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핵심 손흥민을 당분간 잃게 된 토트넘 홋스퍼가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까지 부상으로 최대 5주간 결장하게 되면서 위기에 닥쳤다.
토트넘은 27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로메로가 최소 한 달 동안 결장한다"라며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직접 로메로가 4~5주 동안 결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라고 부상 소식을 업데이트했다.
로메로는 지난 24일 에버턴과의 경기에서 전반전 도중 햄스트링에 불편함을 호소하더니 후반 시작과 함께 에릭 다이어와 교체됐다. 벤치에 앉아 후반전을 지켜본 로메로의 다리에는 얼음팩이 묶여 있었다.
경기 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로메로가 하프타임 직전에 햄스트링 뻐근함을 느꼈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교체해야 했다"라며 추가 부상을 우려해 예방 차원에서 로메로를 뺀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지에서도 로메로의 부상은 심각하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이브닝스탠더드는 "로메로는 에버턴전에서 햄스트링 부상 여파로 교체됐음에도 불구하고 브라이턴 원정에 출전할 것"이라며 "로메로는 교체 후 다리에 얼음찜질을 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자유롭게 걸어다녔다. 브라이턴과의 경기 전 검사를 받을 것이고, 벤 데이비스와 함께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로메로의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최소 4주, 최대 5주간 결장이 확정되면서 1월 말까지는 수비진에 공백이 생기게 됐다.
29일 오전 4시30분 예정된 브라이턴 원정을 앞두고 진행된 사전 기자회견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로메로의 상황이 좋지 않다. 부상 후 정밀 검사를 받았고, 햄스트링을 다친 것으로 나왔다. 4~5주간 이탈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에버턴전을 뛰었던 모든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매우 힘든 상태다. 믿을 수 없는 경기였다"라며 로메로가 격렬했던 에버턴전에서 체력적인 부담을 안고 뛰다가 부상이 촉발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선수들이 매우 지친 상태인 것은 맞지만 에버턴전 일정에 여유를 줘 다른 선수들에게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추가 부상자가 없다는 점은 다행이지만 로메로의 부상으로 토트넘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이미 핵심 손흥민이 아시안컵 차출로 팀을 비울 예정인 가운데 중원에도 이브 비수마, 파페 사르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브라이턴과 경기를 가진 후 31일 본머스와 2023년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이후 일주일 휴식 후 번리와 FA컵을 치르며 9일 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을 떠난다.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만큼, 많은 경기가 몰린 1월까지 최대한 전력을 다해 임해야 하지만 손흥민과 비수마, 사르가 대표팀 차출로 자리를 비우게 된 상황에서 로메로까지 이탈하게 돼 전력 손실을 입게 됐다.
토트넘은 앞서 로메로가 다이렉트 퇴장 징계로 4경기 동안 결장했을 때 시즌 최악의 부진을 경험한 바 있다.
로메로는 지난 11라운드 첼시전에서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동료이자 첼시 핵심 미드필더 엔소 페르난데스의 정강이를 밟아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1경기 출전 정지에 악의적인 태클로 2경기 추가 정지를 당해 총 3경기 결장이 확정됐다.
로메로가 퇴장 당한 첼시전에서 1-4로 크게 패한 토트넘은 로메로가 결장한 울버햄프턴과의 12라운드 경기에서도 1-2로 무릎을 꿇으며 시즌 첫 연패에 빠졌다. 당시 벤 데이비스와 에릭 다이어가 중앙 수비로 호흡을 맞췄지만 집중력 부족을 드러내며 후반에만 2실점하는 모습을 보였다.
13라운드 애스턴 빌라전에서는 풀백 에메르송 로얄을 중앙에 배치하는 모험수를 던졌다. 하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 이 경기에서도 선제골을 넣고도 불안한 수비력을 보여준 끝에 2골을 내줘 1-2로 패했다. 토트넘은 리그 3연패에 빠지며 순식간에 4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도 3골을 넣었지만 무려 3실점을 기록한 토트넘은 4경기 연속 무승이라는 부진에 빠졌다.
로메로가 복귀한 후에는 조금씩 후방에서 안정감을 되찾아가고 있다. 웨스트햄전을 통해 복귀한 로메로는 그 경기에서 속죄포를 터뜨렸다. 비록 실점 장면에서 수비진 실수가 나오며 1-2로 패하긴 했지만 이전 경기들과 비교했을 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였다.
이후 뉴캐슬과의 경기에서 4-1 대승을 거둬 분위기를 반전시킨 토트넘은 노팅엄 포레스트, 에버턴을 차례로 격파하며 리그 3연승을 내달렸다. 상위권 경쟁에 대한 희망도 이어갔다.
로메로가 있을 때와 없을 때 경기력에 확연한 차이를 보였던 만큼, 로메로가 부상으로 빠진 동안 어떻게 공백을 메우느냐가 관건이 된 토트넘이다.
일단 로메로와 시즌 초반 파트너로 나섰던 미키 판더펜 역시 햄스트링 부상으로 복귀가 어렵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에버턴전을 앞두고 "판더펜의 복귀 시점을 말하는 건 어렵다. 회복 중이고 팀 훈련에 합류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판더펜이 제임스 매디슨보다 빨리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 정보를 주지 않으려는 게 아니라 회복이 빨라지거나 지연될 수도 있다. 팀과 함께 하는 걸 보기 전까지 확실히 말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이번에 로메로의 결장 소식을 알린 직후 판더펜 복귀 시점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에도 "난 훈련에서 선수들의 몸 상태를 확인할 때까지 절대 'OK' 사인을 주지 않는다. 이번 주 판더펜은 팀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다. 어떻게 마무리할지 지켜보겠다"라며 빠른 시일 내에 복귀는 어려울 거라고 암시했다.
로메로의 부상으로 겨울 이적시장에서 센터백을 물색하던 토트넘은 더욱 급해졌다. 리그1 OGC 니스 소속의 프랑스 국가대표 센터백 장 클레어 토디보 영입을 노리고 있는 토트넘은 확실하게 영입 작업을 마무리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이적시장 전문 기자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토트넘이 1월 토디보를 영입하기 위해 협상을 시작했다"라며 토트넘이 본격적으로 이적시장에 뛰어들었음을 알렸다. 로마노 보도에 따르면 토트넘은 3900만 파운드(약 643억원)를 제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험난한 일정을 앞두고 로메로까지 잃게 된 토트넘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토트넘 2023/24시즌 경기 일지
2023년 8월13일 프리미어리그 1R 토트넘 2-2 브렌트퍼드
2023년 8월19일 프리미어리그 2R 토트넘 2-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023년 8월26일 프리미어리그 3R 토트넘 2-0 본머스
2023년 8월29일 리그컵 64강 토트넘 1-1 풀럼
2023년 9월 2일 프리미어리그 4R 토트넘 5-2 번리
2023년 9월 16일 프리미어리그 5R 토트넘 2-1 셰필드 유나이티드
2023년 9월 24일 프리미어리그 6R 토트넘 2-2 아스널
2023년 9월 30일 프리미어리그 7R 토트넘 2-1 리버풀
2023년 10월 7일 프리미어리그 8R 토트넘 1-0 루턴 타운 : 이브 비수마 경고누적 퇴장
2023년 10월 23일 프리미어리그 9R 토트넘 2-0 풀럼
2023년 10월 27일 프리미어리그 10R 토트넘 2-1 크리스털 팰리스
2023년 11월 6일 프리미어리그 11R 토트넘 1-4 첼시 : 크리스티안 로메로 퇴장, 데스티니 우도기 퇴장, 미키 판더펜 부상, 제임스 매디슨 부상
2023년 11월 11일 프리미어리그 12R 토트넘 1-2 울버햄프턴
2023년 11월 26일 프리미어리그 13R 토트넘 1-2 애스턴 빌라
2023년 12월 3일 프리미어리그 14R 토트넘 3-3 맨체스터 시티
2023년 12월 7일 프리미어리그 15R 토트넘 1-2 웨스트햄
2023년 12월10일 프리미어리그 16R 토트넘 4-1 뉴캐슬
2023년 12월 15일 프리미어리그 17R 토트넘 2-0 노팅엄 : 이브 비수마 퇴장
2023년 12월 23일 프리미어리그 18R 토트넘 2-1 에버턴 : 크리스티안 로메로 부상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