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앞둔 수지 "대본에 없던 욕설까지…20대 연기 이제 힘들어" [인터뷰 종합]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수지가 '이두나!'에서 아이돌을 연기하면서 작품에 더욱 몰입했던 시간들을 돌아봤다.

수지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이두나!'(감독 이정효)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글로벌 인기를 얻은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이두나!'는 평범한 대학생 원준(양세종 분)이 셰어하우스에서 화려한 K-POP 아이돌 시절을 뒤로 하고 은퇴한 두나(수지)를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드라마다.



눈에 띄는 외모와 특출난 실력으로 최정상 아이돌이 됐지만 그룹과 회사를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과 멤버들의 질투까지 혼자 안고 활동하던 두나는 어느 날 공연 중 무대를 이탈하고 돌연 탈퇴를 선언한다. 

대중에게서 완전히 자취를 감춘 채 대학가 셰어하우스에서 시간을 흘려보내던 두나는 드림스윗 굿즈를 입고 나타난 원준을 사생팬으로 오해하지만, 원준과 친구들을 만나면서 차츰 즐겁게 일상을 보내기 시작하고, 어느새 원준에게 진심으로 끌리기 시작한다.

수지는 "주변에서도 잘 봤다는 연락들이 왔다"며 "원작 웹툰을 봤을 때부터 이두나의 묘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제가 그동안 보여드리지 않았던 분위기여서 연기해보고 싶었는데, 실제 대본을 받고 나니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두나의 상황이나 마음에 묘한 공감이 되더라. 다른 사람들보다는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겠다 싶었다"고 작품을 향한 애정을 전했다. 



또 "제목부터 인물의 이름이 들어가지 않나. 큰 서사나 사건은 없지만 이두나라는 인물이 표현되는 것이 매력인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두나라는 사람을 좀 세게 표현해도 괜찮다 싶었다. 누군가를 만났을 때 자신을 알아보는 것 같은 사람에게 더 경계심을 갖고 날카롭게 하는 그런 모습들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캐릭터를 잘 표현하기 위해 흡연 연기까지 섬세하게 신경을 쓰며 준비한 수지는 "두나에게 가장 중요한 신이기도 했다. 외로워 보였으면 좋겠다는 마음, 두나를 봤을 때 숨이 턱 막혔으면 좋겠다는 느낌으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을 더했다.

또 거침없는 욕설 연기까지 소화해낸 것에 대해서는 "대본에 없던 욕설도 많았다. 그냥 제가 욕설을 더 놓기도 했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특히 '이두나!'에서는 배우 고아성, 라치카의 리안, 시미즈, 가수 자넷서와 함께 드림스윗이라는 걸그룹을 결성해 무대에 오른다.

실제 2010년 데뷔부터 2017년까지 미쓰에이(miss A)로 활동했던 수지는 "미쓰에이는 제게 '이두나!' 속 드림스윗 같은 존재다. 7년을 함께 했고, 저의 청춘이 거기에 있는 것 아닌가. 연예계 생활의 시작을 미쓰에이로 했기 때문에, 제게는 빼놓을 수 없는 순간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드림스윗으로 연습을 할 때부터 사실 기분이 묘했다. 오랜만에 그룹으로 연습을 하고 합을 맞춘 것이었다. 무대에 서기까지 연습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았지만 열심히 합을 맞추면서 무대 생각만 계속 했던 것 같다. 촬영 상황 상 한번에 찍어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잘해야겠다'는 생각만 했었다"고 떠올렸다.



극 중에서도 가수를 연기해야 했기에 소위 말하는 '연예인 느낌'을 내내 유지해야 했다.

수지는 "원준이와 만나는 장면에서는 두나가 더 연예인이라는 느낌이 보였으면 좋겠다 생각해서 더 신경을 썼다. 두나가 입는 옷들이 크롭티처럼 몸에 딱 붙는 것들이 많아서 잘 소화할 수 있게 신경 썼다. 노출이 있는 의상도 좀 있었는데, 그런 옷들을 입다 보니 자연스럽게 음식들을 잘 안 먹게 되더라"고 털어놓았다.

지난 해 호평 받았던 '안나' 출연부터 현재의 '이두나!', 차기작으로 김은숙 작가의 '다 이루어질지니'를 확정하며 연기 활동에 집중하고 있지만, '가수 수지'로 무대에 서는 생각은 "틈틈이 계속 하고 있다"고 말을 이었다.



1994년 생으로, 20대의 마지막 작품을 '이두나!'로 남기게 된 수지는 "나이에 대한 생각을 잘 안하고 있다 싶었는데, '이두나!'에서 20대 초반을 연기해야 하다 보니 아무래도 신경이 안 쓰이진 않더라. 어려보이려고 말투도 다시 연습을 하곤 했다"며 멋쩍게 웃었다.

이어 "'이제는 20대 초반 연기는 힘들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던 찰나에, 타이밍이 좋게 '이두나!'로 20대를 잘 마무리할 수 있어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면서 "(데뷔 1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많이 긴장이 되고, 매번 새롭다는 느낌이다. 데뷔 20년 쯤이 되면 좀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고 조심스레 말을 더했다.

'이두나!'는 지난 20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돼 스트리밍 중이다.

사진 = 넷플릭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