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모처럼 푸른색 유니폼을 입었다.
대한민국 '괴물 수비수'가 리그 사무국에 이어 선수협회가 뽑은 지난 시즌 세리에A 베스트 11에 뽑혔다.
김민재는 5일(한국시간) 이탈리아축구선수협회(AIC)에서 진행한 '그란 갈라 델 칼초'에서 2022/23시즌 세리에A 올해의 팀 멤버로 발탁됐다.
AIC는 1997년부터 시즌이 끝나면 지난 한 해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 감독, 심판 등을 선정해 시상식을 진행했다. 보통 이러한 시상식은 일반적으로 시즌이 끝나면 진행하지만, AIC는 12월에 시상식을 개최했다. 지난해에도 10월에 2021/22시즌 올해의 팀을 발표했다.
이날 시상식에선 2022/23시즌 세리에A 베스트 11, 올해의 감독, 올해의 심판, 올해의 클럽, 올해의 세리에B 영플레이어 등이 발표됐다. 남성팀뿐만 아니라 여자 프로팀도 함께 수상 대상에 포함됐다.
이때 김민재는 남자 세리에A 베스트 11 수비수 후보 8인에 이름을 올렸다. 김민재와 함께 조반니 디 로렌초(나폴리), 테오 에르난데스, 피카요 토모리(이하 AC밀란), 프란체스코 아체르비, 알레산드로 바스토니, 페데리코 디마르코, 덴절 뒴프리스(이하 인터밀란)가 후보에 포함됐다.
모두의 예상대로 지난 시즌 나폴리를 세리에A 챔피언 자리에 올린 김민재와 디 로렌초가 4-3-3 전형으로 이루어진 베스트 11에서 수비진 4자리 중 2개를 꿰찼다. 나머지 두 자리는 테오와 바스토니한테 돌아갔다.
베스트 11 골키퍼 자리는 밀란 수문장 마이크 메냥이 차지했다. 중원 3인방은 스타니슬라프 로보트카(나폴리), 하칸 찰하놀루, 니콜로 바렐라(이하 인터밀란)가 뽑혔고, 최전방 3톱 자리엔 하파엘 레앙(AC밀란), 빅터 오시멘,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이하 나폴리)가 이름을 올렸다.
2022/23시즌 세리에A 남자 최고의 감독상은 나폴리한테 세리에A 우승컵을 안겨다 준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한테 돌아갔다. 스팔레티 감독은 나폴리를 우승시킨 후 클럽을 떠나 현재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올해의 세리에A 클럽은 예상대로 챔피언인 나폴리가 뽑혔으며, 지난 시즌 세리에A 최고의 심판은 다니엘레 오르사토가 선정됐다. 세리에B 올해의 영플레이어는 올시즌 볼로냐에서 뛰고 있는 2003년생 이탈리아 미드필더 조반니 파비안이다.
지난 시즌 세리에A 최고의 선수한테 주는 올해의 선수는 득점왕을 차지하며 나폴리 공격을 책임진 오시멘한테 돌아갔다. 오시멘과 도움왕을 달성한 흐비차 중 누가 베스트 플레이어로 뽑힐지 관심이 쏠렸지만 AIC의 선택은 오시멘이었다.
또 AIC는 시상식에 이탈리아가 낳은 전설적인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을 초대해 레전드 특별상을 줬다. 지난 28년 동안 프로 공식전 통산 975경기 출전과 남자 골키퍼 역대 최다인 505경기 클린시트(무실점) 기록을 남기며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부폰은 지난 8월 현역 은퇴를 선언하면서 45세 나이에 축구화를 벗었다.
이날 김민재가 베스트 11 중 한 자리를 꿰차지 못할 거라고 예상한 팬들은 아무도 없었다. 지난 시즌 김민재는 데뷔 시즌임에도 나폴리에서 괴물 같은 활약을 펼치며 세리에A 우승 주역 중 한 명이 됐다.
지난 시즌 나폴리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는 유럽 최고의 수비수로 활약하면서 클럽을 세리에A 정상에 올려 33년 만에 리그 우승을 선물했다. 김민재 활약상을 높게 평가한 세리에A 사무국은 김민재를 리그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했다.
리그 사무국에서 이미 김민재를 시즌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했기에, 김민재가 선수협 올해의 팀에 선정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모든 대회에서 45경기에 나와 무려 3878분을 소화하며 나폴리 수비를 든든하게 책임졌다.
김민재 활약에 힘입어 나폴리는 세리에A 우승뿐만 아니라 구단 역사 최초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엄청난 활약을 펼친 김민재는 2023 발롱도르 투표에서 22위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해냈다.
뛰어난 활약을 펼친 김민재는 시즌이 끝난 후 유럽 빅클럽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김민재 레이스 최종 승자는 독일 분데스리가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이 됐고, 김민재는 이적료 5000만 유로(약 710억원)에 나폴리를 떠나 뮌헨으로 향했다.
뮌헨으로 이적한 김민재는 나폴리 때와 마찬가지로 합류하자마자 핵심 수비수로 등극하면서 매 경기 선발로 출전 중이다. 오히려 너무 많은 경기를 뛰는 탓에 과부하 우려가 생길 정도였다.
김민재는 기존 수비수였던 뤼카 에르난데스와 뱅자맹 파바르가 각각 프랑스 PSG와 이탈리아 인터 밀란으로 이적하고, 우파메카노와 더리흐트가 부상을 입으면서 분데스리가 개막전부터 뮌헨의 분데스리가 및 챔피언스리그 16경기를 모두 선발 출전하는 초강행군을 하고 있다.
이 중 분데스리가 개막전인 베르더 브레멘전과 2라운드 홈 개막전이었던 아우크스부르크전을 제외하고는 가장 최근에 열린 쾰른전까지 15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 최근엔 독일 언론도 그의 혹사론을 부쩍 제기하는 상태다.
김민재는 특히 11월에 열린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1~2차전을 마치고 사흘 만에 치른 쾰른전에서 전반 초반 상대 공격수 다비 젤케와 볼 경함하다가 크게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는 등 혹사의 후유증을 톡톡히 겪고 있다.
숨가쁜 일정을 보낸 김민재는 다행히 최근 긴 휴식을 맞이했다. 지난달 30일 코펜하겐과의 챔피언스 조별리그 경기를 앞두고 엉덩이쪽에 타박상을 입으면서 명단 제외를 당했다. 코펜하겐전 결장으로 김민재의 뮌헨 공식전 연속 선발 풀타임 기록은 15경기에서 마무리됐다.
가벼운 부상이었기에 김민재는 금방 훈련장으로 돌아와 주말 리그 경기를 준비했지만, 폭설로 인해 경기가 연기되면서 추가 휴식을 받았다.
뮌헨은 지난 2일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우니온 베를린과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3라운드 맞대결을 가질 예정이었나,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지면서 팬들의 안전을 위해 경기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뮌헨의 다음 경기는 오는 9일 리그 14라운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원정 경기이기에 무려 일주일이나 더 휴식을 받은 셈이다.
뮌헨 입단 후 처음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김민재는 AIC로부터 세리에A 올해의 팀에 뽑혔다는 경사를 듣게 됐다. 체력을 회복하고 기분 좋은 소식까지 전해 들은 김민재가 다가오는 리그 경기 때 어떤 활약상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 AIC 선정 2022/23시즌 세리에A 올해의 팀
FW : 하파엘 레앙-빅터 오시멘-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MF : 하칸 찰하놀루-스타니슬라프 로보트카-니콜로 바렐라
DF : 테오 에르난데스-알레산드로 바스토니-
김민재-조반니 디 로렌초
GK : 마이크 메냥
사진=그란 갈라 델 칼초 AIC, 세리에A, 프랑스 풋볼 SNS,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