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악인전기'가 왜 이럴까. 시청자와의 약속은 뒷전, 혼란이 더해지고 있다.
지난 14일 ENA 토일드라마 '악인전기'가 베일을 벗었다. '악인전기'는 절대 악인을 만난 생계형 변호사가 엘리트 악인으로 변모하는 이야기를 담은 범죄 누아르 드라마.
방영 전부터 신하균, 김영광, 신재하와의 만남, 전회차 19금이라는 파격 시도에 큰 기대를 모았다.
특히 ENA의 '첫 주말극' 시도로 '7인의 탈출', '연인', '힘쎈여자 강남순', '무인도의 디바'와 맞불을 놓으며 야심찬 포부를 드러냈다.
제작발표회 당시 김정민 감독은 "주말에 재밌는 드라마가 많지만"이라며 "세 분 캐릭터가 매회 어떻게 잘 녹여가는지, 이야기를 끌고 가는지 기대할수 있는 부분이 있다. 많은 분들이 사랑해줄거라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던 바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악인전기' 1회 시청률은 0.2%, 2회는 0.9%를 기록, 곧바로 듣도 보도 못한 '일월드라마'로 편성이 변경됐다. 시간대는 오후 10시 30분에서 10시로 옮겨졌다.
ENA 측은 "'악인전기'를 더 많은 시청자 분들께 선보이기 위해, 다양한 시청 패턴을 고려하여 편성을 변경했다"며 "한 주의 끝과 시작을 함께 하는 의미의 '일월극'이라는 새로운 드라마 편성을 시도해 시청자 한 분 한 분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기존 시청자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연기도 좋고 퀄리티도 좋다. 잘 만들어서 더 짜증난다", "차라리 월화드라마로 갔으면 무난하게 3~4% 나왔을 것 같다", "갑자기 바꾸는게 어딨냐", "일월은 또 뭐냐", "고생한 배우들만 안타깝다"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시청자와의 약속'인 편성을 변경할 때는 납득할 만한 이유가 필요하다. 그러나 '악인전기'의 경우 마땅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 '시청률' 때문이라면, 2화만을 방영한 상태였기에 반등의 기회도 분명히 있었다. 애매한 일월편성과 시간대 변경은 시청자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킨다.
전회차 19금으로 제작해두고, OTT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점 또한 위험한 도전이다. 다양한 시청층을 끌고 가기에는 무리가 있다.
오직 본방송과 지니TV에서만 공개되는데, 입소문이 난다고 해도 작품을 찾아보기 어려워 유입이 쉽지 않다.
지난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대박을 터뜨리며 채널을 알리는데 큰 기여를 했다. 시청률, 화제성을 전부 잡았고 OTT로는 넷플릭스가 편성됐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채널 특성상 본방송보다 OTT유입이 많기 때문. '마당이 있는 집', '행복배틀', '남남', '유괴의 날' 등도 마찬가지다. 입소문을 타고 OTT로 본방송 시청률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유괴의 날' 후속 '낮에 뜨는 달' 또한 티빙을 통해 OTT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에 비해 악조건만 가득한 특별 기획 '악인전기'의 전략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ENA, 온라인커뮤니티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