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친정팀을 향해 거침없이 골 세리머니를 펼쳤던 주앙 펠릭스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전망이다.
스페인 풋볼 에스파냐는 25일(한국시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주앙 펠릭스의 2번째 바르셀로나 임대를 막을 것이다. 바르셀로나는 2024/25시즌에도 펠릭스를 다시 데려오려는 시도에 좌절을 겪을 것"이라고 전했다.
포르투갈 출신 공격수 펠릭스는 지난 2019년 많은 기대를 받으며 자국 리그 명문 벤피카를 떠나 아틀레티코에 입성했다. 당시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앙투안 그리즈만의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를 받았고, 그리즈만이 착용하던 등번호 7번까지 물려받았다.
그러나 펠릭스는 아틀레티코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재능은 있었지만 점차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신뢰를 잃었고, 주전 경쟁에서도 밀려났다. 지난 시즌에는 아예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프리미어리그 첼시로 6개월 단기 임대를 떠났다. 첼시에서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아틀레티코로 복귀한 펠릭스는 프리시즌까지 아틀레티코와 함께했다.
한국에서 열린 프리시즌 투어에도 참가한 펠릭스는 시즌 시작 전 공개적으로 바르셀로나 이적을 요청했다. 단순히 이적 요청을 해도 문제인 상황에서 특정 팀, 심지어 리그 경쟁팀으로의 이적을 요구하면서 구단 관계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당시 펠릭스는 "난 바르셀로나를 위해 뛰고 싶다. 바르셀로나는 언제나 내 첫 번째 선택지였다. 그 곳에 합류하기를 바란다. 바르셀로나 이적은 내가 어렸을 때부터 가졌던 꿈이다. 만약 정말 현실이 된다면 내게는 꿈이 이뤄지는 것과 같을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문을 발표했다.
계약 기간이 4년이나 남았음에도 공개 불만을 드러낸 펠릭스를 향해 아틀레티코도 분노를 표출했다. 스페인 렐레보는 "펠릭스는 미래에 대한 새로운 길을 밝혔다. 아틀레티코 보드진은 펠릭스의 발언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그들의 분노는 펠릭스 에이전트 조르제 멘데스에게 전달됐다"라고 전했다.
결국 펠릭스는 임대를 통해 그토록 바라던 바르셀로나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던 찰나 아틀레티코와 바르셀로나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문제가 터져나왔다. 경기를 앞두고 펠릭스가 또 한 번 아틀레티코를 비판하는 발언을 꺼내며 논란이 됐다.
지난 2일 펠릭스는 "난 바르셀로나 스타일을 선호한다.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그럴 거다. 다른 선수들에게 물어보라. 아틀레티코 선수들에게 물어봐도 더 많은 시간을 공격하는 데 쓰고 싶다고 대답할 것이다. 아니라면 그건 거짓말이다. 당연히 모든 선수들은 공격하고 싶어하고 공을 더 소유하고 득점하고 싶어한다"라고 선수비 후역습을 즐겨 사용하는 친정팀의 플레이 스타일을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운명의 장난일까. 펠릭스는 아틀레티코와 경기에서 1-0 승리를 이끄는 결승포를 득점했다. 친정팀에 비수를 꽂은 펠릭스는 거침없이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보통 친정팀을 예우하기 위해 득점하더라도 골 세리머니를 자제하는 편이지만 펠릭스는 거리낌 없었다.
펠릭스는 이번 시즌이 끝나고 임대 계약이 종료되면 원 소속팀 아틀레티코로 돌아가야 한다. 임대 연장이나 완전 영입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골 세러머니를 한 것을 두고 많은 축구 팬들이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펠릭스의 바르셀로나 생활은 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풋볼 에스파냐는 "바르셀로나는 내년 여름 펠릭스를 다시 임대하고 2025년 완전 영입 옵션을 포함해 제안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틀레티코는 바르셀로나의 제안을 거부할 것"이라며 "아틀레티코는 임대료 1500만 유로(약 214억원)와 완전 영입 시 이적료 수입을 얻을 수 있지만 이 모든 걸 포기하더라도 거절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미운털이 박힌 아틀레티코에서도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졌다. 바르셀로나에서도 뛰지 못하고 아틀레티코에서도 뛰지 못하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