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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재건' 맡은 박준혁 단장 "김태형 감독님과 소통 잘 돼, 강팀 만들겠다" [인터뷰]

기사입력 2023.11.02 06:00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김태형 신임 감독과 함께 롯데 자이언츠의 '재건'을 이끌 프런트의 수장이 정해졌다. 구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박준혁 전 인사팀장이 롯데 단장의 중책을 맡았다.

롯데 구단은 1일 "신임 단장으로 박준혁 전 인사팀장을 선임했다"며 "박준혁 단장은 2007년 롯데그룹 입사 후 자이언츠에서 국제담당, 마케팅담당을 거쳐 운영팀장, 인사팀장 등의 보직을 경험했다. 특히 지바롯데와의 업무 제휴로 양 구단의 상호 발전을 도모하고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업무에 기여하는 등 국제 감각 또한 갖추고 있다"고 발표했다.

롯데는 지난 20일 구단 제21대 사령탑으로 김태형 전 두산 베어스 감독을 선임했다. 동시에 성민규 단장을 경질하고 후임 단장 인선 작업에 착수했다.

롯데의 선택은 박준혁 전 인사팀장이었다. 2022 시즌 중반 롯데를 떠나 사업가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도 했지만 1년 만에 프런트 최고 책임자로 '금의환향'했다. 

박준혁 단장은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막중한 책임을 안고 롯데로 돌아와 무거운 마음이 들면서도 아직은 기쁜 감정이 더 크다"며 "롯데를 강한 팀으로 만들기 위해 고민할 수 있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다. 각자 위치에서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최선을 다해서 구단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롯데는 1982년 KBO리그 출범부터 함께 시작한 '원년구단'이지만 구단 공채 출신이 단장 자리에 오른 건 박준혁 단장이 처음이다. 사원부터 야구단 내 핵심 보직인 홍보팀장, 운영팀장, 인사팀장까지 두루 거쳐 프런트 업무에 해박하다. 

롯데의 내년 시즌 목표는 최소 '가을야구'다. 롯데는 2017 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오른 이후 2018년 8위, 2019년 10위, 2020년 7위, 2021~2022년 8위, 올해 7위까지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 8위-8위-8위-8위-5위-7위-7위의 비밀번호를 찍었던 암흑기가 눈에 아를 거릴 정도로 롯데는 강팀의 면모를 완전히 잃은 상태다.

롯데는 이 때문에 올해 오프시즌 대대적인 팀 개편에 나섰다. 지난 8월 래리 서튼 감독이 건강 문제로 자진사퇴한 이후 공석이던 1군 사령탑에 '명장' 김태형 감독을 선임했다.



김태형 감독은 2015년 두산 지휘봉을 잡자마자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친 뒤 준플레이오프에서 4위 넥센(현 키움)을 3승 1패로 제압했고 플레이오프에서는 2위 NC를 3승 2패로 업셋(Upset) 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삼성 왕조'를 무너뜨리고 4승 1패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김태형 감독의 두산은 2016 시즌 더 강해졌다. 93승을 수확하고 정규리그 1위에 올랐고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면서 21년 만에 통합우승을 이뤄냈다. 지도력을 인정받은 김태형 감독은 명실상부한 '명장'으로 우뚝 섰다.

김태형 감독의 성공 신화는 계속됐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두산은 김태형 감독의 지휘 아래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위업을 달성했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에서 2019 시즌 또 한 번 통합우승을 이뤘다. 주축 선수들의 FA 이적으로 인한 전력 약화 속에서도 2020, 2021년 포스트시즌에서 승부사 기질을 뽐내며 명승부를 펼쳤다.



롯데는 전통적으로 감독 선임에서 '베테랑'보다 '초보'를 선호했지만 6년 연속 가을야구 좌절 속에 변화를 택했다. 선수 시절은 물론 코치로도 롯데와 별다른 인연이 없었던 김태형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박준혁 단장 역시 김태형 감독과 호흡을 맞추는 건 처음이다. 다만 운영팀장 재직 당시 타 구단 감독들과 면을 트고 업무상 협조를 구하는 일이 더러 있었기 때문에 전혀 모르는 사이는 아니다.

박준혁 단장은 "김태형 감독님은 내가 운영팀에서 일할 때 종종 뵙고 이야기도 나눴다. 현재 감독님과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코칭스태프 선임 등도 감독님과 대화가 잘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롯데의 단장 선임이 조금 늦어졌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프런트에서 준비를 잘해줘서 차질 없이 업무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팀이 어떻게 하면 강해질 수 있을지만 고민하려고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준혁 단장의 취임 일성은 프런트의 역량 강화다. 신인 선수 선발부터 육성까지 1군에 좋은 선수들이 꾸준히 올라가기 위해서는 프런트 개개인의 성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박준혁 단장은 "한 사람이 어떤 슈퍼 파워를 가져서 모든 걸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KBO리그는 결국 좋은 선수를 뽑고 2군에서 육성시켜서 1군으로 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이 부분이 원활히 되기 위해서는 프런트의 역량 강화이고 내게는 가장 큰 숙제다. 1군 감독님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건 당연한 일이고 프런트가 가장 잘해야 하는 역할이다"라고 강조했다.

김태형 감독과는 이미 건전한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로 합심해 외국인 선수 영입, FA 계약 등 굵직한 사안들을 스토브리그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박준혁 단장은 "김태형 감독님과 서로 논의를 하다 보면 치열하게 많은 이야기가 오간다"며 "감독님께서 굉장히 합리적이시고 내 얘기를 잘 들어 주신다. 프런트와 감독님이 롯데가 강해질 수 있는 일을 함께 열심히 해 나가려고 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한편 롯데는 오는 30일까지 경상남고 김해 상동에 있는 2군 훈련장에서 김태형 감독의 지휘 아래 마무리캠프를 실시한다. 

사진=롯데 자이언츠/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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