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가수 이소라가 눈물과 감동, 웃음과 희망으로 꽉 채운 30주년 기념 공연 '소라에게'로 또 하나의 새로운 추억을 완성했다.
10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2023 이소라 콘서트 - 소라에게'(이하 '소라에게')가 열렸다.
지난 2019년 연말 콘서트 이후 4년 만에 열린 '소라에게'는 이소라의 3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를 지닌 만큼 지난 세월을 수놓은 주옥 같은 히트곡 메들리들로 약 두 시간 여의 공연을 꽉 채웠다. 이소라의 목소리 자체가 지닌 서사, 그 깊은 이야기들이 노래마다 담겨 감동을 배가시켰다.
'운 듯'으로 시작한 공연은 '난 행복해' '너무 다른 널 보면서' '처음 느낌 그대로' '제발' 등 이별의 슬픔을 토해내는 노래들로 연달아 꾸며졌다. 세월이 흐르며 더 짙어진 감정의 표현만큼이나 이소라의 절절하고 애틋한 목소리가 오롯이 담겨 쏟아졌다.
지난 1996년부터 약 6년 동안 이소라와 함께 울고 웃고 많은 이야기를 담아낸 '이소라의 프로포즈' 첫 방송, 엔딩 영상 속 이소라의 모습이 화면에 나오자 여기저기서 반가운 탄성이 터져 나왔다. "아직도 잊지 못 하는" 그 엔딩에서 부른 '내 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가 약 30년 만에 다시 무대에서 재현되어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공연 시작 약 한 시간 만에 "이소라입니다"라며 첫 인사를 건넸고, 1시간 내내 숨죽인 채 이소라의 노래에만 집중하던 관객들도 그제서야 뜨거운 환호로 인사했다. 이소라는 "이제 조용히 있지 않으셔도 된다. 숨막힐 것 같았죠"라는 너스레와 함께 관객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첫 인사와 함께 분위기 반전이 펼쳐졌다. "제 모든 노래 중 얼마 안 되는 가볍고 밝은 노래"라 소개한 이소라는 '데이트' '랑데뷰(Rendez-Vous) '해피 크리스마스(Happy Christmas)' '첫사랑' 무대를 연달아 부르며 연말의 설렘과 로맨틱한 분위기를 더했다.
이소라는 "요즘 집밖에 나가지 않고 그냥 평범하게 집에서 소일하면서 지냈다. 오랜만에 노래하니까 옛날 그 마음이 나온다"라며 미소 지었다.
공연 초반, 슬픔과 여운으로 시작했던 공연장은 어느새 따뜻한 온기로 가득찼다. 이때 가수 이문세가 무대에 올라 이소라의 30주년 공연을 축하하기 위한 깜짝 게스트로 활약을 펼쳤다.
이문세는 "이소라 씨가 저보다 10살 어리다. 저는 올해 40주년이 됐다. 이번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이 1년 전이나 10년 전보다 유난히 더 많은 눈물을 흘리는 이유는 지난 세월 함께 살아왔다는 의미 같다"고 공감하는 마음을 엿보였다.
이어 "이 험하고 어려운 세상 잘 이겨내서 여기까지 왔다는 서로를 향한 위로이자 다독거리는 의미이지 않을까. 만감이 교차하는 것 같다. 역시 오래하고 볼 일이란 생각이 든다"고 덧붙여 객석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이문세와 이소라가 함께 부른 '잊지 말기로 해'까지 즉석 듀엣 무대가 더해지면서 현장 분위기는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여기저기서 "언니 사랑해요"라는 팬들의 멘트가 쏟아지자 이소라는 "어제만 해도 쥐죽은 듯 했는데, 오늘 내가 너무 불을 지폈나 보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공연 말미, 이소라는 "같은 장소에 함께 모이면 싸울 일도 없고 마음이 하나된다. 관객 분들이 노래하는 사람을 위해 온 힘 다해 박수쳐 주고, 노래하는 사람도 그런 관객들을 위해 온 힘을 다해 노래한다. 그런 순간 순간을 좋아한다"고 전했다.
"잊히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을 더한 이소라는 "잊지 말고 다음에 또 공연하게 되면 어딘가에서 보게 되면 저 생각해 달라. 아는 척 해주세요"란 말과 함께 미소로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날 이소라는 앙코르 무대로 '청혼'을 선택, 관객들과 함께 부르며 지난 30년의 추억을 나누는 동시에 새로운 추억을 만들었다. 이에 관객들도 휴대폰 플래쉬 물결과 함께 떼창으로 화답하며 마지막이 아닌, 매 순간 새로운 역사의 이야기가 될 이날 공연을 장식했다.
사진=에르타알레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