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설경구가 '소년들'로 정지영 감독과 처음으로 함께 작업하며 느꼈던 마음을 털어놓았다.
설경구는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소년들'(감독 정지영)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1999년 삼례나라슈퍼 사건 실화 소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소년들'은 지방 소읍의 한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과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형사,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사건 실화극이다.
설경구는 극 중에서 우리슈퍼 강도치사사건의 재수사를 시작한 완주서 수사반장 황준철 역을 연기했다.
전라북도에서 손꼽히는 검거율을 자랑하는 베테랑 형사 황준철은 일명 '미친개'라는 별명을 가진 인물이다.
완주경찰서 수사반장으로 부임해 사건을 해결해 나가던 어느 날 이미 범인이 잡힌 우리슈퍼 강도치사사건의 진범을 제보하겠다는 연락을 받고 사건을 다시 파헤치던 중,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고 진실을 바로잡기 위해 재수사에 나선다.
특히 '소년들'은 설경구와 정지영 감독이 처음으로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작품으로도 주목 받았다.
앞서 정 감독은 '소년들'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황준철 역할에 설경구를 염두에 뒀다며, '설경구가 출연하지 못할 상황이 된다고 하더라도 기다리려고 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날 설경구는 "이전에 사실 한 번 제의가 있었는데, 일정이 맞지 않아서 고사한 적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감독님의 '부러진 화살'(2012)를 정말 재미있게 봤다. 감독님을 보면서 마음 자체가 소년 같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이번에 '한 번 같이 해야지'라고 하셔서 그냥 하시는 말씀인 줄 알았는데, 진짜 시나리오를 주시더라"며 과정을 떠올렸다.
정 감독은 '소년들'을 제안하며 설경구의 대표 캐릭터 중 하나인 강철중을 언급했고, 설경구는 "예전 같았으면 경찰 역을 피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단순하게 접근하려고 했다. 황준철이 '미친개'라는 별명이 있지 않나. 그 별명에 맞춰서 사건에 집중하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정 감독과의 작업 과정도 떠올렸다.
설경구는 "감독님처럼 나이 먹고 싶더라. 모두 수평 관계이고, 상하 관계가 없으시다. 한 번은 조감독님과 거침없이 싸우고 있는 것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토론하시는 것이었다. '그래도 꼰대같은 기질이 조금 있으시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전혀 없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배우들에게 디렉션을 주기 위해 지하와 3층을 가리지 않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정 감독의 모습에도 놀랐다고 말하며 "심지어 지방 촬영을 오실 때는 배낭에 4kg짜리 아령을 들고 오셔서 촬영 중간중간 운동을 하시더라"고 두 눈을 크게 떴다.
설경구는 "저도 그런 분위기의 상하 관계를 싫어하는 사람이다. 특히 후배들에게는 연기에 대해서는 절대 얘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건 확실하다"고 강조하며 미소 지었다.
'소년들'은 11월 1일 개봉한다. (인터뷰②에 계속)
사진 = CJ ENM, 엑스포츠뉴스DB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