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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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앞 무장해제, 상담 위력적"…PD가 말한 '술 심각성' (알콜 지옥)[일문일답]

기사입력 2023.11.23 10:49 / 기사수정 2023.11.23 10:51



(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오은영 리포트 - 알콜 지옥' 소형준 PD가 오은영 박사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28일 첫 방송을 앞둔 '오은영 리포트 - 알콜 지옥' 소형준 PD는 23일 공개된 서면 인터뷰를 통해 프로그램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전했다.

'알콜 지옥'은 술 때문에 일상을 잃어버린 10인의 7박 8일간의 알코올 지옥 캠프를 그린 프로그램이다. '결혼 지옥'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으로 '오은영 리포트' 제작진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다시 한번 뭉쳤다. 

이와 관련 '알콜 지옥'의 소형준 PD는 "'결혼 지옥'에 1년 반 동안 접수된 사연이 무려 2,300건이다. 놀랍게도 그중 1/3 가까이가 술로 인한 사연들이었다.

부부에게 집중해야 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술의 심각성에 비해 정면으로 다루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남았다"라면서 '알콜 지옥'의 출발에 대해 설명했다.

때로는 부드럽고, 때로는 강단 있는 모습으로 출연자들에게 솔루션을 제시해 왔던 오은영 박사. 이번 '알콜 지옥'에서는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시청자들에게 꼭 필요한 화두를 던지며 금주 캠프 안팎에서 든든한 중심점 역할을 해낼 예정이다. 
 
소형준 PD는 "오은영 박사님은 항상 친절하고 넉넉하게 수용해 주시는 분이다. 출연자분들이 제작진에게는 말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오은영 박사님 앞에서는 무장해제가 돼 고해성사한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오은영 박사님의 상담이 위력적이라고 체감하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소형준 PD는 '알콜 지옥'에 대해 "오 박사님의 영향력을 활용해 이 사회에 알코올 의존증 문제라는 큰 화두를 던지는 프로그램"이라고 힘줘 말했다. 알코올 의존증은 사실상 완치 개념이 없으며, 솔루션을 제시하게 어려운 영역이라고. 그럼에도, 오은영 박사는 알코올에 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를 원했고 '알콜 지옥'은 그에 대한 결과물이라는 것. 

소형준 PD는 "이 무거운 화두를 소화하기 위해 예능적 요소를 많이 가미해 시청자 여러분께 친밀하게 다가가고자 했다"라면서 "참가자 10인의 캐릭터와 사연이 주축이 되는 프로그램이다. 1회부터 8회까지를 한 호흡으로 즐겨주시길 바란다"라고 시청 포인트를 전했다.


 
다음은 소형준 PD와의 서면 인터뷰,

Q. '오은영 리포트 - 알콜 지옥'을 기획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결혼 지옥'에 1년 반 동안 접수된 사연이 무려 2,300건이 넘습니다. 놀랍게도 그중 1/3 가까이가 술로 인한 사연들이었습니다. 술과 관련된 부부 갈등을 때때로 다루긴 했지만 부부에게 집중해야 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그 심각성에 비해 정면으로 다루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우리 사회의 술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으로 '알콜 지옥'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Q. 800여 명의 신청자 가운데 최종 10인을 선발하게 된 기준은 무엇일까요.

술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과도한 음주가 초래하는 위험성을 알린다는 기획 의도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가장 센 사연자'가 아닌 '다양한 사연자'를 모시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센 사연을 가진 사람이 자극적일 수는 있지만 특이한 사람으로 비치는 순간 공감도는 십분 떨어질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죠. 주변에 있을 법한 분들을 담아냄으로써 습관적 음주, 폭음, 수면장애, 약물 부작용, 비만, 저체중, 유전적 알코올 중독, 정서적 외로움 등 보편적 주제를 자연스레 끌어내고 싶었습니다. 

최종 참가자 10인뿐만 아니라 촬영에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은 금주에 대한 간절함 때문에 기꺼이 자신들의 민낯을 카메라 앞에 보여주신 분들입니다. 참가자분들의 용기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신청자 800여 분 모두 술과 아름답게 이별하시고, 건강하셨으면 좋겠다는 말씀 이 자리를 빌려 전합니다. 

Q. 연출자로서 오 박사님을 보며 감탄하셨던 순간이나 '알콜 지옥'을 통해 새롭게 발견한 부분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솔직히 말하면 박사님이 저를 꿰뚫어 보고 계시진 않을까 가끔 혼자 찔리기도 합니다. 하하. 그렇다고 무섭지는 않으세요. 항상 친절하고 넉넉하게 수용해 주십니다. 제 이야기를 왜 했냐 하면 '결혼 지옥'을 만들 때도 항상 느끼는 바지만, 처음 뵙는 출연자분들이 오 박사님을 하나도 어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이 매번 놀랍습니다.

제작진에게 "이 이야기는 방송에 안 나갔으면 한다"라고 말하는 분들이 참 많은데요. 신기한 건 그런 분들이 하나같이 모두 오 박사님 앞에선 무장해제가 돼 고해성사한다는 거죠. 이런 현장을 볼 때마다 오 박사님의 상담은 정말 위력적이라고 체감이 됩니다.

Q. 기존 '오은영 리포트' 시리즈와의 차별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알콜 지옥'은 그간 오 박사님이 주로 해오시던 솔루션 프로그램과는 다르다고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알콜 지옥'은 오 박사님의 영향력을 활용해 알코올 의존증 문제라는 큰 화두를 던지는 프로그램입니다. 알코올 의존증에 완치라는 단어는 사실상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궁극적인 치료나 솔루션을 제시하기 아주 어려운 영역이고, 일주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극적인 변화를 보여주기엔 큰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오 박사님은 우리나라 술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길 원하셨고 제작진은 '오은영 리포트'라는 플랫폼 안에서 '알콜 지옥'이라는 특별기획으로 응답했습니다. 무거운 화두를 소화하기 위해 예능적 요소를 많이 가미해 시청자 여러분께 친밀하게 다가가고자 한 제작진의 노력을 살펴봐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Q. 7박 8일간 합숙 동안 건강상 문제 등 돌발 상황에 대한 우려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대비나 현장 상황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참가자 10인뿐만 아니라 제작진 입장에서도 매일이 도전이었습니다. 알코올 의존도가 매우 높으신 분들은 금단현상으로 인해 어떤 일을 벌일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긴장의 연속이었죠.

합숙소는 알코올 사용 장애 치료가 이뤄지는 정신과 폐쇄병동에 준하여 생활 규칙을 마련했고, 입소할 때도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소지품들은 모두 압수했습니다. 날카로운 물건은 물론, 극단적 행동을 할 수 있는 운동화 끈까지도 압수 품목이었습니다.

밤에도 긴장을 놓칠 수 없어서 조를 짜고 불침번을 서는 등 24시간 내내 관찰을 진행했습니다.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7박 8일 내내 응급구조사 분들과 함께 구급차가 상주한 건 당연하고요. 합숙 당시에 했던 염려를 되돌아보니 촬영이 큰 사고 없이 무사히 진행됐다는 점에서 감개무량하기도 합니다. 

Q.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금주 서바이벌입니다.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춰 연출하셨을까요.

술에 대한 크고 작은 의미가 담긴 미션들이 등장합니다. 다만, 프로그램 서사의 주축이 되는 것은 미션보다 참가자 10인의 캐릭터와 사연들 그리고 합숙 내내 관찰되는 그들의 모습입니다.

'결혼 지옥'에서 보셨다 시피 저희 '오은영 리포트' 제작진이 잘하는 것이 관찰이기도 하고요.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1회부터 8회까지의 8부작을 한 호흡으로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Q. '오은영 리포트 - 알콜 지옥' 첫 방송을 기다리는 시청자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기획 단계에서 보건복지부 관계자들과 미팅한 적이 있습니다. "담배에 비해 절주 및 금주를 유도하는 정책은 미비해 보인다"는 제작진 질문에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은 "술에 관대한 문화와 그로 인한 예산 차이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담배와 똑같이 '1급 발암물질'임에도 불구하고 "담배는 몸에 안좋지만 술 한잔 정도는 해야 사회생활 하지"라는 말은 우리나라가 얼마나 술에 관대한 권주 사회인가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음주가 만연하고 관련 사고가 급증하는 연말연시를 맞아 '오은영 리포트 - 알콜 지옥'은 우리가 애써 외면하고 있는 '술의 위험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한편, 후회로 점철된 이들이 더는 좌절하지 않고 회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가볍게 즐겨주시되, 그 의미에 대해서는 무겁게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MBC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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