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이 오는 16일 개막하는 2023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을 앞두고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에 대한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12일 "사무라이 재팬(일본 야구 대표팀의 애칭)은 오는 17일 한국과 APBC에서 격돌한다"며 "한국은 지난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류중일 감독이 팀을 지휘한다"고 소개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023 APBC 우승을 목표로 출전한다. 지난 6일부터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소집 훈련을 진행 중이다. 오는 14일 결전지 일본 도쿄로 출국한다.
2023 APBC는 한국, 일본, 대만, 호주 등 4개국이 출전한다. 2017년 초대 대회는 한국, 일본, 대만 3개국만 출전해 일본이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의 2023 APBC 최종 엔트리는 오는 14일 오후 발표 예정이다. 부상 등 변수만 없다면 에이스 문동주와 4번타자 노시환(이상 한화)을 비롯해 곽빈(두산), 이의리(KIA), 김혜성(키움), 김주원(NC), 윤동희(롯데) 등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축 선수들이 그대로 APBC에서도 기둥 역할을 맡는다.
일본이 가장 경계하고 있는 건 올 시즌 KBO리그 홈런왕 노시환이다. 노시환은 올해 131경기 타율 0.298(514타수 153안타) 31홈런 101타점 OPS 0.929를 기록, 리그 최정상급 타자로 발돋움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류중일호 4번타자로 제 몫을 해냈다. 대회 기간 타율 0.438(16타수 7안타) 6타점 OPS 1.140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한국 야구를 아시아 정상으로 이끌었다. APBC에서도 멋진 한방이 기대된다.
'스포니치 아넥스'는 "한국의 4번타자는 한화 소속 노시환이다. 신장 185cm, 체중 105kg의 체격 조건을 갖춘 오른손 강타자"라며 "올시즌 30홈런, 101타점으로 KBO리그 타격 2관왕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또 "류중일 한국 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APBC 공식 기자회견에서 노시환의 장타력과 대회에서의 활약을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조명했다.
류중일호 코칭스태프로 합류한 이진영 퀄리티 컨트롤 코치도 주목했다. 이진영 코치는 현역 시절 국가대표팀에서 '국민 우익수'로 불렸다. 특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베이징 올림픽에서 일본에게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진영 코치는 2006 WBC 본선 1라운드 한일전에서 한국이 0-2로 뒤진 4회말 2사 만루에서 일본의 니시오카 츠요시가 날린 장타성 타구를 그림 같은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면서 대표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끌었던 당시 한국 대표팀은 이진영의 호수비로 고비를 넘긴 뒤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진영 코치는 2006 WBC 본선 2라운드에서도 일본을 울렸다. 2회말 2사 2루에서 선발투수 박찬호가 일본 사토자키 토모야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우익수 이진영이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진영이 정확한 원 바운드 홈 송구로 2루 주자를 홈에서 잡으면서 한국은 실점 없이 2회말 수비를 끝냈다. 이후 8회초 터진 이종범의 결승 2타점 2루타로 일본을 2-1로 꺾는 쾌거를 이뤘다.
이진영 코치는 방망이로도 일본을 괴롭혔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에서 한국이 1-2로 뒤진 7회초 2사 1·2루에서 대타로 나와 동점 적시타를 쳤다. 일본이 자랑하는 강속구 마무리 후지카와 큐지를 무너뜨렸다.
2009 WBC 본선 2라운드 일본과의 경기에서는 일본의 에이스 다르빗 슈우를 상대도 적시타를 때리는 등 일본만 만나면 '국민 우익수'의 면모를 유감없이 뽐냈다.
'스포니치 아넥스'는 "WBC에 세 차례 출전했던 이진영이 한국 대표팀 퀄리티 컨트롤 코치로 합류했다"며 "최근 일본 대표팀과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연습 경기에 전력 분석을 위해 방문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은 WBC에서 3회 연속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일본전에서는 3-14로 패하면서 한국 언론이 '도쿄 참사'라고 보도했다"며 "한국 야구 부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어떻게 달라졌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APBC는 지난 2017년 11월 일본 도쿄돔에서 제1회 대회가 치러졌다. 아시아 프로리그의 젊은 유망주들에게 국제 대회 경험을 제공하고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야구 발전을 위한 교류에 초점이 맞춰졌다.
출전 선수는 만 24세 이하 혹은 프로 입단 3년차 이하로 최종 엔트리가 꾸려진다. 2023 APBC의 우승 상금은 2000만엔(약 1억 8천만 원), 준우승 상금은 500만엔(약 4500만원)이다. APBC에 참가하는 KBO리그 선수들은 KBO 규정에 따라 기본 10일, 우승할 경우 최대 20일의 1군 등록일수를 보상받는다.
대회 역사가 짧고 규모도 크지 않지만 한국 야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유망주들에게는 값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다. 선동열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17 APBC 대표팀은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박민우(NC 다이노스), 구자욱(삼성 라이온즈)등이 출전했다.
한편 한국은 오는 16일 호주와 조별리그 1차전, 17일 일본과 2차전, 18일 대만과 3차전을 치른다. 조별리그 상위 2개팀이 결승전, 하위 2개팀은 3~4위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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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