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승점 10점 삭감 충격에도 3연승을 챙기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에버턴이 주축 수비수 재러드 브랜스웨이트에 1000억원이 넘는 이적료를 설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침 토트넘이 해당 선수를 노리는 상황에서 '데려가려면 한 번 데려가봐'라고 으름장 놓은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트랜스퍼닷컴 수석 에디터로 일하면서 더 타임스, 가디언 등에도 기고하는 잭 탈봇은 12일 "에버턴은 토트넘 관심을 받고 있는 브랜스웨이트 몸값으로 7500만 유로(1060억원)를 설정했다"며 "이는 토트넘 관심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2001년생 브랜스웨이트는 에버턴이 각고의 노력 끝에 키워 올시즌부터 주전 센터백으로 뛰고 있는 역작이다.
17살인 2019년 칼리슬 유나이티드를 통해 4부리그에 데뷔했던 브랜스웨이트는 2020년 1월 에버턴과 계약하면서 업그레이드를 맞이한다. 2부리그 블랙번과 네덜란드 강호 PSV 등에 임대를 다녀온 그는 2023/24시즌 에버턴이 치른 16경기 중 14경기를 선발로 출전하면서 축구종가를 사로잡는 새로운 수비수로 거듭났다.
그런 상황에서 토트넘이 에버턴 주전으로 뛴지 6개월 만에 눈독을 들이는 것이다.
토트넘은 지난여름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네덜란드 수비수 미키 판더펜을 영입해 기존 아르헨티나 월드컵 우승 멤버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센터백 콤비를 이루게 했다. 이는 대성공을 거뒀고 둘은 초반 10경기에서 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 깜짝 선두를 질주하는 힘이 됐다.
하지만 지난달 7일 첼시와의 홈 경기에서 로메로가 퇴장당한 것은 물론 판더펜이 전반 추가시간 전력 질주하다가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을 입고 올해 안 복귀가 불가능해지면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토트넘은 11~15라운드 5경기에서 1무 4패 졸전을 거듭한 뒤 16라운드 뉴캐슬전에서 4-1 대승을 거둬 간신히 전열을 정비한 상태다.
다만 로메로 파트너로 베테랑이자 전문 센터백으로 볼 수 없는 벤 데이비스가 뛰고 있어 토트넘은 새 센터백을 찾아나서고 있다. 브랜스웨이트가 토트넘을 이끄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눈에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브랜스웨이트의 경우 나이가 22살에 불과해 포스테코글루 감독 부임 뒤 추진 중인 토트넘 세대교체에도 잘 들어맞는다는 평이다. 하지만 에버턴 역시 그를 빼앗기면 새로운 수비수를 찾아야하는 만큼 절대 내줄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25살 전천후 백업수비수 벤 고드프레이를 토트넘에 팔아서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생각이다.
1060억원은 토트넘 입장에선 지불이 거의 불가능한 액수여서 에버턴의 초강수에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쏠린다.
토트넘은 지난여름 30살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을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 팔아 1억 유로(1430억원) 다소 못 미치는 이적료를 받았으나 최근 영국 언론은 이 돈을 미리 당겨 써 이번 겨울 시장에 선수 영입에 거액 투자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에버턴과 토트넘 사이 냉기류도 변수다. 에버턴은 지난해 여름 브라질 대표팀 공격수 히샤를리송을 토트넘에 팔았다. 토트넘이 에버턴의 대규모 적자 및 승점 삭감 가능성을 알아 이를 무기로 협상한 끝에 에버턴이 원했던 금액보다 20% 싸게 샀다는 후문이다. 이게 최근 언론 보도로 흘러나오면서 두 팀 사이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는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