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A매치 기간이 끝나고 세계 곳곳의 리그들이 다시 경기를 재개한다. 프리미어리그는 오는 25일(한국시간) 오후 9시30분 강력한 우승 후보 두 팀인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리버풀 간의 대결로 다시 막을 올린다.
맨시티와 리버풀은 각각 승점 28과 승점 27을 기록하며 승점 1점차로 각각 1, 2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첫 맞대결로 맨시티 홈구장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릴 25일 경기는 리그 우승팀을 가늠하는 첫 분수령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두 팀이 치열한 경기를 펼칠 것이 분명한 가운데, 양 구단은 경기 앞두고 서포터 단속에 나섰다.
맨시티 전문 소식통 '시티엑스트라'는 24일 "맨시티와 리버풀 두 구단이 연락을 취해 양 측 서포터 폭력 사태에 대응할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각 서포터에게 이를 주지시켰다"고 밝혔다.
SNS에 의하면 두 구단 대담에서 맨시티는 물건 투척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고 리버풀은 (헤이젤)참사에 대한 조롱성 응원가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게다가 맨시티는 "돌발행동을 일으키는 관중에게는 엄중한 처벌이 있을 것"이라는 경고도 곁들였다.
맨시티 전문 중계 해설가 마이크 미나이는 '시티엑스트라' 해당 글을 공유하며 "팬들이 긍정적인 응원 문화를 조성하는 데에 도움을 줘야 한다"면서 "차별과 폭력적인 그 어떤 행위도 용납되어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참사나 비극적 사건에 대한 조롱, 멸시, 비난 등이 이러한 행위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전하기도 했다.
맨시티와 리버풀은 2010년대 후반 각 구단 명장으로 손꼽히는 펩 과르디올라와 위르겐 클롭을 필두로 '엎치락 뒤치락' 명승부를 보여주는 구단이다.
지난 2015/16시즌 레스터 시티가 기적과 같은 리그 우승을 보여준 이후 7시즌 프리미어리그 순위표를 분석해보면 맨시티가 5번의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리버풀은 맨시티 뒤를 바짝 쫓는 2위의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2018/19시즌, 2019/20시즌, 2021/22시즌 모두 맨시티와 리버풀이 1등과 2등을 나눠가지는 형국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두 구단 팬덤은 양측을 매우 강력한 상대로 인식한다.
훌리건이나 폭동, 입에도 담을 수 없는 끔찍한 응원가들이 서로에게 쏟아지는 이유다. 특히 맨시티는 리버풀을 향해 '헤이젤 참사'를 조롱하며 리버풀 팬들에게 살인자라고 비난하는 노래를 부른 바 있다.
헤이젤 참사는 1980년대 리버풀 강성 훌리건들이 벨기에 헤이젤서 경기도중 폭력사태를 일으켜 6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축구 역사상 최악의 참사 중 하나다. 이러한 비극적인 사태를 희화화해 상대를 깎아내리는 응원가는 맨시티 구단을 비롯한 리버풀의 상대 구단에 의해 여러차례 적발 및 징계처리된 바 있다.
리버풀 또한 팬덤의 문화가 강하다. 지난 2014년에는 리버풀 팬들이 맨시티 팬에게 지하철역에서 주먹을 휘둘러 단체 패싸움이 일어나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당시 주먹을 휘두른 리버풀 팬을 비롯해 패싸움에 관여한 모든 사람들은 전부 형사처벌을 받으며 일단락됐다.
지난 2022/23시즌 리그컵 토너먼트에서도 두 팀의 서포터즈 간 유혈사태는 계속됐다. 영국의 언론 매체 '데일리 메일'은 당시 "맨시티 10대 소녀팬 한 명이 리버풀의 원정팬 좌석에서 던진, 돼지 저금통 수준의 동전 가득한 플라스틱 병을 맞고 '평생 남을 흉터'를 얻었다"고 전했다. 두 구단은 경기 전 팬들에게 차분함을 유지하라고 요청했지만, 리버풀 원정석에서 경기장으로 던진 물품만 50개가 넘을 정도로 거친 갈등이 있었다.
올시즌 리그 우승 자리에 강력한 후보로 떠오른 맨시티와 그를 저지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라이벌 중 하나인 리버풀의 대결인 만큼 두 팬덤의 충돌도 격렬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두 감독의 불평에도 불구하고 현지시간 25일 오후 12시30분에 열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