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MBC가 '자막 날조' 논란을 불러온 자막 사고에 대해 사과했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MBC는 22일 오후 '뉴스외전'을 통해 '파인애플 껍질도 뚫어‥당근칼 주의보' 뉴스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본사는 어제 뉴스데스크에서 '파인애플 껍질도 뚫어, 당근칼 주의보'라는 제목으로 초등학생들이 사용하는 당근칼의 위험성에 대해서 보도했다"며 "하지만 보도 이후 검토한 결과 보도에 포함된 초등학생 인터뷰 내용 가운데 "여자애들도 해요"라는 부분의 자막을 "여자애들 패요"로 잘못 방송됐다"고 전했다.
이어 "시청자 여러분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또 인터뷰에 응해준 초등학생과 부모님께도 사과드린다"면서 "아울러 앞으로 뉴스 보도에 있어 신중하고 면밀한 검토를 거쳐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1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최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며 플라스틱 재질의 칼 모형 장난감 '당근칼'의 위험성에 대해 보도했다.
"어떻게 가지고 노냐?"는 질문에 초등학생의 말을 풀이한 자막은 "이렇게 해가지고 찌를 수 있어요. 여자애들 패요"라고 적혀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해당 학생이 "여자애들도 해요"라고 말했던 것이 영상 확인 후 밝혀지면서 MBC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MBC는 별다른 해명이나 사과 없이 해당 부분만 편집해서 영상을 재업로드하고 업로드한 뉴스 원본을 삭제했지만, 이미 해당 내용이 커뮤니티를 통해 널리 퍼진 뒤였기에 더욱 비판이 거세졌다.
현재 다수의 네티즌들은 '여자애들도 다 해요'를 '여자애들 패요'로 오기한 자막을 단순히 오류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원본 영상에서도 음성변조가 되어있을 뿐 '여자애들도 해요'라고 말하는 학생의 음성을 분명히 들을 수 있었기 때문.
게다가 문맥상 어떻게 가지고 노느냐는 질문에 인터뷰를 한 학생은 "이렇게 해 가지고 찌를 수 있어요. 여자애들도 해요"라고 말했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다. 그런데 MBC는 이후에 해당 자막이 나온 뒤 여학생들에게 당근칼에 공격당해봤냐는 질문을 한 영상을 붙였다. 자신들이 표기한 자막 내용을 강조하기 위해 영상을 이어붙였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는 부분이다.
또한 칼로 '팬다'는 표현도 어색하다. 정말 해당 학생이 여학생들을 공격한다는 말을 하려고 했다면 찌를 수 있다고 했던 만큼 '찌른다'고 표현할 수 있기 때문.
특히 방송 보도 이후 해당 초등학생에 대해 입에 담을 수 없는 온갖 악플들이 쏟아졌던 탓에 MBC는 공영방송이라는 타이틀에 오명을 쓰게 됐다.
사진= MBC 방송 캡처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