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축구계 두 레전드가 만났다. 지네딘 지단과 마주한 리오넬 메시가 파리 생제르맹(PSG) 시절 일화를 공개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10일(한국시간)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 지단과 메시, 축구계를 대표하는 두 레전드가 만났다.
과거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에서 뛰며 엘 클라시코에서 맞붙었던 두 사람은 지단이 현역에서 은퇴한 후 만날 일이 없다가 지단이 레알 감독으로 부임한 후 다시 맞붙게 됐다. 지단이 지휘봉을 내려놓고 메시도 바르셀로나를 떠나게 되면서 또 한동안 마주칠 일이 없었으나 이번 아디다스 행사를 통해 만났다.
프랑스 RMC 스포츠에 따르면 메시는 지단과 만나 PSG 시절 일화를 들려줬다. 선수 경력 대부분 기간 동안 달았던 등번호 10번이 아닌 30번을 달고 뛰게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성장해 바르셀로나에서만 한평생 뛰었던 메시는 지난 2021년 여름 갑작스럽게 PSG로 이적했다. 바르셀로나 구단 재정 악화로 메시와 재계약을 체결할 수 없었고, 자유계약 신분이 된 메시는 눈물을 흘리며 PSG로 떠나야 했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팀 내 입지도 주연에서 조연으로 바뀌었다. 등번호도 그 중 하나였다. 바르셀로나는 물론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10번을 오랫동안 달고 뛰었던 메시는 PSG에서 30번을 달았다. 당초 리그1 규정상 등번호 30번은 골키퍼만 사용할 수 있는 번호였으나 리그1 사무국은 메시를 위해 특별히 허가했다.
메시는 "등번호 10번은 내게는 매우 특별한 번호다. 10번 하면 디에고 마라도나가 바로 떠오른다. 난 바르셀로나에서, 아르헨티나에서 10번 유니폼을 입는 게 매우 익숙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파리에 도착했을 때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별로 중요한 건 아니었지만 거의 평생을 착용한 번호였기 때문에 조금 낙담했다"라고 10번 유니폼을 입지 못해 아쉬웠다고 인정하면서도 "30번도 중요한 숫자였기 때문에 익숙해졌다. 그래서 30번을 달았다. 30번을 달고 데뷔했는데 그 번호에도 뭔가 남다른 게 있었다"고 털어놨다.
메시가 바르셀로나 1군에 데뷔했을 때 등번호는 30번이었다. 2004/05시즌 메시는 30번을 입고 뛰는 유망주였다. 2006/07시즌부터 등번호를 19번으로 바꿨다. 1+9로 팀 내 최고 에이스를 상징하는 10번과 유사한 의미를 담고 있는 번호였다. 호나우지뉴가 떠난 후에는 10번을 물려 받아 바르셀로나 10번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메시가 PSG로 이적했을 때 10번 주인은 절친 네이마르였다. 네이마르는 메시를 위해 10번을 기꺼이 양보하겠다고 제안했으나 메시는 정중히 거절했다. 친구의 등번호를 가져오는 게 아닌 데뷔 시즌 달았던 등번호를 입는 것으로 결정했다.
한편, 메시는 선수 시절 지단에 대해 경의를 표했다. 메시는 "축구를 위해 해온 모든 일과 계속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존경과 감탄을 느낀다"라면서 "난 당신을 존경한다. 또 고통 받기도 했다. '갈락티코'와 함께했던 당신의 좋은 경기를 직접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지단도 "메시는 '마법'이다. 내가 어떤 일을 1초 전에 예측한다면 메시는 3초 전에 미리 예측한다. 메시가 다른 선수들과 다른 이유"라고 덕담을 건넸다.
사진=EPA, AP/연합뉴스, 아디다스 유튜브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