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김민재처럼 영상 통화를 했을까.
김민재 동료를 간절히 찾는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이 바르셀로나 A급 센터백 로날드 아라우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설득 작업에 나섰다. 바르셀로나는 철저한 방어 태세를 구축하고 있다.
스카이스포츠 독일판 기자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는 지난 9일(한국시간) 아라우호가 뮌헨의 영입 1순위이며 투헬 감독과 크리스토프 프로운드 단장이 직접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플레텐베르크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투헬과 프로운드가 아라우호와 금요일에 전화 통화를 했다. 투헬은 아라우호를 올 겨울이나 내년 여름에 급히 원하고 있다. 비용은 얼마가 들어도 상관없다고 명확히 말했다. 뮌헨 역시 엄청난 금액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했다. 거론된 예상 이적료는 무려 1억 유로(약 1421억원)에 달한다.
다만 아라우호의 의중이 중요한 상황이다. 일단 스페인 언론은 아라우호의 바르셀로나 잔류를 점치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전담 기자 아슈라프 벤 아야드는 "아라우호가 바르셀로나에서 온전히 집중하고 있고 이곳에서 행복하다"라고 전했다.
이적시장 전문 기자 파브리치오 로마노도 "아라우호 측은 선수가 바르셀로나에서 행복하고 뮌헨이 강력히 원하고 있지만, 그의 위치는 변하지 않는다. 바르셀로나는 그에게 곧 재계약을 제안할 것"이라며 뮌헨행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바르셀로나와 가까운 언론으로 알려진 문도 데포르티보는 거의 반박에 가까운 보도를 했다. 매체는 "아라우호 측에 따르면, 투헬과 아라우호의 전화는 없었다. 다른 생각도 하지 않고 바르셀로나에 남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또 바르셀로나는 10억 유로(약 1조 4212억원)에 달하는 바이아웃이 달린 재계약 제안을 준비 중"이라며 뮌헨의 관심을 원천 차단하는 분위기다.
나아가 매체는 "아라우호는 (포르투갈 레전드)데쿠 디렉터가 다음 시즌 개편을 위해 점찍은 핵심 선수 중 한 명"이라며 바르셀로나 수비 중심이 될 예정이라고 평가했다.
뮌헨은 수비진에 생기는 공백 때문에 수비진 보강이 필요하다. 이미 마테이스 더리흐트, 다요 우파메카노 등 주전 센터백들이 번갈아 가며 전력에서 이탈했으며, 최근 부나 사르는 훈련 중 왼쪽 무릎의 전방 십자인대가 찢어져 수술받았다. 향후 몇 달간 출전이 불가능하다.
여기에 시즌 후반기 일정이 시작되는 내년 1월엔 김민재가 아시안컵,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참가로 팀을 비운다. 최대 1달가량 차출 기간이 늘어날 수 있어 대체자를 찾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상황이다.
아라우호는 지난 2016년 우루과이 프로팀에서 데뷔한 뒤 2018년 여름 바르셀로나로 이적하며 성장을 이어갔다. 2020년 여름 본격적으로 성인 무대에서 뛰기 시작한 그는 192cm의 큰 키에도 불구하고 빠른 스피드를 갖췄다. 뛰어난 대인 수비 능력도 갖춘 그는 센터백과 풀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능력을 갖췄다.
사비 감독 부임 후 아라우호의 존재감은 더욱 커졌다. 그는 지난 2022/23시즌 부상 여파가 있어 라리가 22경기에 나섰고 팀의 리그 우승에 공을 세웠다.
아라우호는 지난해 1월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프리미어리그 팀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바르셀로나에 남았고 여기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우루과이 대표팀에도 선발됐다. 다만 지난해 9월 당한 내전근 부상과 수술로 인해 그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다. 올 3월에도 그는 내전근 부상이 재발했고 5월엔 종아리, 8월엔 근육 부상으로 잔부상이 늘어가는 상황이다.
하지만 9월 24일 셀타비고전에 복귀전을 치른 뒤, 아라우호는 다시 건강하게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15라운드 맞대결에선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의 1-0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앞서 투헬 감독은 지난여름 김민재를 영입할 때도 영상통화를 여러 차례하면서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재에 쏟아부었던 열정이 아라우호에도 똑같이 향해서 성과를 이룰지 주목된다. 아라우호가 온다면 김민재도 보다 여유 있게 바이에른 뮌헨 공식전에 임할 수 있다.
바르셀로나가 선수 지키기에 나섰으나 재정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뮌헨이 공세를 강화하면 아라우호의 행선지가 바뀔 가능성도 제외할 수 없다.
사진=EPA,AFP/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