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브라질 대표팀이 아닌 레알 마드리드 감독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마르카는 16일(한국시간) "안첼로티는 브라질보다 마드리드에 더 가깝다"라면서 "며칠 내로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을 만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시즌이 끝나는 내년 여름이면 레알과 계약이 종료되는 안첼로티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 브라질 대표팀과 연결돼 왔다. 브라질은 지난해 겨울 카타르 월드컵 이후 감독대행 체제를 유지해오고 있고, 안첼로티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앞서 지난 여름에도 안첼로티의 브라질 대표팀 부임이 확정된 것처럼 보도됐다. 유럽 축구 전문기자 파브리치오 로마노가 개인 SNS에 "안첼로티가 2024년 6월부터 브라질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라고 속보 처리한 것이다. 당시 로마노에 따르면 에지나우두 브라질축구연맹 회장이 직접 "안첼로티는 2024 코파 아메리카부터 감독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아스 또한 "브라질은 내년 여름 레알을 지휘하고 있는 안첼로티를 대표팀 감독직에 앉힐 것이다. 이미 브라질축구연맹 회장과 스페인에서 2차례 만남을 갖고 미래에 대해 논의했다"라고 전하면서 확정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안첼로티는 여전히 애매모호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브라질 대표팀을 맡을 수도 있지만 레알에서 감독 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달 안첼로티는 꾸준히 제기되던 브라질 대표팀 부임설에 대해 "이와 관련된 것에 대해 어떤 생각도 갖고 있지 않다"라면서도 "브라질처럼 세계 최고의 대표팀 중 하나와 연결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자랑스럽다. 내게 많은 자부심을 준다. 나와 레알의 계약 기간은 내년 6월 30일까지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2021/22시즌 라리가,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역대 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 감독이 되는 등 성공을 거둔 안첼로티는 지난 시즌 다소 부진한 경기력과 성적으로 비판을 받았다. 이번 시즌에는 마땅한 톱 자원 없이 주드 벨링엄을 제로톱으로 기용하는 전술을 사용해 재미를 보고는 있으나 레알과의 동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안첼로티는 "거듭 말하지만 내 미래는 곧 알려질 것이다. 레알에 머물 시간은 6개월 정도 더 남았다. 계약 마지막 날까지 레알의 재계약 제안을 기다릴 거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물론 그렇다'이다"라고 레알과의 재계약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애매한 입장이 유지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에서도 감독직 제의가 왔다. 하지만 안첼로티는 사우디의 제안은 단칼에 거절했다. 스페인 카데나세르에 따르면 안첼로티는 "욘 람(스페인 골퍼)이 천문학적인 액수로 사우디에 갔지만 난 지금이 좋다. 사우디에서 전화도 안 왔다. 내게는 또 다른 목표와 계획이 있다. 돈이 중요하지 않은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에 돈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지금 돈이 있어도 그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런 상황에서 페레스 회장과 만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레알 잔류로 무게가 기우는 모양새다. 마르카는 "안첼로티와 페레스는 편안하게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레알 내부에서는 다음 시즌 안첼로티가 없는 벤치를 상상하고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안첼로티와 레알의 관계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잔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