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골문을 무려 12년 간 지켰던 위고 요리스가 미국에서 황혼기를 보낼 전망이다.
이적시장 전문 기자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29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LA FC가 요리스 영입을 마무리하는 데 자신이 있고 곧 도장을 찍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기자는 토트넘 내부 사정에 능통한 폴 오키프를 인용해 "LA FC가 요리스 영입을 위해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선수 측과 대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메이저리그 사커(MLS) 이적이 확실해 보인다. 토트넘은 이미 이적을 승인했다. 요리스에게 이적이 달려 있다"라고 밝혔다.
영국 토크스포츠는 "토트넘은 요리스의 LA FC 자유계약 이적을 허용했다"라면서 요리스의 이적 가능성을 전했고, 데일리메일 역시 "요리스는 토트넘에서 12년 계약이 마무리됐다. LA FC와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최종 단계를 진행하기 위해 토트넘을 떠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스 국가대표 출신 골키퍼 요리스는 지난 2012년 자국 리그 명문 올랭피크 리옹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후 11년 동안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만 361경기를 뛰었고, 모든 대회에서 444경기에 출전했다.
뛰어난 리더십으로 2015년부터 주장직을 맡아 팀을 이끌었다. 2016/17시즌 리그 2위, 2018/19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2020/21시즌 리그컵 준우승 등 우승컵을 들어 올리진 못했지만, 토트넘의 황금기를 함께한 주역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됐다. 이미 지난여름 팀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확고하게 내비쳤고, 토트넘도 이를 받아들였다.
2022/23시즌 주전 자리를 프레이저 포스터에게 내줬던 요리스는 시즌 후반에는 부상으로 아예 전력에서 이탈해 팀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지난해 토트넘과 2년 재계약을 체결했지만, 지난 6월 공개적으로 올여름 토트넘을 떠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결별을 눈앞에 뒀다. 요리스는 지난 6월 "한 시대의 끝이다. 난 다른 것에 대한 욕망이 있다. 뭐가 가능할지 고민하기 위해 나 자신에게 물어봤다. 일단 토트넘과 계약이 1년 남아 있고, 축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기 어렵다. 현재 중요한 건 부상에서 잘 회복하는 것이고 7월 중으로 정상에 오르는 것이다. 그다음 미래가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후 요리스는 이번 여름 토트넘의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 명단에서 제외됐다. 토트넘에 새롭게 부임한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 해리 케인 등 핵심 선수들을 포함했지만, 요리스는 데려가지 않았다. 이적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구단 차원에서 배려한 것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그를 포함해 프로 데뷔팀 OGC 니스 복귀설, 프랑스 최강 파리 생제르맹 이적설과 연결됐던 요리스는 이탈리아 라치오의 최종 제안을 거절하고 토트넘에 잔류했다.
토트넘도 프리미어리그 로스터에 요리스를 포함하긴 했지만, 지금까지 요리스는 단 한 경기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약 8년 동안 달았던 주장직을 손흥민에게 넘겨주면서 사실상 결별이 확정된 상황이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최근 "수비수 5명을 잃었다. 골키퍼를 7명이나 잃을 수도 있다. 난 모든 선수를 똑같이 대하고 있다. 축구에서 미래는 모르기 때문이다. 여전히 우리 팀의 일원이고,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라면서 "선수가 선발로 뛰지 않을 때 감독이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나중에 그 선수를 필요로 할 때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요리스도 상황에 따라 출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요리스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에 긍정적인 평가를 남겼다. 포스테코글루는 "요리스는 정말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골키퍼 클럽이든 뭐라고 부르든 정말 좋은 환경이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고, 1군에 속하지도 않았지만, 태도가 바뀌거나 하지 않았다. 매우 프로답고 다른 골키퍼들도 그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하다"라며 요리스가 불만 없이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박수를 보냈다.
또한 "요리스는 계약 마지막 시즌에 있다. 이제 마지막 6개월이 지났고, 난 요리스가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거라고 확신하지만 거기에 집중하고 있지는 않다"라면서 "재계약이든 팀을 떠나든 그건 내 결정이 아니다. 요리스와 구단의 결정이다. 내겐 그런 권한이 없고 원하지도 않는다"라고 계약과 관련한 내용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포스테코글루는 브라이턴전 후 기자회견에서 요리스의 상황에 대해 다시 언급하며 이적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난 이해하지 못한다. 분명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지만, 난 경기에 집중했다"라며 "하지만 며칠 안에 어떤 소식이 들릴 거라고 확신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요리스를 영입하려는 LA FC는 과거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출신 김문환이 잠시 몸담았던 팀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김문환은 2021년부터 2022년 3월까지 약 1년 동안 LA FC에서 활약하고 그해 3월 전북 현대로 이적했다.
LA FC는 2023시즌까지 조르지오 키엘리니가테랑으로 활약했고 올여름 북중미카리브해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결승에 진출했지만, 클루브 레온(멕시코)에 결승 1, 2차전에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연말에는 MLS컵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결승전에 진출했지만, 이번 대회 역시 콜럼버스에게 1-2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키엘리니는 이 대회를 끝으로 선수 생활 은퇴를 선언했다. 2022시즌 가레스 베일의 활약으로 정규리그와 MLS컵 통합 우승을 했던 것과는 대조되는 성적을 기록했다.
토트넘에서의 12년 역사를 마무리하는 요리스는 커리어 말년을 미국에서 보내며 황혼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사진=PA Wire,AP,EPAGetty Images/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