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장항준 감독과 송은이 대표가 '오픈 더 도어'가 가진 의의에 대해 설명했다.
25일 오전 서울 상암동 컨텐츠랩비보(이하 비보) 사옥에서 영화 '오픈 더 도어' 감독 장항준과 제작자 송은이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오픈 더 도어'는 미국 뉴저지 한인 세탁소 살인 사건 이후 7년, 비밀의 문을 열어버린 한 가족의 숨겨진 진실을 그린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 배우 이순원, 서영주, 김수진, 강애심 등이 출연했다.
이날 컨텐츠랩비보(이하 비보) 대표 송은이는 "장항준 감독이 아티스트, 셀럽으로도 함께하는데 팟캐스트 '시네마운트' 이후 많은 대중에게 선보이는 작품이고 비보가 창립 후 8년 차 접어드는데 첫 번째 영화 제작이라 기분이 이상하고 많이 설렌다. 개봉자체가 많이 불투명한 요즘인데 개봉을 하게 된 자체도 너무 기쁜 일"이라고 장항준 감독과 함께한 소감과 영화 개봉 소감을 전했다.
메가폰을 든 장항준 감독은 "교민 사회에서 나올 수 있는 가족들의 우호와 갈등,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살아남기 위한 욕망이 폭발한 사건"이라며 "우리가 '문'을 살면서 몇천 개를 들락날락한다. 중요한 문을 열 것인가 말 것인가, 탐욕의 문을 열어서 손잡이를 돌려서 파멸로 가게 되는 등 어떤 결정적인 문을 걸쳐서 이런 삶이 됐는가에 주안점을 뒀다"고 영화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작비 때문에 한국으로 무대를 바꾸는 게 어떠냐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미국 교민사회의 특수성이 있다. 한국 교민들은 이민 온 순간부터 시간이 멈춰있는 분들이라 지금 한국인보다 더 보수적이다. 또한 교민 사회에 정착하는 데 힘든 시기에 보냈기 때문에 끈끈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가족 간의 유대감도 달라서, 살아남기 위한 분투, 균열들 이 이야기를 이런 배경 없이는 전달할 수 없다고 생각해 미국에 가서 촬영했다"고 소재를 선택한 부분에 대해 말했다.
장항준 감독 전작 '리바운드'는 69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송은이는 제작자로서 불안한 마음이 들었을 수도 있다. 그는 "같이 제작을 한 건 아니지만 개봉 전부터 좋은 영화라고 생각했고 기대했는데 이렇게 좋은 영화도 성적이 이렇게 나오는 것은 시장이 쉽지 않다고 체감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우리 영화는 어떻게 개봉할 것인가에 대해 오히려 학습돼서 일반적인 홍보보다는 특별하게 하려고 한다"며 "대중이 재밌어할 만한 요소를 만들려고 한다. 이번에는 GV도 많이 하고 영화를 재밌게 보신 분들 가운데 몇 명 선정해서 장항준 감독과 회식을 하려고 한다. 장항준 감독과는 전혀 상의하지 않았다.(웃음)"라고 영화 외의 이벤트 진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힘든 한국 영화계에 대해 장 감독은 "우리는 항상 배가 고팠다. 영화하는 사람들은 가난함, 배고픔의 대명사였던 것 같다. 진짜 영화가 좋아서 오늘날까지 살아남아 영화를 만드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송은이는 "어렵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 좋은 이야기에 집중하고,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영화들이 나오는 중요한 타이밍이 될 수 있다. 어렵지만 영화의 본질에 집중하는 작업이 계속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의견을 전했다.
장 감독은 "한국 영화가 위기여서 영화를 개봉하는 것 자체가 손해로 직결되기도 한다"며 "우리도 그렇지만 영화 학도들의 미래가 날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도 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 손익분기점 넘기는 영화가 5편 밖에 안 되는 것은 충격적인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잘 이겨냈으면 좋겠고 좋지 않은 환경 안에서 크진 않지만 영화를 개봉하고 도전했다는 것이 저희에게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영화를 보고 생각할 거리가 있기를 바란다. 상업 영화들은 직관적인데 우리는 반대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작품을 만든 것에 대해서는 만족스럽다"고 이야기했다.
송은이 역시 "영화가 흥행 공식을 따르고, 상업적 방법을 따라 갈 수는 있지만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소신 있게, 만듬새가 좋게 만드는 것에 자부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픈 더 도어'는 오늘(25일) 개봉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사진=콘텐츠랩비보, 콘텐츠판다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