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누가 봐도 '대전왕자' 문동주(한화 이글스)의 신인왕 수상이 유력했고, 결과는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문동주에게 많은 표가 쏟아진 가운데서도 15표나 얻으며 선전한 선수가 눈길을 끌었다. '좌완 영건' 윤영철(KIA 타이거즈)이 그 주인공이다.
윤영철은 유효표 111표 중에서 15표를 획득, 문동주(85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순수 신인(1년 차) 선수만 놓고 본다면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2023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KIA에 입단한 윤영철은 입단할 때부터 '즉시전력감'으로 평가 받을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다. 3월 1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4이닝), 21일 광주 LG 트윈스전까지 시범경기에서 두 차례나 선발 등판을 소화하며 정규시즌에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모든 준비를 마친 윤영철은 4월 15일 고척 키움전에서 선발 등판에 나섰다. 성적은 3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5사사구 2탈삼진 5실점. 패전까지 떠안은 윤영철이지만, 프로 데뷔전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윤영철은 이날 경기 이후 계속 선발 로테이션을 돌기 시작하면서 프로 무대에 적응했다. 특히 4월 27일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뒤 안정감을 찾았고, 6월 11일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까지 8경기 연속으로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6월 6일 SSG 랜더스와의 홈경기에서는 7이닝 6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2실점으로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를 달성했다.
윤영철은 8월 27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에서 문동주와의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윤영철은 4이닝 2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2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승패없이 물러났고, 문동주는 5이닝 5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하지만 승패를 떠나서 한국 야구를 이끌어나갈 투수들의 맞대결이 성사됐다는 것만으로도 야구팬들의 관심이 두 선수에게 집중됐다.
구원승을 포함해 7월에만 3승을 수확한 윤영철은 서서히 두 자릿수 승수에 접근해갔으나 8월 중순 이후 쉽게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9월 2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5이닝 7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면서 8승째를 올린 게 2023시즌 윤영철의 마지막 승리였다. 올 시즌 윤영철의 최종 성적은 25경기 122⅔이닝 8승 7패 평균자책점 4.04.
시즌 막바지에 좀 더 힘을 냈거나 10승 고지를 밟았다면 윤영철에게 좀 더 많은 표가 향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팀은 윤영철이 첫 시즌부터 선발투수로서 100이닝 넘게 소화해준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었다. 특히 그가 선발진에서 부상자가 속출하는 가운데서도 제 몫을 해냈다는 점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KIA 입장에서는 '대투수' 양현종의 뒤를 이어 향후 KIA 선발진의 한 축을 책임질 투수를 찾았다.
이제 윤영철의 시선은 2024년을 향한다. 치열한 순위 경쟁 속에서 정규시즌을 6위로 마감한 KIA는 포스트시즌 탈락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과제와 성과를 동시에 발견한 윤영철도 올해보다 더 나은 내년을 꿈꾸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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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