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토트넘 홋스퍼 주장 손흥민의 존재감은 공수에서 모두 드러났다. 프리미어리그 득점 순위 3위일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그의 엄청난 존재감이 기록으로 증명됐다.
국제스포츠연구터(CIES) 축구관측소가 지난 13일(한국시간) 스포츠 데이터 업체 스킬코너와 협력해 파악한 90분당 스프린트 지표에서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에서 90분당 수비 상황 중 최다 스프린트를 기록한 선수라고 소개했다.
'스킬코너'는 2023시즌, 혹은 2023/24시즌 12월 7일까지의 기록을 바탕으로 전 세계 40개 리그 선수들의 스프린트 거리와 공격, 수비 상황에서의 스프린트 횟수를 정리했다. '스프린트'는 최소 0.7초 이상 시속 25km를 초과해 달린 것으로 정의했다.
수비 상황에서의 최다 스프린트를 기록한 프리미어리거는 손흥민이었다. 그는 공격수지만, 수비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전방 압박에 가담, 많은 스프린트를 기록했다. 그가 이번 시즌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면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설 때에도 전방 압박 기조는 마찬가지이며 윙어들도 수비 가담에 적극적이어야 하는 현대 축구의 흐름을 볼 때 후방으로 내려와서 상대 풀백을 보완해야 하는 장면 역시 이 기록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놀라운 점은 프리미어리그를 제외한 다른 4개의 유럽 빅리그에서 수비 상황에서 최다 스프린터가 모두 풀백이라는 점이다. 라리가(스페인)는 주앙 칸셀루(바르셀로나), 리그1(프랑스)은 이스마일 야콥스(AS모나코), 분데스리가(독일)는 제레미 프림퐁(바이엘 레버쿠젠), 세리에A(이탈리아)는 파비아노 파리시(피오렌티나)로, 모두 풀백이다.
유럽 중소리그로 가면 윙어들이 이 부문에서 각 리그 수비 상황 최다 스프린터로 나오곤 한다. 하지만 중앙 자원이 수비 상황에서 많은 스프린트를 보여준 건 드물다. 스웨덴 알스벤스칸 리그의 웨삼 아부 알리(시리우스)가 손흥민과 함께 중앙 공격수로 이름을 올렸다. 세리에B(이탈리아)의 미카엘 에길 엘레트손(베네치아)는 중앙 미드필더로 이 부문 최다 스프린터에 올랐다.
손흥민의 활동 범위는 상당히 넓다. 지난 뉴캐슬전에선 왼쪽 윙어로 오랜만에 돌아와 활약했는데 스포츠 통계 사이트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그의 이날 경기 히트맵은 공격 진영뿐만 아니라 수비 진영에도 골고루 찍혀 있다.
2주 전 맨체스터 시티 원정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장한 손흥민의 히트맵은 사실상 중앙 미드필더에 가까울 정도다. 공격 진영과 수비 진영에 골고루 발자국이 남아있을 만큼 종횡무진 경기장을 누볐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도 지난 9월 말, 이번 시즌 90분당 스프린트로 상대를 압박한 횟수를 소개했고 손흥민이 경기당 11.6회의 스프린트를 통한 압박을 시도해 전체 3위에 오른 바 있다. 손흥민만 상위 5위 중 유일한 30대인 점도 눈길을 끈다.
지난달 11일 토트넘-울버햄프턴 '코리안 더비'를 앞두고 스카이스포츠가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토트넘은 파이널 서드(공격 지역)에서 880회 압박을 가해 프리미어리그 20개 클럽 중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그리고 1위를 차지한 토트넘 선수들 중에서도 손흥민은 331차례 압박을 가해 토트넘 선수 중에서 가장 많은 압박을 한 선수로 드러났다. 득점 못지 않게 토트넘이 볼을 빼앗긴 뒤 바로 탈취하기 위한 압박에서도 헌신적인 움직임을 펼치는 셈이다.
특히 손흥민은 331회 압박 중에서도 파이널서드에서 236차례 달려들어 토트넘 전방 압박을 주도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원래 뛰던 왼쪽 날개에서 벗어나 기존 주포 해리 케인이 맡았던 스트라이커로 보직 변경했는데 그런 포지션 이동 속에서도 끊임없는 압박으로 팀에 도움을 주고 있는 셈이다.
득점은 프리미어리그 전체 3위, 수비 상황에서의 스프린트 압박 역시 리그 최고인 손흥민은 주장의 품격을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는 이제 16일 오전 5시 시티 그라운드에서 열리는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리그 1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연승에 도전한다.
사진=Reuters,AP,EPA/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