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용인, 최원영 기자) KT 위즈 선수단이 팬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KT는 26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선승관에서 '2023 팬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기념하고,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한 자리였다. 주장 박경수, 2024년 신인 등 선수단 대부분이 참석했다. 팬들까지 총 2500여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본 행사에 앞서 팬 사인회가 열렸다. 투수조, 야수조로 나뉘어 진행됐다. 선수단 입장 후 각종 격려금 및 후원금, 기부금 전달식이 거행됐다. 올 시즌 최다 기부자인 김성은 씨, 최다 방문자인 음명규 씨에 대한 시상식도 펼쳐졌다. K-POP 아카데미, Lady Wiz의 특별 공연으로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신인선수들의 장기자랑 시간인 '루키 위즈 파이터' 무대가 찾아왔다. 박정현, 이승현, 박태완이 '실눈뜨고 봐조'로 뭉쳐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행한 춤들을 선보였다. 다음은 육청명, 김민성의 '실력으로 승부하조'였다. 소녀시대의 'Lion heart'와 EXO의 'Love shot'을 뽐냈다. 배제성은 "연습한 것 맞나"라며 냉정한 평가를 들려줬고, 천성호는 "연습한 티가 난다"며 격려했다.
원상현, 신호준의 '1등 시켜조'는 트러블메이커의 'Trouble maker'와 박진영의 'Honey'를 펼쳤다. 고영표는 "(여장한) (원)상현이가 앞을 못 보더라. 메이크업도 예쁘게 하고 왔는데 당당하게 앞을 봤으면 좋겠다"며 "허벅지를 보니 스프링캠프 가서 하체 운동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박병호는 "마무리캠프 하면서 준비하는 게 힘들었을 텐데 고맙다. 더 열심히 해 스프링캠프 때 선배들 앞에서 다시 한 번 (춤을) 보여줬으면 한다"며 미소 지었다.
이승언, 이근혁, 최윤서, 김민석의 '너넨 위아래도 없냐' 조는 EXID의 '덜덜덜'과 '위아래'에 맞춰 춤을 췄다. 강백호는 "이 무대가 그간 본 신인들 중 1등인 것 같다. 최고였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박경수는 "입장하는 순간 스타킹에 구멍 난 것을 보고 1등을 예감했다. 이 팀에서 MVP까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배정대는 "내 자리를 위협할 만한 후배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이승언을 보니 그렇다"며 "내가 더 분발해야 할 듯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팬 투표 결과 우승은 '너넨 위아래도 없냐' 조가 차지했다. "긴장 많이 했는데 잘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입을 모았다. MVP는 이승언에게 돌아갔다. 그는 "준비 정말 열심히 했는데 뽑아주셔서 감사하다. 내년엔 KT 위즈의 우승을 함께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팬 스킨십 이벤트인 '빅또리 스피킹 다이렉트 메신저' 시간에는 팬들이 선수들에게 궁금한 점을 직접 질문했다. 한 팬은 김민혁에게 '완벽한 김민혁이 고쳐야 할 점'을 물었다. 김민혁이 쉽게 떠올리지 못하자 해당 팬은 "김민혁 선수를 보면 떨리니 제 심장을 고쳐 달라. 그리고 초구부터 방망이 나가는 것도 고쳐줬으면 한다"고 말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김민혁은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고치겠다"고 약속했다.
박경수는 KT 내 몸이 가장 좋은 '몸짱' 선수는 누구인지, 내년에도 KT와 함께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몸 좋은 선수들이 많다. 고영표, 배제성, 송민섭, 장준원 등이다. 난 이미 늦었다"며 웃었다. 이어 "팀에서 1년 더 함께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준비 잘해 내년에 우승 반지 한 개 더 받고 마무리하겠다.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떠날 수 있도록 잘해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T는 올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시즌을 끝마쳤다.
박병호가 마이크를 넘겨받았다. "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사실 한국시리즈 끝나고 가슴이 너무나 아팠다. 선수들에게도, 팬분들에게도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로 많이 아쉬웠다"며 "우승 반지를 위해 뛰었는데 잘하지 못해 스스로 너무 실망했다. 자책도 많이 했다. 올겨울 열심히 준비해 내년에 반지를 끼고 팬분들과 행복을 나눌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사전 팬 투표로 수상자를 선정한 '팬 페스티벌 어워즈'가 이어졌다. 올해의 기량 발전상에는 투수 손동현이 뽑혔다. 그는 "이 상을 받은 게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는 걸 보여드리기 위해 이번 겨울 열심히 준비하겠다. 올해 가을야구를 처음 해봤는데 그 맛을 또 느껴보고 싶더라. 내년에도 가을야구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의 아이콘 상은 '든든이'라는 별명을 지닌 투수 박영현이 차지했다. 박영현은 "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별명을 지어주신 (박)경수 선배님께 감사드린다"며 "내년엔 올해보다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손동현과 박영현은 윤수일의 '아파트'를 함께 열창했다. 박영현은 "위기 상황에 등판하는 것보다 더 떨렸다"고 고백했다.
베스트 브로맨스상은 투수 배제성과 엄상백이 받았다. 입대를 앞둔 배제성은 "모든 선수들과 친하지만 (엄)상백이와 성향, 취미가 같아 항상 형제처럼 잘 지낸다. 늘 붙어다닌다"며 "군대에 다녀온 뒤에도 상백이를 이 팀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 선수들은 다 가족같이 지낸다. 복귀 후에도 많은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길 바란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엄상백은 "(배)제성이와 같이 뜻깊은 상을 받아서 좋다. 제성이가 입대하는데 다치지 말고 몸 건강히 잘 다녀왔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수상 후 둘은 유정석의 '질풍가도'를 불렀다.
올해의 하이라이트상은 내야수 김상수의 몫이었다. 5월 12일 롯데전서 선보인 명품 수비로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서 동점타를 친 김민혁을 제쳤다. 김상수는 "(김)민혁이가 받을 줄 알았는데 당황스럽다. 나도 '김민혁'을 외치고 있었다"며 멋쩍게 웃었다. 임재범의 '비상'을 부르며 팬들에게 노래를 선물했다.
올해의 마법사상은 투수 고영표가 거머쥐었다. 고영표는 "팬분들이 주는 상이라 인정 받은 기분이 든다. 정말 좋다"며 "선수들이 고생하고 도와준 덕분에 나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많은 팬분들이 응원해주신 것도 크다"며 "내년엔 더 잘해 정상에 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팬 페스티벌에 참석한 용인 어정초 전윤재 군은 "선수들과 함께 춤도 추고 즐기기 위해 행사에 왔다. 올해 10위에서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는 마법사들의 야구를 보고 야구선수의 꿈을 키우게 됐다. 좋아하는 배정대 선수처럼 멋진 공격과 수비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에 거주하는 장유민 씨는 "한 시즌 고생한 선수들과 함께 시즌을 마감하기 위해 참석했다. 올해 V2 도전은 아쉽게 끝났지만 우리 팬들에겐 정말 큰 감동을 선사했다. 선수들이 비시즌 부상 없이 잘 준비해 내년에 우승을 달성할 수 있도록 기원하겠다"고 밝혔다.
사진=KT 위즈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