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승리 수당이 너무나 크다. 적은 로테이션이 예상된다."
독일 최고의 축구지 키커가 다시 한번 김민재의 선발 출전을 예상했다.
키커는 30일 오전 5시(한국시간)에 열리는 바이에른 뮌헨과 코펜하겐 경기에 나설 양 팀의 선발 명단을 27일 예측하면서 김민재 이름을 다시 올렸다.
뮌헨은 코펜하겐과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A조 5차전 맞대결을 갖는다. 뮌헨은 현재 4전 전승(승점 12)을 기록, 조별리그 남은 2경기에 상관 없이 16강행은 물론 A조 1위도 일찌감치 확정지었다. 굳이 코펜하겐전에 주전급 선수들이 뛸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2위(1승 1무 2패·승점 4·골득실 -1) 코펜하겐은 골득실에서 갈라타사라이(1승 1무 2패·승점 4·골득실 -2)에 근소하게 앞서 있다.
매체는 뮌헨 예상 선발 라인업에 여지 없이 김민재를 넣었다. 수비진에 김민재를 포함해 누사이르 마즈라위, 다요 우파메카노, 알폰소 데이비스 등 주전급이 다 들어가 있다. 보너스 성격의 경기임에도 김민재가 빠지지 않았다.
예상 라인업대로 출전한다면, 김민재는 지난 8월 13일 라이프치히와의 DFL(독일축구협회) 슈퍼컵(교체 출전)을 제외하고 이번 시즌 전 경기 선발 출장하게 된다. 그는 최근 뮌헨의 공식전 15경기에 연속 풀타임을 기록하고 있다. 코펜하겐전에서도 선발로 나와 풀타임을 뛰면 16경기 풀타임을 기록하는 셈이다.
김민재는 국내와 독일 등을 막론하고 혹사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그는 뮌헨 소속으로 가장 많은 1498분을 소화하고 있다. 2위 르로이 사네(1439분)와 59분 정도 차이가 나는데 반 경기 정도 더 뛴 셈이다. 그만큼 김민재의 출전시간 분배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분데스리가 12년 연속 우승에 도전 중인 뮌헨은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마테이스 더리흐트까지 1군 센터백을 3명만 데리고 2023/24시즌을 시작했다. 개막에 앞서 이적시장 때 센터백도 소화 가능한 풀백 요시프 스타니시치를 바이엘 레버쿠젠으로 임대 보냈고, 뤼카 에르난데스(PSG)와 뱅자맹 파바르(인터 밀란) 모두 내보면서 수비 자원이 부족해졌다.
결국 뮌헨은 여름 때 센터백 자리에 김민재 한 명만 영입한 대가를 치르는 중이다. 더리흐트는 현재 오른쪽 무릎 인대가 부분 파열돼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다. 2005년생 센터백 유망주 타레크 부흐만마저 허벅지 근육이 찢어져 수술대에 오르면서 2024년 2월까지 결장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센터백 우파메카노도 부상이 잦은 선수라 평소 투헬 감독으로부터 관리를 받고 있다. 투헬 감독은 최근 "우파메카노가 스프린트를 할 때마다 심장마비가 올 거 같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유일하게 건강한 센터백인 김민재의 과부하로 이어졌다. 동료들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유일한 1군 센터백인 김민재는 매 경기 선발 풀타임을 뛰어야 했고, 쾰른전을 포함해 15경기 연속 선발 풀타임을 소화했다.
부상에서 회복 중인 더리흐트가 빨리 돌아와야 김민재가 한숨 돌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2024년이 오기 전에 더리흐트를 볼 수 있을지도 의문인 상황이다. 더리흐트는 '스카이스포츠'로부터 언제쯤 다시 뛸 수 있을 거 같은지 묻는 질문에 "(2023년)마지막 경기에 나가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뮌헨의 2023년 마지막 경기는 12월 21일 볼프스부르크와의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16라운드 경기이다.
볼프스부르크전을 끝으로 뮌헨을 비롯해 분데스리가 팀들은 약 3주간의 겨울 휴식기를 보낸다. 즉, 더리흐트가 끝내 연말까지 복귀에 실패한다면 뮌헨은 볼프스부르크전을 포함해 겨울 휴식기 전까지 남은 7경기를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2명으로만 해결해야 된다는 의미이다.
이미 독일 현지에선 김민재의 강행군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스포르트1'은 최근 "김민재는 국가대표 휴식기에도 바쁘다. 목요일엔 서울에서 싱가포르와 월드컵 예선전을 치르고 다음 주 화요일엔 2000km 떨어진 중국 선전에서 중국과 경기한다. 그리고 80시간도 지나지 않아 금요일 저녁 독일 쾰른에서 분데스리가 복귀전에 나선다"며 "이 모든 비행 거리를 더하면 약 2만km"라고 전한 바 있다.
소속팀에서 매 경기 선발 풀타임을 소화 중인 김민재는 11월 A매치 기간에도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 '싱가포르-중국' 2연전 모두 90분을 소화했다. A매치를 마친 후 다시 장거리 비행을 거쳐 독일로 돌아간 뒤 쾰른 원정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다행히 부상 없이 경기를 잘 마쳤지만 공중볼 경합 이후 그라운드로 떨어질 때 통증을 호소하면서 팬들은 행여나 강행군으로 인해 김민재가 부상을 입을까봐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많은 이들이 김민재 체력에 걱정을 드러낸 가운데 정작 당사자인 김민재는 개의치 않은 반응을 보였다. 김민재는 지난 중국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힘들다는 얘기는 배부른 소리 같기도 하고, 뛰고 있는 것에 감사하고 싶다. 다치지 않고 경기를 뛰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이제 안 다치게 관리를 잘해야 할 것 같다"라며 혹사라는 생각보다 더 잘 뛰기 위해 관리에 치중하겠다고 밝혔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전세기 타고)한국에 도착해서 바로 (뮌헨으로) 간다. 다들 똑같다"라며 고된 일정이지만, 모든 선수들이 이런 어려운 과정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5일 있었던 쾰른 전은 뮌헨 선발 선수들 전원이 풀타임을 소화하며 더더욱 혹사 논란을 부채질했다.
경기에 앞서 투헬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 때 "더리흐트와 자말 무시알라는 뛸 수 없다. 우리는 하파엘 게레이루의 상황도 주시해야 한다. 그는 가벼운 부상을 갖고 있다. 우리는 이를 계속 확인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정말 많은 경기를 소화한 콘라트 라이머, 김민재, 그리고 알폰소 데이비스 같은 해외 선수들의 상황도 면밀히 확인하고 있다. 우리는 경기 직전까지 결정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 선수들, 최고의 선수들이 지쳤다. 그들은 정신적으로, 감정적으로 지쳤다. 또 신체적으로 많이 고갈된 상태다"라며 "단순히 출전 시간만 보는 것이 아니라 끊임 없이 호텔, 비행기, 버스에서 시간을 보내며 이동한다. 이건 상당한 스트레스"라고 선수들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나아가 투헬은 "모든 건 최고의 선수들을 위한 발언이다. 사람들은 최고의 선수들을 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들이 기쁘고 열정에 넘쳐 뛰는 모습을 보길 원한다. 일정은 절대적인 한계가 있다"라며 타이트한 일정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투헬의 선택은 '무교체'였다. 전반 14분 김민재가 공중볼 경합 도중 쓰러진 뒤 통증을 호소하자 긴장감에 사로잡혔다. 김민재는 후방에서 날아온 롱패스를 막기 위해 점프했는데, 이때 쾰른 공격수 다비 젤케한테 밀려 공중에서 떨어졌다. 김민재는 한동안 소리를 지르며 고통을 호소했고 일어난 뒤엔 허리를 만지면서 다친 부위를 점검했다. 다행히 이후 정신을 차리고 끝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다.
선수들의 체력에 대해 우려를 표했음에도 교체 카드를 단 한 장도 사용하지 않은 모습은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경기 중 통증을 호소한 김민재를 교체하지 못한 이유는 있었다. 이날 뮌헨 벤치 명단엔 김민재 자리에서 뛰어줄 센터백 자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가운데, 뮌헨은 계속해서 김민재-우파메카노 조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매체는 "챔피언스리그 승리 상금이 280만유로(약 39억원)에 달한다. 그렇기 때문에 조별리그 선두를 확정지었어도 코펜하겐전에선 휴식을 취할 몇몇 선수들과 진지함이 혼합될 것이다. 큰 로테이션은 예상되지 않는다"라며 아주 적은 변화를 에측했다.
사진=AP,AFP,DPA/연합뉴스, 키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