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영등포, 김정현 기자) "그런 사람들과 어떻게 귀중한 프로리그를 운영하겠는가, 예의에 어긋난다" (최순호 수원FC 단장)
최순호 단장이 21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지하 2층 영등포아트스퀘어에서 열린 K리그 출범 40주년인 2023년을 마무리하는 이벤트로 마련한 전시회 ‘K LEAGUE : THE UNIVERSE (K리그 : 더 유니버스)’의 VIP 시사회에서 최근 불거진 이승우의 서울 이랜드 이적 보도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2023시즌을 마친 이승우는 서울 이랜드 이적설이 보도됐다. 지난 14일 서울 이랜드가 수원FC 감독을 맡았던 김도균 감독을 선임한 뒤 나온 이야기다.
2019년부터 수원FC를 맡아 팀의 K리그1 승격과 파이널 A 진출을 이끈 김 감ㄷ고은 2023시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승강제 도입 이후 K리그 역대 최다 실점인 76실점을 기록하면서 최종 순위를 11위(8승 9무 21패)로 마쳤다. 제주유나이티드와의 최종전에서 1-1로 비겼고 수원삼성과 강원FC가 0-0으로 비기면서 수원이 최하위로 다이렉트 강등 됐고 10위 강원과 11위 수원FC가 승강 플레이오프(PO)로 향했다.
김 감독은 승강 PO에서도 흔들렸다. 부산 아이파크 원정을 떠난 수원FC는 전반 42분 장재웅이 선제 골을 넣고도 후반 39분과 45분 라마스에게 연속해서 페널티킥을 허용해 1-2로 패했다. 설상가상 이승우가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해 2차전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승강 PO 2차전에 김 감독은 분석관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 통신 장비를 직접 착용하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왔다. 수원FC는 전반 15분 최준에게 선제 실점했지만, 후반 33분과 40분 김현과 이영재의 연속골로 합계 스코어 3-3 동점을 만들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에선 이광혁의 멀티 골과 정재용, 로페즈의 연속 골이 터지면서 김정환이 한 골 만회한 부산을 합계 스코어 6-4로 격파하고 잔류에 성공했다.
눈물을 흘린 김 감독은 팀을 떠나 서울 이랜드 감독으로 부임했다. 그러면서 곧바로 이승우 영입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이다.
KBS 보도에 따르면, 내년에 창단 10년 차를 맞는 이랜드가 승격을 위해 K리그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인 이승우에게 K리그1, 2 통틀어 최고 수준인 20억의 연봉을 제안한 걸로 알려졌다. 김 감독이 이승우 설득에 나섰다고도 했다.
이승우 측도" 이랜드의 관심이 사실이며 여러 구단과 협상에 돌입할 계획"이라며 이랜드의 이적 제의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이승우는 지난 2022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수원FC에 입단했다. 김도균 감독 체제에서 K리그 생활을 시작한 그는 김 감독이 직접 동행하며 관리할 정도로 애지중지했고 2022시즌 리그 14골로 K리그 흥행과 수원FC 흥행을 이끌었다. 김 감독과의 관계가 그만큼 돈독할 수 밖에 없다.
김 감독이 새 팀으로 둥지를 옮긴 상황에서 이런 이적설이 등장하자, 현재 이승우의 소속 구단인 최 단장은 불쾌함을 숨기지 않았다.
최 단장은 시사회 우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선수 시절, 그리고 K리그의 과거를 돌아본 소감에 대해 "요즘 나이도 들고 해서 옛날 생가을 해보려고 해도 잘 생각이 안 났는데 여기 오니까 다 생각이 새록새록, 선명하게 난다"라고 밝혔다.
10년 뒤 K리그의 모습에 대해, 최 단장은 "50년이 되는 해에는 그야말로 세계 시장에 내놔도 손색 없을 것이다. 우리가 역사성을 이야기할 때 기간이 중요하다. 이제 반 세기가 지나니까 확실히 어필이 되는 게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아시아 대회에서의 성과로 이야기하면 우리 클럽들이 충분히 우승했다. 과거에 포항 스틸러스의 경우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3위를 한 적도 있다"라며 "이제 앞으로 시스템만 조금 다듬으면 세계 어느 국가에 내놔도 손색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이승우의 거취에 대해 "우리는 생각한 게 없다. 단지 상대 팀에서 이야기를 해서 언론에서 내용이 나오게 됐다. 예의가 바르지 않은 행동이다. 이런 건 구단 간의 이야기가 있을 때 나오는 이야기다. 무슨 간 보는 것도 아니고..."라며 "같이 일하는 사람들로써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 단장은 "이거는 선수한테도, 지도자한테도, 구단한테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문제는 매너 상의 문제다. 그런 사람들하고 어떻게 귀중한 프로리그를 운영하는가. 선수들도 깨끗하고 건전한 리그에서 활동해야 하는데 상대팀과 아무 이야기도 없는데 '몸값이 얼마니, 뭐가 얼마니'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거는 예의가 어긋난다. 앞으로는 그런 구단들은 이런 거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사진=영등포, 김정현 기자, 엑스포츠뉴스DB,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