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9 05:29
스포츠

수원FC, 기적 같은 5-2 대역전승…승강PO서 부산 누르고 K리그1 잔류 [현장 리뷰]

기사입력 2023.12.09 16:45 / 기사수정 2023.12.09 16:49



(엑스포츠뉴스 수원종합운동장, 권동환 기자) 수원FC가 홈구장에서 기적을 썼다. 1차전 패배와 이승우의 부재를 딛고 2차전에서 대승을 거두며 다음 시즌도 K리그1에서 뛰게 됐다.

수원은 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하나원큐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023 2차전에서 120분 혈투 끝에 5-2 역전승을 거두며 합산 스코어 6-4를 달성.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지난 6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2로 역전패했던 수원은 전반전 최준한테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강등 가능성이 커졌으나 후반전에 2골을 터트리면서 기어코 합산 스코어 3-3을 만들어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이후 연장전에만 3골을 터트리며 드라마를 쓰는데 성공했다.

관중 6987명이 찾은 홈에서 5-2 대승을 거둔 수원은 1차전 1-2 역전패를 딛고 잔류에 성공하면서 다음 시즌도 K리그1에 참가하게 됐다. 반대로 4년 만에 승격을 노리던 부산은 유리했던 고지를 끝내 지키지 못해 승격에 실패하면서 눈물을 삼켜야 했다.



홈팀 수원은 4-4-2를 내세웠다. 노동건이 골문을 지켰고, 정동호, 잭슨, 우고 고메스, 이용이 백4를 구성했다. 중원은 박철우, 윤빛가람, 이영재, 오인표가 맡았고, 최전방 투톱 라인엔 김도윤과 김현이 이름을 올렸다.

원정팀 부산은 3-4-3으로 맞섰다. 구상민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박세진, 민상기, 이한도가 백3를 구성했다. 좌우 윙백 자리엔 정원진과 최준이 배치. 중원에서 임민혁과 강상윤이 호흡을 맞췄고, 최전방에서 라마스, 김찬, 성호영이 수원 골문을 노렸다.

이날 수원은 올시즌 10골 3도움으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골을 터트린 이승우 없이 2차전에 임했다. 이승우는 지난 1차전 때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해 1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아 2차전에 나설 수 없게 됏다.

이승우의 부재와 역대 승강 플레이오프 통계가 부산의 승격 가능성을 한층 더 높였다. 지난 2013년부터 시행된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사례는 총 7번으로, 이중 K리그1으로 승격 혹은 잔류에 성공한 구단은 6팀이다. 즉 1차전에서 승리하면 85.7% 확률로 다음 시즌 K리그1에 참가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마지막에 웃는 팀이 누가 될지 주목된 2차전에서 첫 번째 슈팅은 부산에서 나왔다. 전반 3분 1차전 때 페널티킥으로 멀티골을 터트렸던 라마스가 먼 거리에서 왼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노동건 골키퍼가 안전하게 품에 안았다.

수원도 전반 8분 좋은 공격 장면을 한차례 만들었다. 하프라인 인근에서 날아온 긴 크로스를 미드필더 오인표가 박스 안까지 들어가 머리에 맞추는데 성공했다. 다만 오인표가 몸을 날리면서 성공시킨 헤더 슈팅은 부산 골대 위로 떨어졌다.

전반 11분 수비수 정동호가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 시도한 왼발 중거리 슈팅은 힘이 잔뜩 실린 나머지 골대 위로 날아갔다.

전반 12분 수원은 선제골 기회를 잡을 뻔했지만 부산 최준의 수비에 가로막혔다. 박철우가 좋은 움직임으로 박스 안까지 들어가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만드는 듯했다. 그러나 최준이 박철우의 돌파를 차단하면서 구상민 골키퍼가 공을 잡았다. 



수원의 공격을 무산시킨 부산은 1분 뒤 좋은 공격 기회를 잡았지만 박스 안에서 발리 슈팅을 시도한 라마스가 공에 발을 제대로 맞히지 못하면서 수원한테 공 소유권을 넘겨줬다.

팽팽한 흐름으로 흘러가던 중 전반 16분 부산이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승격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섰다.

부산의 선제골은 수원의 패스 미스에서 시작됐다. 패스를 중간에서 가로채 역습을 진행한 김찬은 박스 앞에서 옆에 있던 최준한테 공을 넘겼다. 박스 안으로 들어온 최준은 지체 없이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이 슈팅은 수원 골망을 흔들면서 부산의 귀중한 2차전 선제골로 이어졌다. 

최준의 골로 부산은 합산 스코어 3-1로 앞서면서 4년 만에 K리그1 복귀를 목전에 뒀다. 반대로 강등 위기에 몰린 수원은 경기를 연장전까지 끌고 가려면 2골이 필요하게 됐다.



지난해부터 승강 플레이오프부터 원정 다득점 규정이 폐지돼 1, 2차전 합산 스코어가 동률일 경우 경기는 연장으로 향한다. 연장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승부차기로 최종 승자를 결정한다.

다급해진 수원은 한 골 터트리기 위해 공격 템포를 올렸다. 전반 19분 오인표가 오른쪽 측면에서부터 박스 안까지 들어와 슈팅을 날렸지만 구상민 선방에 막혔다.

전반 24분엔 김현이 박스 바로 앞에서 왼발 인사이드 슈팅으로 득점을 노렸다. 김현의 날카로운 슈팅은 골대를 살짝 벗어나면서 수원 팬들을 탄식하게끔 만들었다.

전반 28분 윤빛가람이 박스 안에서 공을 잡아 슈팅을 날리려고 했지만 부산의 한 발 빠른 협력 수비에 막혀 슈팅을 시도하지 못하고 부산한테 공 소유권을 내줬다. 곧이어 수원의 2005년생 유망주 공격수 김도균이 충돌로 쓰러져 잠시 경기가 중단됐다.



전반 32분 미드필더 정원진이 부산 진영에서 공을 탈취한 뒤 수원 노동건 골키퍼가 앞으로 나와 있는 것을 확인해 장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들어갔으면 원더골이 됐겠지만, 장원진의 회심의 장거리 슈팅은 골대 밖으로 향하면서 유효슈팅이 되지 못했다.

1분 뒤 수원이 좋은 공격 장면을 만들었지만 마무리 단계에서 이영재의 왼발 인사이드 슈팅이 위로 뜨는 바람에 부산의 골킥으로 이어졌다.

전반 38분 박철우가 침투 패스를 받기 위해 빠르게 박스 안으로 쇄도했지만, 박철우보다 한 발 먼저 구상민 골키퍼가 앞으로 나와 공을 품에 안으면서 슈팅을 허용하지 않았다.

전반 40분 수원이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윤빛가람의 돌파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강상윤이 반칙을 범해 경고를 받았다. 프리킥과 경고를 유도한 윤빛가람은 곧바로 프리킥 키커로 나서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올렸지만, 공은 수원 선수들을 그대로 지나쳤다.



전반 추가시간은 5분 주어졌지만 수원은 끝내 부산 골문을 열지 못했다. 추가시간 프리킥 상황에서 윤빛가람이 직접 골문을 노렸고, 이를 구상민 골키퍼가 몸을 날려 선방했다. 이때 세컨볼이 수비수 잭슨 앞으로 흘러왔지만, 잭슨의 슈팅이 골대 옆그물을 때렸다. 득점 기회를 놓치자 잭슨은 아쉬운 나머지 얼굴을 감싸 쥐었다.

결국 전반전은 부산이 1-0으로 리드한채 종료돼 합산 스코어 1-3이 되면서 수원에 강등 공포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후반전이 시작된 득점이 절실한 수원은 교체 카드 2장을 사용했다. 김도윤과 박철우가 빠지고, 이광혁과 로페즈를 투입하면서 공격수 숫자를 늘렸다. 부산도 강상윤을 빼고 여름을 투입했다.

교체로 들어온 로페즈는 투입된 지 1분 만에 득점을 터트를 뻔했다. 골대 앞 혼전 상황 속에서 김현의 바이시클 킥이 실패한 이후 흘러나온 공을 잡은 로페즈의 골키퍼 머리 위를 노리는 강력한 오른발 슈팅이 골대 상단을 때렸다.



부산도 교체카드를 사용하면서 변화를 줬다. 공격수 성호영을 빼고, 미드필더 이승기를 투입하면서 중원에 힘을 더했다.

수원은 후반 6분 구상민 골키퍼의 패스 미스로 득점 기회를 잡았다. 패스를 차단한 이광혁은 좋은 움직임으로 박스 안까지 들어와 골대 앞으로 컷백 패스를 시도했는데, 이 공을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면서 수원의 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1분 뒤 수원은 다시 한번 골대 불운에 시달렸다. 박스 안에서 윤빛가람이 가까운 포스트를 향해 슈팅을 날렸지만, 로페즈와 마찬가지로 윤빛가람의 슈팅도 골대를 때리고 나왔다. 좀처럼 골운이 따르지 않자 윤빛가람은 그라운드에 쓰러지면서 현 심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후반 12분엔 정동호가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 로페즈 앞으로 좋은 침투 패스를 넣어줬으나, 로페즈의 이번 슈팅은 수비에 막히면서 수원의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이후 수원의 코너킥을 막아낸 부산은 임민혁을 빼고, 김상준을 넣으면서 교체 카드를 한 장 더 사용했다.



후반 16분 수원이 드디어 골망을 흔들었으나 이번엔 오프사이드가 발목을 잡았다. 오른쪽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로페즈가 헤더 슈팅에 성공했는데, 슈팅이 앞에 있던 윤빛가람 몸 맞고 그대로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이때 부심은 윤빛가람 위치가 앞서 있었다며 깃발을 들었다. 비디오판독(VAR)까지 가동됐으나 원심이 바뀌지 않으면서 스코어는 계속 유지됐다.

후반 20분 수원은 전반부터 활발하게 그라운드를 누빈 오인표를 빼고 2000년생 수비수 김주엽을 넣으면서 3번째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후반전 시작 후 수원의 파상공세를 잘 막아낸 부산은 후반 26분 여름의 중거리 슈팅으로 후반전 첫 유효 슈팅을 만들어 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노동건 골키퍼가 안전하게 품에 안았다. 이후 곧바로 이어진 수원의 역습에서 이광혁의 크로스를 받은 김주엽의 헤더 슈팅은 골대 옆으로 나갔다.



후반 32분 부산은 남은 교체카드 2장을 모두 사용했다. 정원진과 김찬을 불러 들이고, 이정원과 박동진을 넣으면서 교체카드 5장을 모두 소진했다.

부산이 교체를 진행한 뒤 윤빛가람이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구상민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후 세컨볼도 윤빛가람이 잡아 재차 슈팅을 날렸지만 이번엔 수비벽에 막혔다.

부산 골문을 계속 두드리던 수원은 후반 34분 드디어 한 골 만회하는데 성공했다. 교체로 들어온 김주엽이 왼쪽 측면 돌파에 성공한 뒤 김현한테 패스했다. 공을 잡은 김현은 골대 상단 구석을 향해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슈팅이 골대를 맞았지만 이번에 골라인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수원의 천금 같은 만회골로 이어졌다.

김환의 득점으로 수원은 합산 스코어를 2-3으로 좁혔다. 한 골만 더 추가하면 연장전에서 승부를 볼 수 있게 됐다.



분위기를 탄 수원은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후반 36분 수비수 우고 고메스가 직접 먼 거리에서 중거리 슈팅을 날렸고, 이 슈팅은 구상민이 막아냈다.

후반 41분 수원이 기어코 홈에서 합산 스코어 3-3을 만들었다. 조심스럽게 박스 안으로 들어온 이영재가 먼 포스트를 향해 왼발 슈팅을 날렸고, 이 슈팅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면서 이날 수원의 2번째 골로 이어졌다.

후반 추가시간이 6분 주어진 가운데 수원과 부산 모두 골을 넣지 못하면서 경기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한편, 같은 시간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FC와 김포FC 간의 승강 플레이오프는 가브리엘의 멀티골에 힘입어 강원의 2-1 승리로 끝났다. 1차전이 0-0 무승부로 끝났기에, 합산 스코어 2-1로 강원이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수원은 연장전이 시작되자마자 결승골을 터트릴 뻔했다. 로페즈가 박스 바로 앞에서 날린 오른발 슈팅이 아슬아슬하게 골문을 스쳐 지나가면서 부산 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연장 전반 6분 수원이 역전에 성공하면서 드라마를 썼다. 천천히 박스 인근으로 접근한 이광혁이 빈 공간이 나오자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고, 이 슈팅은 그대로 부산 골망을 흔들었다. 구상민 골키퍼도 반응하지 못한 완벽한 슈팅이었다.

이광혁의 멋진 골로 수원은 2차전을 3-1로 만들면서 합산 스코어 4-3을 달성. 1차전 패배를 딛고 리드를 가져오는데 성공하면서 잔류에 한 발 가까워졌다.

연장 전반 7분 수원이 이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역습 상황에소 로페즈가 중앙으로 쇄도하는 정재용한태 패스했고, 정재용이 깔끔하게 마무리하면서 리드를 2골 차로 늘렸다. 패색이 짙어지자 부산 원정 팬들은 침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연장 전반 추가시간이 2분 주어진 가운데 앞서 정재용의 쐐기골을 도운 로페즈가 일대일 상황을 맞이해 추가골을 노려봤지만 구상민 골키퍼가 선방에 성공하면서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연잔 후반이 시작된 가운데 양 팀 모두 지친 기색이 여력했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그라운드를 뛰었다. 연장 후반 10분 최준의 크로스를 김정환이 헤더 슈팅으로 연결해 수원 골망을 갈라 추격골을 터트리며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그러나 3분 뒤 수원 역습에서 윤빛가람의 중거리 슈팅이 구상민 골키퍼 선방에 막힌 후 로페즈가 세컨볼을 골대 안으로 집어 넣으면서 다시 스코어를 2골 차로 벌렸다. 로페즈의 골이 터지자 부산 선수들은 그대로 그라운드에 쓰러져 허탈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연장 후반 추가시간 3분도 종료되면서 이날 120분 혈투는 수원의 5-2 대역전승으로 마무리. 1, 2차전 합산 스코어 6-4로 수원이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웃으면서 악재와 열세를 딛고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사진=수원종합운동장, 고아라 기자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