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추추트레인' 추신수(SSG 랜더스)가 마지막 여정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SSG 구단은 지난해 12월 14일 "추신수가 2024시즌을 마지막으로 프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또한 구단과 진로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2024시즌 종료 후 은퇴 결정과 함께 최저연봉(3000만원) 계약 및 연봉 전액을 기부하기로 했고, 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퓨처스팀에서 후배 선수들과 훈련하면서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는 등 팀에 공헌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또 추신수는 그동안 팬들의 사랑과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올 시즌 다양한 팬서비스 계획을 구단에 제안했다. 구단에 따르면, 친필 사인 실착 유니폼 선물과 특별 사인회 등 팬과 함께 뜻깊은 추억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에 발표될 예정.
부산수영초-부산중-부산고 졸업 이후 KBO리그 데뷔가 아닌 미국행을 택한 추신수는 2005년부터 2020년까지 16년간 빅리그 무대를 누볐다. 특히 추신수는 2009년과 2020년, 2013년에 20홈런-20도루를 달성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호타준족 외야수로 거듭났다.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이었던 2018년에는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올스타에 선정되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그렇게 미국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추신수가 결단을 내린 건 지난 2021년이었다.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는 2007년 4월 2일 해외파 특별지명 당시 추신수를 1순위로 지명했고, SK 구단을 인수한 신세계그룹은 구단 1호 선수로 추신수를 영입했다. 당시 추신수는 27억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고, 연봉 가운데 10억원을 사회공헌활동에 사용하기로 했다.
추신수는 팀의 창단과 함께 팀에 합류한 뒤 베테랑으로서 선수단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했고, 2022시즌에는 팀의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또 유소년 및 사회취약계층을 위해 꾸준한 기부를 실천하는가 하면,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면서 3년간 야구장 안팎에서 '컬처 체인저' 역할까지 도맡았다.
은퇴를 앞둔 추신수의 심정은 어떨까. 그는 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취재진을 만나 "KBO리그 첫 해였던 2021년에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하긴 했다. 원래 계획은 1년만 뛰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는 것이었고, 미국에서 4~5개 팀이 계약을 제안하기도 했다"면서 "아쉬운 것도 있었지만 그건 두 번째였고, 이 팀에서 1년간 지내면서 느낀 게 많았다. 구단이 가는 방향성도 그렇고 한국야구에 있어서 부족한 점을 개선하고 바꿀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존재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말 피 한 방울 안 섞인 후배들이지만, 정말 동생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또 미국에서는 운동하고 소통하는 데 있어서 제한이 있기 때문에 자세하게 말할 수 없고, 하고 싶었던 얘기를 한국말로 할 수 없다. (한국에서는) 선수들과 소통하면서 경기 중에 웃고 떠들 수 있었다"며 "1년뿐이었지만, 구단이 가는 방향성과 목표가 좀 더 뚜렷해졌고 그러면서 2022년에도 한 번 더 해보자고 상의하면서 (현역 연장을) 결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 추신수는 "우승 이후 팀에 그만한다고 얘길했는데, 구단에서는 (떠나보낼)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씀하시더라. 그래서 내가 떠날 때 서로 소통을 잘해서 같은 결정을 내렸으면 하는 마음에 지난해까지 뛰게 됐다"며 "올 시즌의 경우 생각은 50:50이었는데, (김)강민이가 한화 이글스로 가게 되면서 내가 없어도 알아서 다들 잘하겠지만 뭔가 기둥을 두 개나 잃으면 팀이 흔들릴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려울 때일수록 이걸 잡아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예년에 비해 적은 연봉을 받고 뛰어야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추신수는 "현역 연장을 하게 되면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데, 솔직히 그런 부분에 대해선 1도 고민하지 않았다.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했고 연봉을 안 받고 뛰는 게 희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SSG가 더 큰 그림을 그려나가고 강팀이 되기 위한 결정이었고, 내가 굳이 희생해서 이렇게 팀을 만들어가겠다는 건 아니었다"고 전했다.
추신수는 지난해 말 SSG의 신임 감독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는 "사실 그 얘길 듣고 웃었다. 말도 안 된다. 아무리 좋은 자리라고 해도 (자리에) 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자리에서 잘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메이저리그에서, 또 미국에서 오래 뛰었을 뿐이다. 그런 자리에 가기 위해서 준비한 사람도 아니고 그럴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감독직을) 생각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런 기사가 나온다는 건 그래도 내가 한국에서 지낸 3년의 시간이 선수로서나 팀 동료로서 괜찮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추신수와의 일문일답.
-은퇴를 결정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KBO리그 첫 해였던 2021년에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하긴 했다. 원래 계획은 1년만 뛰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는 것이었고, 미국에서 4~5개 팀이 계약을 제안하기도 했다. 아쉬운 것도 있었지만 그건 두 번째였고, 이 팀에서 1년간 지내면서 느낀 게 많았다. 구단이 가는 방향성도 그렇고 한국야구에 있어서 부족한 점을 개선하고 바꿀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존재했다.
정말 피 한 방울 안 섞인 후배들이지만, 정말 동생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또 미국에서는 운동하고 소통하는 데 있어서 제한이 있기 때문에 자세하게 말할 수 없고, 하고 싶었던 얘기를 한국말로 할 수 없다. (한국에서는) 선수들과 소통하면서 경기 중에 웃고 떠들 수 있었다. 1년뿐이었지만, 구단이 가는 방향성과 목표가 좀 더 뚜렷해졌고 그러면서 2022년에도 한 번 더 해보자고 상의하면서 (현역 연장을) 결정하게 됐다.
2022년 우승 이후에는 팀에 그만한다고 얘길했는데, 구단에서는 (떠나보낼)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씀하시더라. 그래서 내가 떠날 때 서로 소통을 잘해서 같은 결정을 내렸으면 하는 마음에 지난해까지 뛰게 됐다. 올 시즌의 경우 (현역 연장과 은퇴에 대한) 생각은 50:50이었는데, (김)강민이가 한화로 가게 되면서 내가 없어도 알아서 다들 잘하겠지만 뭔가 기둥을 두 개나 잃으면 팀이 흔들릴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려울 때일수록 이걸 잡아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역 연장을 하게 되면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데, 솔직히 그런 부분에 대해선 1도 고민하지 않았다.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했고 연봉을 안 받고 뛰는 게 희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SSG가 더 큰 그림을 그려나가고 강팀이 되기 위한 결정이었고, 내가 굳이 희생해서 이렇게 팀을 만들어가겠다는 건 아니었다.
-구단의 샐러리캡이 빡빡하다는 건 알고 있었나.
▲샐러리캡 적용으로 앞으로 3년간 어떤 환경과 시스템이 적용될 거라는 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정확한 숫자는 모르지만, 여유가 없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지난해 10억원을 삭감하고 뛰었던 것이고, 한국에 올 때부터 금전적인 부분에서는 항상 대화하고 조율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한국에 온 건 아니다.
-감독이 공석 상태가 되면서 추신수의 이름이 자주 나왔는데.
▲사실 그 얘길 듣고 웃었다. 말도 안 된다. 아무리 좋은 자리라고 해도 (자리에) 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자리에서 잘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메이저리그에서, 또 미국에서 오래 뛰었을 뿐이다. 그런 자리에 가기 위해서 준비한 사람도 아니고 그럴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감독직을)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기사가 나온다는 건 그래도 내가 한국에서 지낸 3년의 시간이 선수로서나 팀 동료로서 괜찮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야구 인생의 끝에서 감독을 하고 싶은 마음은.
▲아직까지는 계획이 없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생각한 적도 없고 준비도 안 됐다. 올 시즌 이후 구단과 상의를 한 뒤 결정해야 한다. 또 그 결정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다.
-올 시즌 이후의 거취는.
▲선수 생활은 끝이다. 시즌이 끝날 즈음에 계획이 서지 않을까. 앞으로 코치를 하고 싶은지, 프런트를 하고 싶은지 뭔가 생각이 있으면 결정하고 또 배워야 하지 않겠나. 미국에서 야구만 했고 그런 쪽으로 배웠던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준비하고 싶고, 그런 제안이 오더라도 항상 준비돼 있는 사람이고 싶고 내가 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 한국야구에 대해 개선할 점도 있다고 했는데, 만족스럽게 바뀐 부분과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잠실야구장의 경우 서울시에서 큰 결정을 해주셔서 선수들이 생활하는 공간이 많이 바뀌었고, 상당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운동장 시설이나 이런 것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KBO리그에 10개 구단이 있다. '원정팀은 홈팀보다 열악해야 돼' 이런 생각은 정말 옛날 생각이다. 스포츠는 동등한 위치에서, 또 동등한 환경에서 대결해야 하고 홈경기처럼 똑같이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 홈팀이 원정팀을 배려할 수 있는 문화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미국의 경우 원정팀이 오더라도 전날 요청만 하면 홈팀 훈련 시간 2시간 전에 훈련 공간을 제공해주고, 선수들은 일찍 가서 훈련을 하면서 감각을 잃어버리지 않는다. 반면 한국은 경기가 오후 6시 반에 시작되면 너무 늦게 야구장에 도착하고 훈련할 시간이 적다. 그 정도의 시간으로 충분한지 되묻고 싶다. 한국 야구가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건 모두가 같은 마음이지 않나. KBO리그만 볼 게 아니라 더 멀리, 더 높이 봤으면 좋겠다.
-은퇴 예고를 한 뒤 마음이 어떤지.
▲시즌 개막 이후에는 어떨지 모르겠다. 당연히 '우승'을 생각하고 훈련하지만, 올핸 더 편한 것 같다. 다른 겨울에 비해 좀 더 홀가분한 느낌이다.
-KBO리그 최고령 타자 기록을 바꿀 수 있을 것 같은데.
▲욕심은 전혀 없다. 그 기록은 언젠가 깨질 것이다. 아마 최형우(KIA 타이거즈) 선수가 깨지 않을까. 1살 어린 후배이지만 워낙 잘하는 선수이기도 하고 상대 선수임에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몸 관리도 잘한 것 같고 보기 좋다. 그런 선수들이 잘해야 앞으로 후배들이 더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기회가 많을 것 같다.
-비슷한 연령대(40대) 동료들이 많은데, 후배들에게 더 오래 선수 생활할 수 있는 노하우를 전한다면.
▲일단 몸 관리가 우선시돼야 한다. 또 운동을 많이 한다고 해서 더 좋은 건 아닌 것 같다. 나이가 38살 정도 되니까 이제는 못 하겠더라. 몸 컨디션이 안 좋으면 회복할 시간을 갖게 되고, 자신의 몸에 대해 좀 더 예민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괜찮아지겠지'가 아니라 '왜 안 좋지', '왜 안 좋아졌지'에 대해 생각을 해보고 자신의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
-주장직 수락 배경은.
▲마지막 시즌이기도 하고 3년간 있으면서 우스갯소리로 '형이 주장하면 너희들이 이렇게 하겠니'라고 했다. 그런데 내가 주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얘기한 사람이 생각보다 많았다. 나라고 해서 완벽할 수는 없고, 좀 더 소통을 잘하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한국 문화의 특성상 선후배에 대한 나이 차 때문에 말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는데, 어린 선수로부터 정확한 답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말을 다 듣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뭔가 바른 길로 가고, SSG가 강팀이 되는 데 있어서 첫 걸음을 내딛고 싶다. '그 뒤에 주장을 맡는 선수도 어느 정도 따라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던 게 컸던 것 같다.
-이숭용 감독과는 연락했나.
▲나흘 전에 4시간 정도 식사하면서 대화했는데, 첫 느낌은 매우 좋았다. 내가 야구나 팀 문화에 대해 생각하는 것과 일치하는 게 많았다. 대화를 하면서 똑같은 부분이 많다는 걸 느끼면서 소름이 돋는 상황도 많았다.
-1년 더 현역 연장하면서 가족을 설득하는 것도 필요했을 것 같은데.
▲좋게 말해서 설득이지만, 그냥 '통보'한 것이다. 아내는 나라는 사람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자신의 뜻대로 내가 야구를 그만두게 하는 것에 대해 많이 두려워하고, 또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을 누구보다 옆에서 많이 봤기 때문에 내가 끝까지 하고 싶다고 할 때까지 해주는 사람이다. 연봉 문제로 미국 가서 한 번 더 해보는 건 어떠냐고 했는데,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또래 타자들이 없더라. 얼마 전에 넬슨 크루즈도 은퇴했다. 내가 미국에서 야구를 쭉 했던 것도 아니고 3년이라는 시간을 비우지 않았나. 아내는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한 번 더 입고 은퇴하는 걸 보고 싶다고 했다. 내색은 안 했지만, 고맙기도 하면서 좀 슬펐다. 이미 구단과 약속한 부분도 있고 많은 생각을 갖고 결정했기 때문에 아내에게 확실하게 얘기했다. 아내도 야구에 대한 내 진심은 아는 사람이라서 크게 문제가 될 건 없었다.
-돈 내고 야구한다는 얘기에 대해서.
▲난 괜찮다. 내가 좋아하는 걸 한다는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사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이 많지 않은데, 나는 돈이 적든 많든 이렇게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다.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이미 야구 때문에 많은 걸 이루고 받았다.
-주장으로서 가장 먼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문제가 있으면 빨리 얘끼했으면 좋겠다. 일을 더 크게 만들지 않고, 나이가 많은 고참이라고 해서 '이렇게 하자'라고 하는 게 아니라 어떤 안을 제시하고 후배들이 '이건 좀 아닌 것 같다'고 얘기해주는 게 좋다. 이런 의견을 낼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선수, 코치와의 관계도 편안해야 하고 편안하게 소통이 돼야 운동장에서 멋진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두려워하지 말고 거리낌이 없었으면 좋겠다.
-현역 연장 관련 보도자료 발표 당시 당시 2군에 내려갈 수 있다는 얘길 꺼낸 배경은.
▲이왕 팀에 발을 내딛은 만큼 지속적인 강팀을 만드는 걸 원한다. 그 계획에 도움이 되고 싶고, 현역을 1년 연장하게 됨으로써 누군가 기회를 받아야 하는데 자리가 없다면 내가 자리를 비워준다는 뜻도 있지만 내가 내려가서 해야 할 일이 있기도 하다.
-지난해 중반 강화도 생활을 하면서 느낀 것도 있을 것 같은데.
▲그렇다. 어쨌든 (한)유섬이나 (최)정, (김)광현이가 평생 야구할 건 아니지 않나. 어쨌든 (선수 구성이) 바뀌어야 하고, 누군가는 선수들의 자리를 대신해야 한다. 처음에 와서 고참 선수들에게 '강팀이 되려면 위에 있는 선수들은 어느 정도 불안한 마음을 안고 있어야 하고, 젊은 선수들에게는 희망을 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서로 경쟁해야 하는 팀이 돼야 하는데, 고정적으로 팀이 돌아가다 보니까 그게 잘 안 됐다. 우리 팀이 후반기에 힘든 부분이기도 했다. 벤치가 강해져야 1년을 꾸준하게 갈 수 있다.
-주장으로서 팀 성적을 예상한다면.
▲당연히 우승이다. 이숭용 감독님도 팀이 3강 안에 포함될 수 있다고 했는데, 2위를 하기 위해 야구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러기 위해 준비하는 것도 아니다. 당연히 우승을 위해 준비한다고 생각한다. 스포츠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다. 전망대로 가는 경우도 있지만, 변수도 많다. 그게 스포츠이고 야구다. 팀의 평균 연령이 높기 때문에 선수들이 초반에 컨디션이나 몸 관리만 잘하면 1년 동안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큰 부상을 당하는 선수가 안 나와야 하는 만큼 장기간 이탈하는 선수만 없으면 될 것 같다.
-추신수가 팀에서 이탈하지 않는 것도 중요할 것 같은데.
▲감독님께서도 물어보셨는데, 난 매 경기 뛰기 위해 매일 준비할 것이다. (출전 여부는) 감독님이 선택하실 부분이다. 상대 투수나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지 않겠는가.
-동갑내기 김강민이 떠났는데.
▲마음이 아프다. 팀이 생각하는 것과 반대의 결과가 나와서 아쉽긴 한데, 결정이 그렇게 나왔으니까 올 시즌 정말 잘했으면 좋겠다. 한화가 데려간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 결정이었으면 좋겠다. 항상 팀의 우승에는 (김)강민이가 있었지만, 올해는 강민이가 없어서 아쉽다. 하지만 팀이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우리만 생각해야 한다.
-이정후가 빅리그 데뷔를 앞두고 있는데, 지난 2~3년간 보면서 느낀 점은.
▲정확한 답은 없는 것 같다.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는 건 내가 봤던 그 어떤 선수보다 잘할 확률이 높은 선수다. 빅리그는 어마무시한 선수가 많고 평균이 높은, 레벨을 나눌 수 없는 리그다. 이정후라는 선수를 봤을 땐 나이가 한참 어리지만 타석에서의 행동과 침착함, 스타성 등을 봤을 때 그 어떤 미국에 도전했던 선수들보다 (성공) 확률이 높다고 자신한다.
-포스팅 시스템이나 FA를 거쳐서 빅리그로 가는 선수도 있고 고교 졸업 이후 미국 직행을 택하는 선수도 있는데, 추신수의 생각은.
▲장단점이 있을 것 같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바로 간 입장에서 사실 쉽지 않았다. 생각 자체가 너무 다르다. 생활 자체가 힘들다. 무인도에 혼자 있는 느낌이다. 외롭고 많이 울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마이너리그에서 머물렀던 7년의 시간 동안 선수들을 대하는 방법을 배웠다.
메이저리그는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 선수들이라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운데, 마이너에는 서로 같이 자고 장시간 버스 타면서 그런 부분에서 정이 쌓인다. 같은 맥락이지만, 사람마다 인종 피부색 생각이 다 다르다 보니까 선수들마다 다 특성이 다르다. 그러면서 살아가는 방법이나 선수들에게 어떻게 다가가는지에 대해 배울 수 있다.
7년 뒤에 포스팅으로 가는 것도 좋기도 하고 미국을 좀 더 빨리 배우는 것도 장점이 있는 것 같다. '만약 내가 한국에서 뛰다가 포스팅 시스템이나 FA로 갔다면 리더로 했을까'라고 묻는다면,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은 그런 생활을 존중하는 분위기다. 개인의 선택이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의 일정은.
▲4일 미국 출국 이후 개인 훈련하다가 텍사스에 머무르면서 스트랭스 코치님과 같이 훈련하며 지낼 것 같다. 박종훈, 하재훈 등 후배들이 같이 와서 트레이닝 하다가 미국 플로리다 캠프로 갈 것 같다.
-인천 야구 팬들이 보내주신 사랑에 감사함을 전한다면.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야구는 선수가 하지만 관중 분들이 찾아오지 않으면 좋은 성적을 내기가 어렵다. 선수들도 그런 얘길 많이 했고 또 듣기도 했다. 어떤 상황이나 결정 때문에 아쉬움이 있는 건 선수들도 다 인지하고 있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보여주셨던 지지가 필요하다.
은퇴를 하면서도 우선시했던 게 미국에서 오래 하다 보니까 팬들과 함께할 시간이 없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팬들과 가까이 할 수 있는 걸 좋겠다고 제안했다. 우승할 때도 대단했고, 지난해도 팬분들께서 끝까지 야구장을 찾아주셨다. 선수들이 가장 많이 했던 얘기가 '원정 갔는데 이렇게 팬분들이 많이 오신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정말 감사하다.
-마지막 시즌,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개인적인 것보다는 우승했던 그 모습을 재현하고 싶다. 마지막이 그런 모습이라면 아름답지 않을까 싶다. 큰 부상 없이 팀을 잘 이끌어서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내 역할이다. 개인 성적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타율, 홈런 이런 것보다 건강이 보장돼야 성적이 따라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몸 관리에 좀 더 집중할 생각이다.
사진=인천, 유준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 SSG 랜더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