권 클럽인 브라이튼을 만났다. 브라이턴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6위를 차지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얻어 122년 만에 유럽대항전 진출에 성공했고, 올시즌도 7위에 위치해 상위권 클럽들을 위협 중이다.
경기는 예상대로 브라이튼이 4골을 터트리며 다음 라운드 진출에 성공했지만, 이날 선발로 나선 배준호가 프리미어리그 내에서 강팀으로 분류된 브라이튼 상대로 좋은 모습을 펼치면서 눈길을 끌었다.
이날 홈팀 스토크는 3-4-2-1 전형을 내세웠다. 다니엘 이베르센이 골문을 지켰고, 벤 윌모트, 마이클 로즈, 키야나 후버르가 백3를 형성했다. 좌우 윙백은 다니엘 존슨과 메흐디 레리스가 맡았다. 중원에서 바우터르 뷔르허르와 루이스 베이커가 호흡을 맞췄고, 2선에 세아드 하크샤바노비치와 배준호가 배치. 최전방 원톱 자리에 웨슬리 모라에스가 이름을 올렸다.
원정팀 브라이튼은 4-3-3으로 맞섰다. 바르트 페르브뤼헌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페르비스 에스투피냔, 얀 폴 반 헤케, 루이스 덩크, 잭 힌셜우드가 백4를 구성했다. 중원엔 파스칼 그로스, 빌리 길모어, 야쿠프 모데르가 출전했고, 최전방에서 파쿤도 부오나노테, 에반 퍼거슨, 주앙 페드루가 스토크 골문을 노렸다.
스토크는 전반 16분 행운의 선제골이 터지면서 리드를 잡았다. 배준호가 브라이튼의 자책골을 유도해 팀에 리드를 안겼다.
우측에서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온 배준호는 라인 인근에서 컷백 패스를 시도했는데, 이 패스가 브라이튼 센터백 반 헤케 발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선제골이 터진 후 스토크 선수들은 자책골을 유도한 배준호에게 달려가 그를 둘러싸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반 정규시간 동안 배준호가 만든 선제골을 지켜낸 스토크는 하프타임을 앞두고 동점골을 내줬다. 전반 추가시간 풀백 에스투피냔이 박스 밖에서 환상적인 중거리 골을 터트리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전이 시작된 후 브라이튼은 계속 경기를 주도하면서 역전까지 성공했다. 후반 7분 브라이튼 주장 덩크가 그로스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넣으면서 역전골을 터트렸다.
역전을 허용했지만 스토크도 이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17분 코너킥 상황에서 역전골을 터트린 덩크가 핸드볼 반칙을 범해 스토크한테 페널티킥을 내줬다. 이 페널티킥을 베이커가 깔끔하게 성공시키면서 스코어 2-2를 만들었다.
동점을 내줬지만 브라이튼은 후반 26분 페드루가 헤더골을 터트리면서 다시 리드를 잡았다. 페드루는 후반 35분 두 번째 골을 터트리며 멀티골을 달성함과 동시에 경기에 쐐기를 박으면서 브라이튼을 다음 라운드로 진출시켰다.
결국 경기는 스토크의 2-4 역전패로 마무리되면서, 스토크는 FA컵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스토크가 FA컵을 일찍 마무리한 가운데 이날 선발 풀타임을 소화한 배준호는 프리미어리그 강팀을 상대로 주눅 들지 않고 좋은 활약을 펼치는데 성공했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에 따르면, 이날 배준호는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는 동안 패스 성공률 89%(17/19), 드리블 성공률 50%(1/2), 리커버리 2회, 블락 1회, 지상 볼 경합 승률 50%(2/4) 등을 기록했다.
이날 스토크 볼 점유율이 31%에 그쳤기에 배준호는 많은 터치를 가져가지 못했지만 2선에서 활박하게 움직이면서 스토크 지역지 '스토크센티널'로부터 후버르, 뷔르허르, 베이커와 함께 팀 내 최고 평점인 7점을 받았다.
매체는 배준호에 대해 "도전을 건너뛰는 사랑스러운 발재간과 1~2개의 패스를 찔러주는 좋은 시야를 보여줬다"라고 호평했다.
2023 20세 이하(U-20) 월드컵 스타이자 2003년생 어린 미드필더 배준호는 지난 8월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을 떠나 스토크로 전격 이적하면서 유럽 부대에 첫 발을 내밀었다. 계약 기간은 4년이며, 일부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적료는 200만 유로(약 28억원)를 수준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토크 입단 후 배준호는 지금까지 21경기에 나와 1141분을 소화하면서 도움 2개를 올렸다. 이적 초반에 주로 교체로 많이 나왔던 배준호는 최근 4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면서 스토크에서 입지를 다져갔다.
특히 지난해 12월 배준호를 영입했던 알렉스 닐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전격 경질돼 사령탑이 바뀌었음에도, 배준호는 신임 사령탑 스티븐 슈마허 감독 밑에서도 중용되며 스토크 핵심 미드필더임을 인정받았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