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허리 부상이 의심됐던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이 다행히 훈련에 복귀하면서 2023년 최종전 선발 출격을 예고했다.
울버햄튼을 이끄는 게리 오닐 감독은 오는 31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12시 영국 울버햄튼에 위치한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에버턴과의 2023/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맞대결을 앞두고 29일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에버턴전은 울버햄튼의 2023년 마지막 경기이다. 한국시간으로 12월 마지막 날에 열리는 에버턴전을 치르면 울버햄튼은 새해를 맞이해 2024년 일정을 소화한다.
리그도 반환점을 돈 가운데 에버턴전을 앞두고 황희찬이 직전 경기에서 부상이 의심돼 출전 유무가 큰 주목을 끈 가운데 다행히 단순한 통증으로 끝나면서 2023년 최종전 선발 출격이 가능해졌다.
황희찬은 지난 28일 영국 브렌트퍼드 지테크 경기장에서 열린 브렌트퍼드와의 리그 1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전반전에만 멀티골을 터트리며 4-1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황희찬은 팀이 1-0으로 앞서가던 중 전반 14분 추가골을 터트리며 점수 차를 벌렸다. 황희찬의 놀라운 집중력이 빛난 순간이었다. 브렌트퍼드 수비가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한다는 게 조금 짧았다. 이를 파악한 황희찬이 재빨리 압박을 시도해 골키퍼가 공을 잡기 전에 끊어냈다.
골키퍼까지 제친 황희찬은 편안하게 빈 골대 안으로 밀어 넣어 스코어 2-0을 만들었다. 이번 시즌 황희찬의 리그 9호골이 터진 순간이었다.
황희찬한테 일격을 맞은 브렌트퍼드는 한 골 만회했지만 전반 28분 황희찬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전반 28분 후방에서 길게 연결된 공을 잡은 황희찬은 수비가 달려들자 침착하게 오른발로 접으면서 벗겨냈고, 골키퍼가 나오는 움직임에 맞춰 골문 구석을 노려 오른발로 차 넣었다. 이 골로 황희찬은 리그 10호골을 기록. 프리미어리그 입성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전반에만 2골을 터트리며 해트트릭까지 노려볼 수 있었지만 황희찬은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 상대 선수와 충돌 후 허리 부근에 손을 대고 그라운드 위에 누워 통증을 호소했다. 통증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는지 결국 울버햄튼은 전반 추가시간 황희찬을 교체해 주기로 결정했다.
경기가 4-1 승리로 끝난 후 오닐 감독은 황희찬 부상에 대해 "등에 경련이 일어났다"라고 설명했다. 브렌트퍼드전을 치른 지 3일 만에 에버턴과 맞대결을 갖기에 황희찬이 제때 회복할 수 있을지 물음표가 붙었지만 다행히 훈련장에 복귀했다.
오닐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을 통해 "크레이그 도슨과 황희찬 모두 건강하고, 오늘 풀 트레이닝을 받았기에 때문에 둘 다 에버턴전에서 선발로 나설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최근 투병 중이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진 핵심 미드필더 마리오 르미나에 관해선 "르미나는 가족 문제로 오늘 훈련을 하지 않았다. 그가 내일 우리와 함께 있을지 여부를 말하기엔 너무 이르다"라며 결장 가능성을 암시했다.
에버턴에 대해선 "그들은 공 없이도 매우 잘 조직돼 있기에 우리에겐 시험이 될 것"이라며 "에버턴 선수들은 신체 능력이 매우 좋고, 세트 플레이에 능숙하기에 또 하나의 매우 큰 테스트이다"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사전 기자회견에서 오닐 감독은 황희찬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차출에 관해서도 입을 열었다. 내년 1월 12일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황희찬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최종 명단에 포함됐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29일 황희찬을 비롯해 해외파 선수들 대부분 1월 2일 대표팀 전지훈련 캠프가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합류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오닐 감독도 "난 황희찬이 브렌트퍼드와의 FA컵 경기(1월6일)에 참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확한 날짜는 확실하지 않지만 그전에 떠날 것"이라며 "이번 에버턴전이 아마 아시안컵 이전 우리와 함께하는 마지막 경기가 될 것"이라며 황희찬이 2023년 최종전을 치르고 클럽을 잠시 떠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황희찬은 우리를 위해 환상적인 활약을 펼쳤고, 우리는 그가 얼마나 잘 했는지에 대해 모두 기뻐하고 있다"라며 "난 아시안컵이 그에게 얼마나 중요하고 중요한 토너먼트인지 알고 있다. 그는 조국을 위해 뛰는 걸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황희찬이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좋은 모습을 이어가며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란다"라며 "우린 그를 다시 데려와 서포트하면서 함께 달리고 싶어 할 것"라며 황희찬의 아시안컵 우승을 기원했다.
다만 황희찬의 부재는 울버햄튼 입장에서 큰 타격이 됐다. 올시즌 황희찬은 리그 10골을 포함해 모든 대회에서 총 11골을 넣으면서 울버햄튼 선수들 중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만약 황희찬이 2월 11일에 열리는 대회 결승전까지 올라간다면 울버햄튼은 리그 4경기(애스턴 빌라-풀럼-토트넘 홋스퍼-맨체스터 시티)를 황희찬 없이 치러야 한다.
그는 "팀은 지금까지 환상적으로 잘 해냈고, 우린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며 "차니(Channy)가 떠나면 다른 선수들한테 출전 시간을 가질 기회를 줄 거다. 우린 경쟁력을 유지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생애 첫 프리미어리그 두 자릿수 득점에 달성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황희찬이 대표팀 차출 전에 치르는 마지막 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해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 황희찬 2023/24시즌 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출전 일지(현지시간)
2023년 8월14일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맨유 1-0 울버햄프턴 : 후반 교체투입 27분 출전
2023년 8월19일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울버햄프턴 1-4 브라이턴 : 후반 교체투입 35분 출전
1골
2023년 8월26일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에버턴 0-1 울버햄프턴 : 선발 투입 45분 출전
2023년 9월3일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 3-2 울버햄프턴 : 후반 30분 출전
1골
2023년 9월16일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울버햄프턴 1-3 리버풀 : 선발 투입 60분 출전
1골
2023년 9월23일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루턴 타운 1-1 울버햄프턴 : 선발 투입 45분 출전
2023년 9월26일 EFL컵 3라운드 입스위치 타운 3-2 울버햄프턴 : 선발 투입 69분 출전
1골
2023년 9월30일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울버햄프턴 2-1 맨체스터 시티 : 선발 투입 86분 출전
1골
2023년 10월8일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울버햄프턴 1-1 애스턴 빌라 : 선발 투입 86분 출전
1골
2023년 10월21일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본머스 1-2 울버햄프턴 : 90분 풀타임
1도움
2023년 10월28일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울버햄프턴 2-2 뉴캐슬 유나이티드 : 90분 풀타임
1골
2023년 11월4일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셰필드 유나이티드 2-1 울버햄프턴 : 90분 풀타임
1도움
2023년 11월11일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울버햄프턴 2-1 토트넘 홋스퍼 : 90분 풀타임
2023년 11월27일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풀럼 3-2 울버햄프턴 : 90분 풀타임
1골
2023년 12월2일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 풀럼 1-2 아스널 : 90분 풀타임
2023년 12월5일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울버햄프턴 1-0 번리 : 90분 풀타임
1골
2023년 12월9일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울버햄프턴 1-1 노팅엄 포레스트 : 90분 풀타임
2023년 12월16일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웨스트햄 3-0 울버햄프턴 : 90분 풀타임
2023년 12월24일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울버햄프턴 2-1 첼시 : 90분 풀타임
2023년 12월27일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브렌트퍼드 1-4 울버햄프턴 : 선발투입 45분 출전
2골
2023년 12월30일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울버햄프턴-에버턴
◆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득점 랭킹
1위 :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 14골
2위 :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도미니크 솔란케(브렌트퍼드) 이상 12골
4위 :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제로드 보엔(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이상 11골
6위 :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10골
7위 : 올리 왓킨스(애스턴 빌라) 9골
8위 : 알렉산더 이사크(뉴캐슬 유나이티드) 8골
9위 : 칼럼 윌슨(뉴캐슬 유나이티드) 니콜라스 잭슨(첼시) 브라이언 음뵈모(브렌트퍼드) 크리스 우드(노팅엄 포레스트) 주앙 페드루(브라이턴) 이상 7골
사진=연합뉴스, 울버햄프턴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