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PSG 첫 한국 선수인 이강인이 이적 직후 위태로운 상황을 맞이했다. 죽음의 조에 빠져들면서 PSG의 토너먼트 진출 여부가 불투명하다.
PSG는 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산 시로에서 열린 2023/24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4차전 AC 밀란과의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이강인은 후반 15분 교체 투입돼 골대를 강타하는 슈팅까지 나오며 적극적인 모습과 공격적인 기량을 선보였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PSG는 지난 10월 26일 홈에서 펼쳐진 밀란과의 3차전 경기에서 3-0 대승을 거두면서 죽음의 조라고 평가받은 F조에서 선두 등극을 이뤘다. 당초 PSG는 1차전에서 도르트문트를 2-0으로 꺾으며 기분 좋게 조별리그를 시작했지만, 2차전 뉴캐슬 원정에서 1-4 패배로 분위기가 크게 꺾였다. 다행히도 이어진 3차전을 승리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다만 조별리그 6경기 중 4번째 경기를 앞두면서도 순위를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이날 PSG와 AC 밀란의 경기에 앞서 열린 도르트문트와 뉴캐슬의 경기에서 도르트문트가 승리해 선두 자리를 탈환했기에 순위 싸움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됐다. PSG가 승리한다면 다시 F조 순위 싸움에서 확실히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으며, 밀란도 조별리그 탈락이 아닌 3위 자리라도 차지하기 위해서는 승리가 절실했었다.
이번 경기에서 PSG가 패하며 F조는 죽음의 조 다운 상황이 펼쳐졌다. 선두 도르트문트(승점 7)부터 4위 뉴캐슬(승점 4)까지 승점 1점 차로 모든 순위가 갈리는 상황이 됐다.
PSG는 전반에 밀란 슈크르니아르(9분)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4분 만에 하파엘 레앙에게 동점을 허용했다. 후반 5분 올리비에 지루에게 결승 골을 허용한 PSG는 쉽게 공격에 나서지 못했다.
후반 15분 이강인이 교체 출전해 한 차례 골포스트를 강타하는 등 고군분투하면서 PSG 공격이 활기를 되찾았다. 하지만 우스망 뎀벨레가 여러 차례 기회에서 실수를 연발하며 기회를 날려버렸다. PSG는 두 차례 빅찬스에서 이강인의 골포스트 강타 한 번, 그리고 뎀벨레의 크로스바 강타, 미스 한 번이 더해지며 역전의 기회를 놓쳤다.
F조는 죽음의 조가 됐다. 조 1위(2승 1무 1패 승점 7) 도르트문트부터 4위(1승 1무 2패 승점 4) 뉴캐슬까지 순위별 승점 차가 단 1점에 불과하다. 남은 매치데이 5, 매치데이 6 경기 결과에 순위가 급격히 요동친다.
PSG는 2위로 내려앉았지만, 향후 일정을 고려하면 PSG의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이 위태로운 이유이기도 하다. PSG의 남은 2경기는 오는 29일 뉴캐슬(홈), 그리고 12월 14일 도르트문트(원정)와의 맞대결이다.
PSG는 지난 9월 20일 도르트문트와의 홈 경기에선 2-0 승리, 10월 5일 뉴캐슬과의 원정 경기에서 1-4 대패를 당했다.
뉴캐슬과의 홈 경기는 승점 3점을 기대할 만하지만, 도르트문트 원정은 승리 가능성이 상당히 떨어진다. PSG와 도르트문트의 각각 원정과 홈 성적이 크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PSG는 지난 챔피언스리그 세 차례 원정 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이번 시즌 두 차례 원정인 뉴캐슬과 밀란 원정에서 모두 패했고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바이에른 뮌헨 원정에서 0-2로 패했다. 최근 챔피언스리그 원정 3연패인 셈이다.
반면 현재 F조 1위 도르트문트는 챔피언스리그 최근 홈 7경기 무패(4승 3무) 행진을 달리고 있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홈 2경기에서 1승 1무를 챙긴 도르트문트는 지난 시즌 홈 4경기 2승 2무를 챙겼다. 무엇보다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맨체스터 시티와 세비야를 상대로 각각 0-0, 1-1 무승부를 챙긴 점이 고무적이었다. 2021/22시즌 베식타쉬와의 조별리그 최종전 5-0 대승까지 7경기 동안 홈에서 단 한 경기도 지지 않았다.
카타르 자본이 구단을 인수한 뒤, 챔피언스리그에 복귀한 2012/13시즌 이래로 PSG는 단 한 번도 토너먼트에 진출하지 못한 적이 없다. 최근 두 시즌은 16강, 2020/21시즌은 준결승, 2019/20시즌은 코로나19 시국이었지만, 결승에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강인이 합류한 첫 시즌에 PSG는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탈락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챔피언스리그는 최고 수준의 대회다. 우리는 조 1위 일수도, 아닐 수도 있다. 양 팀 모두 이길 수 있는 대회"라며 "우리 조가 너무나 타이트 해서 4경기 후에도 네 팀 모두 여전히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엔리케는 그러면서 "만약 우리가 (토너먼트에) 진출한다면, 그건 우리가 만든 성과일 것이다. 이제 홈으로 돌아가서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라고 뉴캐슬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Reuters,AP,EPA,AFP,DPA/연합뉴스, RMC스포츠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