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서울의 봄' 속 주인공 이태신의 모티브가 된 실존 인물의 솔직한 마음은 어땠을까.
최근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다.
실제 있던 일인 12·12 사태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대중의 뜨거운 지지를 받으며 개봉 14일 만에 누적 관객 500만 명을 돌파하며 15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극 중 정우성은 반란군을 진압하기 위해 노력하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을 연기해 전두광(황정민 분)과 맞선다. 영화를 향한 뜨거운 관심과 함께 정우성이 연기한 이태신 장군의 모티브가 된 장태완 전 수도경비사령관의 일생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이에 'MBCNEWS' 채널은 장태완 전 수도경비사령관의 생전 모습을 공개했다. 그는 과거 '김한길과 사람들'에 출연해 당시 사건에 대한 생각을 솔직히 밝혔다.
장태완 전 사령관은 "12.12 사태는 반란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총책임자인 보안사령관 전두환 장군이 그 반란을 주도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장 전 사령관은 이어 "제가 연희동 저녁 식사에 유인되어 도착한 시간이 저녁 6시 반인데 그때는 95% 이상 반란 성공을 보장시켜놓은 상태(로 생각한다)"라며 "그날 저녁에 실제 제가 요구했던 병력이 한 사람이라도 동원이 됐냐"며 진압이 불가능했던 상황임을 밝혔다.
그는 "이 반란은 충분히 사전에 준비된 반란이다. 그 사람들은 사전에 한 달 넘도록 충분히 반란 준비를 해 놓은 거 같다. 원망스럽다면 제가 가장 원망스럽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제가 못나서 제 소임을 수행하지 못했다. 아쉬운 건 제가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제가 26사단과 수도기계화사단 2개 사단을 요청했을 때 바로 그게 즉각 승인조치 됐더라면. 오히려 반란군들, 경복궁 지역에 있는 4개 여단 이외 병력이 투입되기 이전에 거의 동원도 가능하지 않았나 한다"고 덧붙였다.
장 전 사령관은 "우리 국민들이 다시는 12.12와 같은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12.12에 대한 역사와 쿠데타 진상을 알고 거기에 대한 교훈을 알아야 한다. 당시 대통령에 대한 불경인 줄 알면서 말씀을 드린다. 장관께서 사정이 있어서 대통령께 즉각적인 상황 보고를 하고 제가 요청한 진압 부대 조치를 못하셨다 해도 국가의 궁극적인 반란 진압의 책임은 헌법상 대통령의 책임이다"라고 밝혔다.
12.12사태 이후 장 전 사령관의 부친은 세상을 떠났다. 이를 언급한 장 전 사령관은 "12.12 사태 이후 열흘 뒤 TV에 공개가 됐다. 그걸 아버님이 보시고 TV를 가지고 나가라며 방문을 걸어 잠그시며 '밥상도 들이지 마라. 내가 그놈 죽는 꼴 보기 전에 먼저 죽어야지' 하셨다. 아버님의 가슴에 제가 묻혔다. 그렇게 부모님과 사별했다.
그는 아들의 이야기도 전했다. 장 전 사령관은 "대학교 2학년 올라가는 아들이 도서관 간다고 했는데 소식이 없더라. 그러다 변사체로 발견됐다. 비보를 듣고 내려갔다"고 밝혔다.
이어 "아들 발견 장소인 낙동강변 산에 가보니 완전히 얼어 있었다. 아들을 안고 올라오면서 너무 얼굴이 일그러져 있기에 이를 아내에게 보일 수 없어 입김으로 녹이고 혀로 씻어냈다. 눈에서 사탕만 한 얼음이 나왔는데, 이놈이 얼마나 세상을 원망하고 가는 눈물인가 생각했다"며 참담함을 내비쳤다.
또한 장태완 전 사령관은 12.12 사태 이후 전두환 측 인사들로부터 고초를 겪었다.
그는 "제가 그 사람들을 반란죄로 고발했더니 개인 내지 집단으로 부터 7번 고소를 당했다. 오히려 제가 병력동원 요청했다고 저보고 반란죄라고 역고소를 하더라"고 그 이후의 이야기를 밝혔다.
이어 장태완 전 사령관은 "군의 최고 가치는 자기 생명을 바치는 거다. 생명은 두 개 있는 게 아니다. 그런 기회가 없으면 자기 임무인 국방의 의무에 충실하는 거다. 쿠데타가 군의 의무가 아니다"라고 끝까지 강조했다.
이후 장태완 사령관은 신군부에 체포 후 육군 소장에서 이등병으로 강제 예편된 바 있다. 그후 명예를 뒤늦게 회복한 그는 대한민국재향군인회장과 국회의원을 지내다 생을 마감했다.
사진 =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MBCNEWS 유튜브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