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강남, 임재형 기자) 라이엇 게임즈의 히어로 슈팅 게임 '발로란트'가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어올리고 있는 가운데, '발로란트' e스포츠도 리그 개편 이후 성공적으로 첫 해를 마무리했다. 2023년 '발로란트' e스포츠는 기존 지역별 리그에서 권역별 대회로 개편해 체계적인 시스템의 틀을 잡고 글로벌 흥행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이 속한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이하 VCT)' 퍼시픽 리그도 특색 있는 팀들과 명승부에 힘입어 평균 동시 시청자 12만 명, 최고 시청자 39만 명으로 역대급 흥행 성적을 냈다. 퍼시픽 리그의 흥행은 마지막 국제대회 '발로란트 챔피언스 LA'의 높은 인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VCT는 2024년 다시 한번 도약을 앞두고 있다. 2024 VCT는 '챔피언십 포인트' 제도 도입, 중국 리그 추가, 챌린저스 확장, 프리미어 시스템 도입으로 인한 '풀뿌리 e스포츠' 강화 등 다양한 변화가 예정돼 있다. 엑스포츠뉴스는 지난 25일 신지섭 라이엇 게임즈 발로란트 e스포츠 아시아-태평양 총괄을 만나 2023년 '발로란트' e스포츠의 소회와 2024년의 계획, 시스템과 관련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발로란트' e스포츠 새로운 출발점 된 2023년... 흥행 성과 '주목'
2023년 '발로란트' e스포츠는 큰 변화를 겪었다. 3개의 권역별 국제리그가 총 30개(권역별 10개)의 파트너 팀과 함께 출범했으며, 지역 리그 '챌린저스'는 자연스럽게 국제리그 합류를 도모하는 2부 리그로 변경됐다. '챌린저스' 우승 팀이 대결하는 '어센션'을 시도해 지역 최강 팀이 국제 리그에 합류할 수 있도록 했다.
'발로란트'는 지역 대회 우승팀이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시스템에서 더 나아가 여러 지역, 국가들이 한 곳에 모여 대결하는 '상시 국제전'을 기획했다. 이러한 방식을 채택한 이유로 신지섭 총괄은 "팬들의 더 높은 재미를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발로란트' e스포츠의 이러한 선택은 역대급 흥행 성적표로 돌려 받았다. 신지섭 총괄에 따르면 이번 퍼시픽 리그(아시아-태평양 대회)는 다른 리그와 비교해도 훨씬 높은 흥행 성적을 거뒀다. 신지섭 총괄은 "이번 2023 VCT 퍼시픽은 평균 동시 시청자 12만 명, 최고 시청자 39만 명을 기록했다. 압도적으로 월등한 흥행 성적을 달성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도 열기는 만만치 않았다. 지난 5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3 VCT 퍼시픽' 결승전은 2일 간 4000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면서 현장을 뜨겁게 만들었다. 당시 패자조 결승과 최종 결승전은 DRX-T1, PRX-DRX의 역대급 '풀 세트' 명승부와 함께 관람객들이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2023년 상당한 흥행 열기를 확인한 만큼 라이엇 게임즈는 추가적인 시청 경험 강화도 계획하고 있다. 신지섭 총괄은 "한국에 경기장이 많지 않지만, 최대한 많은 관람객들을 수용하기 위해 고려하고 있다"며 "다만 너무 관객 수를 우선하면 안된다. 현장의 경험 증진에도 많은 투자를 하겠다. 팬들이 즐길 수 있는 것들을 확장하고 풍성한 축제와 같은 결승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팀 수익성' 고민 중인 '발로란트' "e스포츠 생명줄은 팀"
e스포츠에 있어 팀 수익성은 매우 중요하다. 팀과 선수가 안정적인 환경에서 경기력을 뽐내야 팬층, 리그가 안정화된다. 팀의 수익 사업 외에도 여러 스포츠 종목에서 '인프라 구축'을 이유로 리그 차원에서 지원하는 경우도 이와 크게 맞닿아 있다. 라이엇 게임즈는 이미 '발로란트' 이전 LOL 프로 리그인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에서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도입해 리그의 안정적인 운영을 도모한 바 있다.
'발로란트' e스포츠도 참여한 팀들의 안정적인 운영을 크게 신경쓰고 있다. "e스포츠 팀들의 생명줄은 팀이다"라고 밝힌 신지섭 총괄은 팀들의 수익성을 재차 강조했다. 신지섭 총괄은 "수익이 나오지 않아 팀이 경영난을 겪고, 해체된다면 손해는 고스란히 팬들과 운영사에 돌아간다. 당연히 각 팀들에 '알아서 하라'고 할 수 없으며, 이에 파트너십 구조를 만들었다. 파트너 팀 과의 상생을 필두로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지원금에 대해 팀들을 위한 아이템 제작으로 수익을 공유하고 있다. 다만 수익에 더해 '비용'은 다른 문제이긴 하다. 최근 e스포츠 분야는 빙하기가 시작되기 전 과도한 연봉 인플레이션으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우승을 위한 '머니 게임'에 작은 규모의 e스포츠 팀은 날개를 펴지 못하고 추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발로란트'는 이같은 '과도한 비용'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 신지섭 총괄은 "매우 잘하는 선수가 높은 연봉을 받는 것은 원하고 있지만, 각 팀이 비용을 부담하는 상황에서 수익 대비 연봉이 너무 늘어나는 것은 기형적인 구조라고 생각한다.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며 "현재 e스포츠에는 투기 세력은 사라지고 '진짜 투자자'만 남았다. 연봉 상승 요인은 절제되고 있지만 향후 필요하다면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당장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래피드 트리거 기능' '국가대항전 참가' 신지섭 총괄의 견해는?
신지섭 총괄은 최근 '발로란트' 및 e스포츠와 관련한 '뜨거운 감자'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첫번째는 '래피드 트리거' 기능이다. 게이밍 기기 제조사의 프리미어 라인업을 중심으로 도입되고 있는 '래피드 트리거'는 키보드의 스위치 입력이 해제되는 지점과, 해제 이후 다시 입력하는 지점을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이다. '발로란트'는 완전히 정지한 상태에서 사격을 해야 하는 만큼 키보드에서 손을 떼면 즉시 정지하는 '래피드 트리거'는 프로 선수, 일반인 모두 큰 관심을 드러냈다.
전통 스포츠에서도 '장비'의 영역과 '부정 행위' 영역은 명백히 구별돼 있다. 야구를 예로 들면, 선수에 맞는 (규정 범위 이내의) 나무 배트는 사용이 가능하지만, 알루미늄 배트는 불가능하다. 투수는 '송진 가루'를 사용해 미끄러움을 방지할 수 있으나 '파인타르(송진)'는 절대 사용하면 안된다.
'래피드 트리거'의 '장비' 영역 허용에 대해 신지섭 총괄은 "장비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문제로 삼지 않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신지섭 총괄은 "현재 e스포츠에서 '래피드 트리거'에 대한 선례가 많다. 수면 위로 올라왔을때 '불공정' 검토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장비로 생각하고 있다. 프로 선수들 사이에서는 '필수다'라는 의견이 퍼져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라이엇 게임즈의 운영 게임 중 하나인 LOL(리그 오브 레전드)은 한국 대표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e스포츠 역사에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발로란트'의 국가대항전에 대해 신지섭 총괄은 "힘이 닿는데까지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팬들이 원하는 특별한 콘텐츠이기 때문에 충분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봤다.
신지섭 총괄은 "한때 LOL e스포츠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메달 수여식때에는 특히 감동적이었다"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채택처럼 '대중성 인정' 측면에서는 매우 가치 있는 일이다. 국가가 인정한 팀이 출전해 겨루는 것은 콘텐츠 측면에서 팬들이 원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한다. 힘을 합칠 수 있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엑스포츠뉴스 임재형 기자, 라이엇 게임즈 플리커
임재형 기자 lisc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