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우완투수 크리스 플렉센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2024시즌을 맞이한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의 마크 파인샌드는 30일(한국시간) "플렉센이 화이트삭스와 1년 175만 달러(약 23억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계약에는 최대 100만 달러의 퍼포먼스 보너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14라운드 전체 440순위로 뉴욕 메츠의 지명을 받은 플렉센은 2017년 빅리그 데뷔의 꿈을 이뤘다. 하지만 2017년 14경기 48이닝 3승 6패 평균자책점 7.88, 2018년 4경기 6⅓이닝 2패 평균자책점 12.79, 2019년 9경기 13⅔이닝 3패 평균자책점 6.59로 다소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플렉센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KBO리그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2019년 12월 8일 총액 100만 달러에 두산 베어스와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코칭스태프는 물론이고 구단에서 플렉센에게 거는 기대가 매우 컸다.
플렉센은 2020년 정규시즌 21경기에 등판, 116⅔이닝 8승 4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하면서 팀의 정규시즌 3위 확정에 기여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5경기 2승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91를 마크하면서 위력을 발휘했고, 두산은 플렉센의 호투에 힘입어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플렉센은 2020시즌 이후 빅리그 재도전을 결심, 시애틀 매리너스와 2년 475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플렉센은 2021년 31경기 179⅔이닝 14승 6패 평균자책점 3.61로 최고의 시즌을 보냈고, 이듬해 33경기 137⅔이닝 8승 9패 평균자책점 3.73으로 순항을 이어갔다.
다만 2023년의 플렉센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불펜에서 시즌을 출발한 뒤 네 차례의 선발 기회를 잡았음에도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고, 결국 방출 통보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친정팀' 뉴욕 메츠로 트레이드됐다.
메츠 이적 이후에도 상황은 달라진 게 없었고, 플렉센에게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결국 다시 한 번 방출된 그는 콜로라도 로키스와 계약하면서 한숨을 돌렸지만, 콜로라도행 이후 12경기 60⅓이닝 2승 4패 평균자책점 6.27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23시즌이 끝나고 FA(자유계약) 신분이 된 플렉센은 새로운 팀을 구해야 했고, 선발진 보강을 원했던 화이트삭스가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올 시즌 화이트삭스는 61승101패(0.377)로 다소 부진한 성적을 남기면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4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올겨울 전력 보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유다.
화이트삭스는 이달 초 트레이드를 통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뛰던 포수 맥스 스태시를 영입한 데 이어 '2023 KBO리그 MVP' 투수 에릭 페디를 2년 총액 1500만 달러에 영입했다. 여기에 27일에는 베테랑 포수 마틴 말도나도와 2025년 옵션이 포함된 1년 계약을 체결하면서 속도를 냈다.
특히 화이트삭스는 페디에 이어 플렉센까지 '알짜배기' 선발 자원을 둘이나 영입했다. 올 시즌 화이트삭스의 선발 평균자책점과 이닝은 각각 4.88(23위), 840이닝(16위)로 중하위권에 그친 만큼 선발진 보강이 필요했던 것이다.
새롭게 영입한 선수들 중에서도 페디에 대한 구단의 기대치가 높은 상황이다. MLB.com의 보도에 따르면, 크리스 게츠 화이트삭스 단장은 "페디의 스터프에는 실질적이고 물질적인 차이가 있다. 페디는 (KBO리그에서) 스위퍼(변형 슬라이더)를 장착했고, 이전보다 싱커가 더 좋아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타자와의 승부에 있어서도 계획을 변경하는 등 KBO리그를 지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우리는 KBO리그 타자들과도 (투수들에 대해) 얘길했는데, 페디가 가장 승부하기 어려운 투수라고 했다. 수치들이 그걸 보여준다. 외국인 선수로 다른 리그에 가는 건 쉽지 않다. 환경이 다르다. 자신감, 훌륭한 투구 능력과 함께 빅리그로 돌아올 페디가 화이트삭스에서 연착륙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화이트삭스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KBO리그 유경험자' 페디와 플렉센이 팀에 힘을 실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AFP/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