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에릭 다이어(토트넘 홋스퍼) 영입이 임박하자 바이에른 뮌헨 팬들이 구단을 만류했다.
바이에른 뮌헨 소식에 정통한 독일 스카이스포츠 플로리안 플라텐베르크 기자는 6일(한국시간)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에릭 다이어과 바이에른 뮌헨과 구두 계약을 맺었다"라고 보도했다.
플라텐베르크 기자는 뮌헨 전담 기자로, 축구 팬들 사이에서 뮌헨과 관련된 소식 신뢰도가 가장 높은 기자 중 한 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여름 대한민국 수비수 김민재가 뮌헨으로 이적할 때까지 이적료와 연봉 등 그가 뮌헨과 타결한 조건을 속속 보도한 바 있다.
그는 "에릭 다이어와 바이에른 뮌헨 사이에서 구두 합의가 이뤄졌다! 다이어는 당장 뮌헨에 합류하고 싶어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계약 기간은 적어도 2025년까지이며 이적료는 500만 유로(약 72억원) 이하일 것"이라며 "투헬 감독이 다이어와 이야기를 나눴다. 뮌헨은 다이어를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토트넘도 그린라이트를 켰다. 모든 것이 준비됐다. 뮌헨은 다이어 대한 최종 결정만 내리며 된다"라며 이적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1994년생 다이어는 잉글랜드 출생이지만, 가족을 따라 10살 때 포르투갈로 이주했다. 그의 어머니가 포르투갈 대표팀을 지원하는 직업을 구했기 때문이다. 그의 어머니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04에 출전하는 포르투갈 대표팀 지원 스태프로 활동했다 .그러면서 다이어도 포르투갈 아카데미에 입단해 성장했다 .
다이어는 2011년 여름 에버턴 1년 임대를 제외하고 줄곧 스포르팅에서 성장했고 2012년 스포르팅에서 프로로 데뷔했다. 이 때의 활약을 바탕으로 다이어는 2014년 여름 토트넘에 입성해 현재까지 토트넘에서만 364경기에 출전했다.
다이어는 토트넘에서 초반엔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활약했지만, 2016-2017시즌부터 센터백으로 활약했다. 이 시즌에 토트넘에 합류한 다빈손 산체스, 그리고 얀 페르통언, 토비 알더베이럴트와 센터백으로 활동한 그는 2022-2023시즌까지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2022-2023시즌부터 다이어는 반복되는 실수와 집중력 저하 등 경기에서 부정적인 모습을 자주 선보였고 팬들은 그의 수비력에 불안함을 느꼈다.
토트넘은 결국 2023-2024시즌을 앞두고 미키 판더펜을 영입해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새로운 조합을 맞췄다. 다빈손 산체스도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로 보냈지만, 다이어는 팀에 조용히 남았다.
시즌 개막 후 탄탄한 수비를 보여주던 토트넘은 최근 수비진이 붕괴하면서 3연패 수렁에 빠졌다. 핵심 수비수인 미키 판더펜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진 상태이고,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다이렉트 퇴장으로 3경기 출장 정지를 받았다.
두 선수가 빠지면서 토트넘은 첼시(1-4), 울버햄프턴 원더러스(1-2), 애스턴 빌라(1-2)전까지 3경기 모두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했다.
핵심 센터백 2명을 기용할 수 없게 되자 토트넘은 이후 에릭 다이어와 벤 데이비스를 선발로 내세웠다. 이중 다이어는 전문 센터백임에도 지난달 26일 리그 13라운드 빌라전 때 풀백인 에메르송 로얄에 밀려 선발에서 제외될 정도로 클럽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했다.
다이어는 이번 시즌 센터백 붕괴에도 불구하고 리그 4경기, 198분 출전에 그쳐 사실상 전력 외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이어가 전력 외 판정을 받자 독일 분데스리가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이 관심을 보였다. 마친 핵심 센터백 김민재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참가하기 위해 클럽을 떠나면서 뮌헨은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모두 볼 수 있는 다이어로 김민재 공백을 해결하고 중원 강화를 꾀했다.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는 지난 5일 "토트넘 수비수 다이어가 뮌헨과 이적에 합의했다"라며 "토트넘 전력에서 이탈한 다이어가 뮌헨으로 충격적인 이적에 근접했고 그는 전 토트넘 동료 해리 케인과 재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이어가 케인이 전폭 지지하는 거래로 뮌헨 이적에 마음을 굳혔고 토트넘이 새로운 수비수 영입을 마무리하면 거래가 성사될 것"이라며 토트넘의 이적시장 상황에 맞물려 있다고도 전했다.
매체는 "토트넘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다이어 계약이 마무리 되기 떄문에 다이어를 보내는 것에 만족한다"라면서 "하지만 토트넘은 수비수 대체자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그의 뮌헨 이적을 막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매체 '디 애슬레틱'도 5일 "바이에른 뮌헨은 토트넘 수비수 에릭 다이어를 여러 센터백 옵션 중 하나로 협의 중"이라며 "그의 이적은 이번 1월에 있을 것이며, 임대가 아닌 영구적인 계약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뮌헨의 제의를 반겼다. 오는 6월 30일에 계약이 만료되는 다이어를 뮌헨이 관심을 표하면서 FA(자유계약선수) 자격까지 불과 6개월만 남겨둔 앞둔 선수를 이적료를 받고 내보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뮌헨 제의를 환영한 토트넘과 달리 뮌헨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팬들은 매 경기 잦은 실수를 범하며 토트넘 주전 경쟁에서 밀린 데다 FA를 앞둔 선수를 이적료를 주고 영입하려고 한다는 사실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는 뮌헨 공식 SNS 계정에서 드러났다. 뮌헨은 지난 5일 구단 SNS에 선수들이 구단 훈련장인 제베너 슈트라세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모습을 사진에 담아 게시했다.
이때 많은 팬들은 댓글로 다이어 영입을 반대한다고 밝히면서 눈길을 끌었다. 그들 대다수는 'NO 다이어'라고 작성했고, 일부는 "다이어를 영입하지 마", "다이어가 합류한다면 팬들의 보이콧을 볼 수 있을 것", "다이어? 또 만우절인가 보다"라며 다이어를 영입하려는 구단을 만류했다.
팬들의 만류에도 뮌헨 수뇌부는 다이어를 높게 평가하고 있어 그의 영입을 목전에 뒀다. 이미 뮌헨은 지난 여름 이적시장 때도 다이어 영입을 추진한 적이 있을 정도로 다이어를 선수단에 추가하는 것에 큰 관심을 보였다.
다이어가 뮌헨 입장에서 일단 적합한 수비수인 것은 맞다. 우선 뮌헨은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 마테이스 더리흐트 등 수준급 3명의 센터백을 데리고 있는데 전반기 동안 우파메카노와 더리흐트가 다치면서 김민재가 초강행군을 펼폈다. 최근 더리흐트가 부상에서 돌아왔지만 김민재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위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하면서 다시 수비진에 공백이 생겼다.
다만 김민재는 늦어도 2월 초에 클럽에 복귀하기에 이런 상황에서 센터백 한 명을 더 구한다면 주전 경쟁력이 있는 선수보다는 나이가 어느 정도 들었지만 백업으로 활용할 수비수가 더 어울린다.
게다가 다이어는 수비형 미드필더도 가능한데 뮌헨이 지금 '6번'으로 통용되는 해당 포지션 선수가 적다. 여름이적시장에서 풀럼 소속 주앙 팔리냐를 데려와서 메디컬 테스트까지 마쳤으나 풀럼이 마지막에 이적을 철회해 뮌헨은 큰 전력 공백 속에 전반기를 마쳤다. 다이어를 영입하면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 중 공백이 생긴 곳에 투입할 수 있는 셈이다.
또 다이어에 대한 뮌헨의 관심에 그의 토트넘과 잉글랜드 동료 해리 케인의 입김이 들어갔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영국 매체 토크스포츠는 "이번 여름 토트넘에서 뮌헨으로 이적한 케인이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에게 다이어를 추천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한 바 있다.
다이어는 6일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번리와의 2023/24시즌 FA컵 3라운드(64강) 홈경기에서 명단 제외를 당해 이적이 임박한 것으로 추측됐다. 다이어가 결장한 가운데 토트넘은 페드로 포로의 원더골에 힘입어 1-0 신승을 거뒀다.
번리전 킥오프에 앞서 유럽 축구 이적시장에 정통한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다이어는 오늘 밤 바이에른 뮌헨과 합의했기에 토트넘 선수단에 포함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는데, 토트넘을 이끄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다이어가 뮌헨행에 가까워졌다는 주장에 화를 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이어가 부상인지 묻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하면서 "그는 단지 몸이 아팠고 어제 훈련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번리전 결장 사유가 이적이 임박해서가 아니라 부상 때문이라고 설명한 것이다.
이어 한 기자가 "다이어의 바이에른 뮌헨 링크와는 관계가 없다는 뜻이다. 우리가 이해하기로는 합의가 있었다"라고 말하자 포스테코글루는 불쾌함을 드러냈다.
그는 "개별 이슈다. 그리고 내 진실정에 의문을 갖지 마라"라며 "내가 그가 부상을 당했다고 말하면 그런 거다. 그는 어제 훈련하지 않았다. 지금 여기서 비전(토트넘 훈련 시스템 영상)을 보여줄 수도 있고 당신이 그에게 질문할 수도 있다. 다른 것과 관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자가 다시 관련 질문을 하려고 했다. 그러자 포스테코글루는 짜증을 내며 "잘 모르겠다. 당신이 다이어가 부상을 당했는지 물었고 그는 부상을 당했다. 난 잘 모르겠다. 그가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내가 그가 선택되지 않았다고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쉽게 말 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이어가 다른 상황과 상관 없이 부상을 당한 것이다. 내가 들은 것도 없다. 만약 그런 게 있다면 내가 그걸 들었다고 확신할 것이다. 하지만 24시간 동안 우리는 경기에 집중했다"라며 이적설과 관련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뮌헨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