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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두산 스토브리그, 마지막 과제 홍건희 계약 해 넘기나

기사입력 2023.12.29 06:31 / 기사수정 2023.12.29 06:31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의 스토브리그 마지막 숙제가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2020년부터 불펜의 기둥이었던 홍건희의 FA(자유계약) 협상의 연내 타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두산은 올 시즌을 이승엽 신임 감독의 지휘 아래 정규리그 74승 68패 2무, 승률0.521로 5위에 올랐다. 지난해 9위에 그쳤던 아쉬움을 털고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최소 목표를 달성했다.

하지만 두산의 가을 여정은 짧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정규리그 4위 NC 다이노스에게 9-14로 패하면서 1경기로 올 시즌을 마감했다. 짧은 휴식 이후 곧바로 경기도 이천에 있는 2군 훈련장에서 한 달 여간 마무리 캠프를 실시, 2024 시즌 준비를 시작했다. 

두산은 일단 2024 시즌을 치르기 위한 선수단 구성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먼저 올해 원투펀치로 활약했던 라울 알칸타라와 브랜든 와델을 붙잡았다. 외국인 타자는 호세 로하스와의 재계약 대신 2022 시즌 KT 위즈에서 뛰었던 헨리 라모스를 데려왔다. 



내부 FA(자유계약)였던 주전 1루수 양석환도 잔류시켰다. 양석환은 계약기간 4+2년, 총액 78억 원에 도장을 찍으면서 베어스 유니폼을 계속 입게 됐다.

두산이 내년 시즌 더 높은 순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양석환을 지키는 게 관건이었다. 이승엽 감독도 지난달 이천 마무리 캠프 기간 2024년 전력 구상에서 양석환이 변함없이 1루를 맡아줄 것으로 믿고 구단에 외국인 타자의 포지션을 외야수로 요청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양석환의 잔류와 외야수 외국인 타자의 영입은 완료됐다. 

이제 남은 건 홍건희와의 FA 계약이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지난달 22일 2024 KBO 2차 드래프트 종료 직후 "내부 FA 선수들(양석환, 홍건희)은 다 잡아야 한다. 우리도 (협상에) 최선을 다하고 금액 차이만 크지 않다면 양석환, 홍건희와 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가운데 홍건희와는 아직 도장을 찍지 못했다.

이승엽 감독도 마무리 캠프 기간 "양석환, 홍건희가 올 시즌 우리 팀을 위해 굉장히 헌신해 줬고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며 "FA 계약은 구단에서 모든 평가를 하고 계약을 준비하겠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두 사람 모두 팀에 필요한 자원이다"라며 두 선수의 잔류를 바랐다. 



홍건희도 2020 시즌 중 KIA 타이거즈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으로 이적했다. 두산은 불펜 보강을 위해 1군에서 기량이 검증된 내야수 류지혁을 카드로 내놓으며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두산의 홍건희 영입은 2020년대 대표적인 트레이드 성공 사례로 꼽힌다. 홍건희는 광주에서 잠실로 둥지를 옮긴 뒤 자신의 잠재력을 확실하게 터뜨렸다.

140km 중후반대 강속구를 앞세운 공격적인 피칭과 잔부상 없는 탄탄한 신체를 바탕으로 두산의 뒷문을 든든하게 지켜줬다. 오랫동안 붙어있던 '유망주' 딱지를 떼고 리그 최정상급 불펜 요원으로 거듭났다.

홍건희는 두산 이적 첫해부터 60경기 68⅔이닝 3승 4패 1세이브 8홀드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두산의 2020 시즌 한국시리즈 진출에는 홍건희의 기여도가 적지 않았다.

홍건희는 2021 시즌에도 제 몫을 해냈다. 65경기 74⅓이닝 6승 6패 3세이브 17홀드로 리그 정상급 셋업맨으로 발돋움했다. 2022 시즌 58경기 62이닝 2승 9패 18세이브 9홀드, 2023 시즌 64경기 61⅔이닝 1승 5패 22세이브 5홀드로 두산 불펜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다만 FA 자격을 취득한 올해 전반기와 후반기 성적에 편차가 컸다. 전반기 36경기 35이닝 3패 1홀드 20세이브 평균자책점 2.31로 특급 마무리 투수였던 반면 후반기에는 28경기 26⅔이닝 1승 2패 4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4.05로 고전했다. 홍건희가 두산 불펜의 주축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후반기 부진이 FA 협상에서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홍건희의 가치는 높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4시즌 동안 리그 전체에서 홍건희보다 더 많은 이닝을 던진 투수는 SSG 랜더스 서진용(268⅔이닝)과 최근 KT 위즈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FA 이적한 김재윤(259⅔이닝) 두 사람뿐이다. 홍건희는 254⅔이닝을 소화했다. KBO리그에서 불펜투수의 롱런이 흔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년 부상 없이 꾸준히 준수한 성적을 거두는 홍건희의 존재감은 크다.

마운드 위에서뿐 아니라 투수조장을 맡아 보여준 리더십 역시 두산의 중요한 자산이었다. 성실함과 솔선수범으로 후배들을 이끄는 부분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홍건희는 현행 KBO리그 FA 등급제에서 A등급으로 분류된다. 타 구단 이적 시 20인 보호 선수 외 보상 선수 1명과 올해 연봉의 200%(6억 원) 보상, 또는 올해 연봉의 300%(9억 원)를 두산에 지급해야 하는 제약이 따른다. 

불펜 강화가 목적인 팀들에게 홍건희는 분명 매력적인 선수이지만 보상규정으로 인해 이적 가능성은 높지 않다. 두산 역시 홍건희가 앞으로도 필요하기에 협상에 소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이 2024 시즌 가을의 더 높은 무대로 향하기 위해서는 정철원, 이영하, 홍건희, 김명신 등 기존 필승조 자원들의 힘이 필요하다. 

두산은 내년 1월 29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으로 1차 스프링캠프를 치르기 위해 출국한다. 이때까지 홍건희와 FA 협상을 매듭짓는 게 선수와 구단 모두에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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