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 주장 손흥민이 팀의 패배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지만 다음 경기를 위해 동료들을 북돋웠다.
손흥민은 29일(한국시간) 영국 브라이튼에 위치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튼 앤드 호브 앨비언과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에서 선발 풀타임을 소화해 도움을 기록했지만 2-4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이날 토트넘은 전반에만 2골을 내주면서 끌려가기 시작했다. 전반 11분 브라이튼 2005년생 유망주 잭 힌셸우드한테 선제골을 내줬고, 전반 20분엔 페널티 박스 안에서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대니 웰백의 유니폼을 잡아당겨 넘어뜨리면서 페널티킥을 내줬다.
주앙 페드루가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전반전을 0-2로 마친 토트넘은 만회골을 터트리기 위해 분투했지만 좀처럼 골운을 따르지 않았다. 후반전 시작 후 브라질 공격수 히샤를리송이 2번이다 골망을 흔들었지만 모두 오프사이드로 판정돼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다.
토트넘이 골을 넣지 못하는 사이에 브라이튼은 달아나는데 성공했다. 후반 18분 페르비스 에스투피냔이 환상적인 원더골로 추가 득점을 올렸고, 후반 24분 이번엔 지오바니 로셀소가 박스 안에서 반칙을 범해 브라이튼한테 페널티킥을 또 내줬다. 전반전과 마찬가지로 두 번째 페널티킥도 페드루가 성공시키면서 스코어 0-4를 만들었다.
패색이 짙어졌지만 손흥민을 비롯한 토트넘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36분 쿨루세브스키가 전방 압박으로 공 소유권을 가져왔고, 손흥민이 박스 안으로 들어와 슈팅 기회를 잡았다.
이때 손흥민은 슈팅을 시도할 수 있었음에도 완벽한 기회를 만들기 위해 반대쪽에 있던 알레호 벨리스한테 공을 넘겨줬다. 손흥민한테 패스를 받은 벨리스는 브라이튼 골망을 흔들면서 만회골을 터트렸다. 이 득점으로 2003년생 공격수 유망주 벨리스는 토트넘 데뷔골을 기록했고, 손흥민은 시즌 5호 도움을 올렸다.
이후 후반 40분 벤 데이비스가 두 번째 만회골을 터트리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브라이튼이 더 이상의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경기는 토트넘의 2-4 패배로 마무리됐다.
브라이튼 원정에서 고개를 숙이면서 토트넘은 4위 도약에 실패했다. 리그 반환점을 돈 토트넘은 승점 36(11승3무5패)으로 5위 자리를 지켰다. 4위는 토트넘보다 한 경기 덜 치른 맨체스터 시티(승점 37)가 차지 중이다.
경기가 끝나고 토트넘을 이끄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패배의 요인 중 하나로 선수들의 피로 누적을 꼽았다. 박싱데이에 들어감에 따라 토트넘은 지난 24일 에버턴과의 18라운드 홈경기를 치른 후 곧바로 브라이튼 원정을 떠났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영국 공영방송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오늘 우리가 피곤한 팀처럼 보였다고 말하는 건 타당하다. 이는 이해할 수 있다. 우린 오랫동안 선수들에게 많은 걸 요청했지만 조금 부족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린 선수들에게 전혀 휴식을 줄 수 없었고, 우리가 요구하는 건 꽤 부담스러운 일"이라며 부상자가 많은 상황 속에서 숨 가쁜 일정을 소화 중인 선수들을 동정했다.
경기 간격이 짧지만 현재 토트넘은 제임스 매디슨, 로드리고 벤탄쿠르, 미키 판더펜, 이브 비수마 등을 부상 및 출장 정지로 인해 기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엔 핵심 수비수이자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최대 6주 아웃 판정을 받았다.
한편, 어려운 상황 속에서 팀이 후반전 2골을 몰아치며 저력을 발휘했음에도 토트넘 주장 손흥민은 브라이튼 경기 내용에 만족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경기 후 BBC와의 인터뷰에서 "매우 실망스러운 경기력"이라며 "이번 시즌 우리의 접근 방식이 아니다. 오늘 경기력은 우리가 플레이하고 싶은 수준에 전혀 미치지 못했다"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우리는 우리의 실수가 무엇인지 알고 있지만 경기 일정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기에 지금은 서로를 비난할 때가 아니다"라며 패배의 원흉을 찾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린 전반전과 후반전 초반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우린 1분부터 그렇게 경기를 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라며 "다시 교훈을 얻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모든 클럽이 강한 프리미어리그에서 만약 우리가 마지막 15분처럼 경기를 하지 않으면 우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며, 이는 큰 경고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브라이튼이 골을 넣기 전에 우린 좋은 압박을 받았고, 우리가 더 잘할 수 있었던 몇 가지 플레이를 했지만 브라이튼은 우리보다 더 냉정했고 페널티킥은 우리에게 큰 문제를 일으켰다"라며 "우린 페널티킥에 더 집중해야 한다. 이는 중요한 세부 사항이다. 전반전은 우리 경기가 아니었다. 우린 더 큰 세션을 가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브라이튼전에서 도움 한 개를 올리면서 손흥민은 2023/24시즌 성적을 11골 5도움으로 늘렸다. 지난 시즌 스포츠 탈장 등으로 인해 리그에서 10골 6도움을 올리는데 그쳤던 손흥민은 올시즌 전반기에 직전 시즌 공격포인트와 동률을 이루면서 완벽하게 부활에 성공했다.
현재 손흥민은 리그 11골로 프리미어리그 득점 공동 4위에 위치했다. 1위 엘링 홀란(14골·맨시티)과의 골 차이는 불과 3골이다. 또 브라이튼전에서 어시스트를 기록해 도움도 공동 10위에 올랐다. 1위가 7도움을 기록 중인 키어런 트리피어(뉴캐슬 유나이티드),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페드루 네투(울버햄튼 원더러스)이니 도움왕 레이스에도 합류했다.
또 손흥민은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달성에 성공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열렸던 에버턴과의 18라운드 홈경기 때 시즌 11호골을 터트려 2-1 승리를 이끌었던 손흥민은 다음 경기인 브라이튼 원정에서도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이로써 최근 4경기 동안 2골 3도움을 기록했고, 12월 한 달 동안 3골 4도움을 올려 프리미어리그 12월 이달의 선수상도 노릴 수 있게 됐다.
최근 폼이 절정에 도달한 손흥민은 오는 31일 오후 11시 본머스와의 20라운드 홈경기를 치르고 내년 1월에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참가하기 위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지난 28일 태극전사들을 이끄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손흥민을 포함해 핵심 선수들을 모두 소집시켰다.
12월 마지막 일정을 앞두고 있는 손흥민은 경기 간격이 짧아 본머스전 전까지 휴식에만 집중해야 한다. 2023년 마지막 경기에서 손흥민이 다시 한번 공격포인트를 올려 팀의 승리를 이끌면서 새해를 기분 좋게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손흥민 2023/24시즌 토트넘 홋스퍼 출전 일지(현지시간)
2023년 8월13일 프리미어리그 1R 토트넘 2-2 브렌트퍼드 : 선발 출전 74분 소화
2023년 8월19일 프리미어리그 2R 토트넘 2-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90분 풀타임
2023년 8월26일 프리미어리그 3R 토트넘 2-0 본머스 : 90분 풀타임
2023년 8월29일 리그컵 64강 토트넘 1-1 풀럼 : 후반 25분 교체투입 20분 소화
2023년 9월 2일 프리미어리그 4R 토트넘 5-2 번리 : 선발 출전 71분 소화
3골
2023년 9월 16일 프리미어리그 5R 토트넘 2-1 셰필드 유나이티드 : 선발 출전 79분 소화
2023년 9월 24일 프리미어리그 6R 토트넘 2-2 아스널 : 선발 출전 78분 소화
2골
2023년 9월 30일 프리미어리그 7R 토트넘 2-1 리버풀 : 선발 출전 68분 소화
1골
2023년 10월 7일 프리미어리그 8R 토트넘 1-0 루턴 타운 : 선발 출전 75분 소화
2023년 10월 23일 프리미어리그 9R 토트넘 2-0 풀럼 : 선발 출전 81분 소화
1골 1도움
2023년 10월 27일 프리미어리그 10R 토트넘 2-1 크리스털 팰리스 : 90분 풀타임
1골
2023년 11월 6일 프리미어리그 11R 토트넘 1-4 첼시 : 90분 풀타임
2023년 11월 11일 프리미어리그 12R 토트넘 1-2 울버햄프턴 : 90분 풀타임
2023년 11월 26일 프리미어리그 13R 토트넘 1-2 애스턴 빌라 : 90분 풀타임
2023년 12월 3일 프리미어리그 14R 토트넘 3-3 맨체스터 시티 : 90분 풀타임
1골 1도움 1자책골
2023년 12월 7일 프리미어리그 15R 토트넘 1-2 웨스트햄 : 선발 출전 87분 소화
2023년 12월 10일 프리미어리그 16R 토트넘 4-1 뉴캐슬 : 선발 출전 89분 소화
1골 2도움
2023년 12월 15일 프리미어리그 17R 토트넘 2-0 노팅엄 : 선발 출전 88분 소화
2023년 12월 23일 프리미어리그 18R 토트넘 2-1 에버턴 : 90분 풀타임
1골
2023년 12월 28일 프리미어리그 19R 토트넘 2-4 브라이턴 : 90분 풀타임
1도움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