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첼시를 상대로 2-1 승리를 거둔 가운데 맨유의 에릭 턴하흐 감독이 훈련 방식에 변화를 준 정황이 드러났다.
7일(한국시간) 열린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경기서 첼시전 멀티골을 기록, 팀 승리로 이끈 스콧 맥토미니의 발언에서도 알 수 있다.
맥토미니는 경기 종료 후 현지 미디어와의 인터뷰를 통해 승리 소감과 다음 경기에 임하는 각오 등을 밝혔다. 그는 "감독(턴하흐)이 다가오는 경기에 대비해 가벼운 훈련을 진행, 선수들의 체력 소진을 늦췄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언론에 통해 흘러나온 얘기와 상충된다. 영국에서 프리미어리그를 중계하는 '스카이스포츠'는 지난 5일 "턴하흐가 라커룸의 지지 절반을 잃었다"며 "많은 선수들이 훈련을 과중하게 하고 있다"고 보도해 파문을 일으켰다. 스카이스포츠는 이에 더해 "선수들이 극심한 훈련 강도를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며 감독의 선수단 장악력이 줄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맥토미니의 말은 달랐다. 그는 "감독은 가벼운 훈련으로 경기에 접근해 선수들의 체력을 아꼈다"며 "다가오는 경기로 인해 바쁘고 치열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다.
맥토미니는 이번 경기서 넣은 두 개의 골로 구단 득점 1위에 올랐다. 이번 경기 득점까지 합쳐 리그에서만 5골을 넣은 맥토미니는 팀의 주장 브루누 페르난데스(3골)을 넘고 올 시즌 구단 프리미어리그 최다 득점자 단독 1위에 올랐다.
맥토미니는 전반 19분 자신의 이번 경기 첫 슈팅을 골로 연결했다. 첼시 문전으로 넘어온 크로스가 맨유의 중앙 수비수 해리 매과이어의 헤딩으로 연결됐지만 가로막혔다. 이에 튕겨져나온 공을 오른발로 그대로 차넣으며 선제골을 넣었다.
이어진 전반 32분에도 헤딩과 오른발 슈팅으로 첼시의 골대를 위협한 뒤 후반 24분 헤딩으로 추가골을 터뜨리며 팀의 승리를 확정지었다.
맨유의 압박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왼쪽 측면에서 알레한드로 가르나초가 올린 크로스를 달리면서 머리로 받아내 골로 만든 것이다. 당시 첼시의 페널티 박스 안에는 맨유 선수 셋이 한꺼번에 쇄도하고 있었다. 맨유는 첼시를 끊임없이 압박하며 좋은 골을 만들어냈다.
첼시는 전반 45분 콜 파머가 왼발로 좋은 골을 만들어 내 추격전에 나섰으나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데 실패했다. 미하일로 무드릭의 패스를 받은 파머는 주춤주춤 드리블하다가 맨유 수비수들을 벗겨낸 뒤 박스 근처에서 정확하고 빠른 왼발 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다만 첼시는 후반 막판 이어진 공격 기회에서 맨유의 철옹성같은 수비와 더불어 골대까지 맞추는 불운이 겹쳐 더이상 득점을 올리진 못했다.
이번 경기 승리로 맨유는 연고지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승점이 3점 차로 좁혀지게 됐다. 맨시티가 지난 4일 토트넘 홋스퍼에게 홈에서 3-3 무승부를 거둔 것에 이어 7일 열린 애스턴 빌라와의 15라운드 경기에서 0-1로 충격패하며 걸음이 늦춰졌기 때문이다.
맥토미니는 맨시티와의 좁혀진 승점차에도 흥분하지 않았다. 그는 "한 경기씩 차근차근 처리해야한다"며 "다가오는 본머스전도 쉽지 않은 시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오늘밤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고 해서 안주할 순 없다"며 "다음 경기가 그 다음 경기 등 중요한 경기는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며 침착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럼에도 지난 3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14라운드 경기서 0-1 패배를 거두며 악몽과도 같은 경기력을 보여준 것과 다르게 이번 경기서는 선전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기도 했다.
맥토미니는 "우리는 경기 초반을 굉장히 잘 풀어나갔다"며 "팬들 또한 우리가 지난 뉴캐슬과의 경기서 보여줬던 악몽과 같은(abysmal) 경기력에서 나아진 것에 기뻐하고 있다"며 승리에 대한 기쁨을 전했다.
다만 맨유가 아직 기뻐하긴 이르다. 현재 1위 아스널과의 승점 차가 9점으로 꽤나 크고 득실차에 밀려 같은 승점을 기록하고 있는 토트넘에게 한단계 밀린 6위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쏟아야한다. 맨유는 16강에 진출하기 위해 다가오는 13일 독일의 바이에른 뮌헨과 갖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하고 동시에 같은 조 조별리그 경기인 갈라타사라이 SK와 코펜하겐과의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야한다.
아울러 이번 달 아직 6개의 경기가 남아있고 18일 리그 2위이자 강팀 리버풀과의 리그 17라운드 경기도 예정된 상태다. 맨유는 이번 달 좋은 성적을 거둬야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