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최원영 기자) 일요일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은 2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1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9 26-24 29-27)으로 완승을 거뒀다. 2, 3세트 후반 역전극을 펼치며 짜릿한 승리를 손에 넣었다.
3연승을 내달렸다. 지난 14일 김천 한국도로공사전서 3-0, 18일 수원 현대건설전서 3-2로 승리했다. 이날 홈 개막전에서 승점 3점을 추가하며 현대건설(승점 7점·2승1패)을 제치고 1위(승점 8점·3승)로 올라섰다.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가 블로킹 2개, 서브 2개 포함 23득점(공격성공률 42.22%), 김연경이 블로킹 1개를 묶어 20득점(공격성공률 50%)을 터트렸다. 쌍포의 위력을 뽐냈다. 이주아가 8득점(공격성공률 53.33%)을 보탰다.
기록 잔치로 겹경사를 누렸다. 김연경이 여자부 역대 7호로 개인 통산 4000득점을 돌파했다. 옐레나는 역대 12호로 후위득점 5000점을, 이주아는 역대 63호로 1000득점을 넘어섰다. 2세트 역전의 주역인 김수지는 역대 8호로 서브성공 250개를 달성했다.
페퍼저축은행에선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가 외롭게 싸웠다. 블로킹 4개를 얹어 28득점(공격성공률 55.81%)을 올렸다. 그 외엔 두 자릿수 득점자가 없었다. 박정아가 블로킹 1개 포함 9득점(공격성공률 33.33%), 엠제이 필립스(등록명 필립스)가 블로킹 2개를 곁들여 9득점(공격성공률 50%)을 기록했다.
▲선발 라인업
-흥국생명: 아포짓 스파이커 옐레나-아웃사이드 히터 김미연-미들블로커 김채연-아웃사이드 히터 김연경-세터 이원정-미들블로커 이주아-리베로 도수빈.
여자배구 첫 외국인 사령탑 맞대결이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조 트린지 감독과) 한두 번 만나 같이 이야기를 나눴다. 경기에선 처음 맞붙는데 한 번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주전 세터 이원정의 무릎 상태가 좋지 않다. 계속해서 통증을 느끼고 있다. 아본단자 감독은 "컨디션이 100%는 아니다. 그래도 경기에 함께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원정은 경기 전 공식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했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페퍼저축은행: 아웃사이드 히터 이한비-미들블로커 필립스-세터 이고은-아웃사이드 히터 박정아-미들블로커 염어르헝-아포짓 스파이커 야스민-리베로 오지영.
트린지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경기 전 "야스민은 아직 만들어가는 중이다. 공격 시스템에서 조화가 필요하다. 선수들과 같이 합을 맞춰가고 있다"며 "필립스는 전반적으로 잘하고 있다. 공격은 물론 블로킹으로도 경기에서 큰 몫을 해준다"고 말했다.
리베로와 아웃사이드 히터가 모두 가능한 채선아에 관해서는 "리베로 유니폼을 입지 않고 (아웃사이드 히터로) 후위 수비 보강을 위해 투입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아본단자 감독과의 맞대결에 관해서는 "비시즌에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존경하고 존중하는 분이다. 경기가 무척 기대된다"며 설렘을 드러냈다.
▲1세트: 옐레나 타임
팀 리시브 효율서 흥국생명이 40%-18.18%로 압도했다. 옐레나가 홀로 블로킹 1개, 서브 1개를 얹어 10득점(공격성공률 53.33%)을 선보이며 1세트 선취에 앞장섰다. 야스민은 블로킹 1개를 묶어 7득점(공격성공률 46.15%)을 올렸다.
흥국생명이 초반부터 몰아붙였다. 김연경의 오픈, 옐레나의 후위공격, 이주아의 속공, 김채연의 서브에이스, 김연경의 퀵오픈 등으로 6-1, 기선제압 했다. 페퍼저축은행은 1-5서 첫 번째 작전타임을 썼다. 야스민이 분전했다. 4-8로 따라붙었다. 그러나 이한비의 퀵오픈이 옐레나의 블로킹 벽에 막혔다. 흥국생명이 10-5로 앞서나갔다.
세트 중반 야스민이 퀵오픈과 블로킹을 터트렸다. 11-14로 추격했다. 흥국생명이 작전타임을 불렀다. 페퍼저축은행은 7-12서 필립스 대신 박사랑을 투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흥국생명이 너무 강했다. 페퍼저축은행이 염어르헝의 블로킹 네트터치로 주춤한 사이, 김미연의 퀵오픈과 옐레나의 오픈으로 17-11을 이뤘다. 이후 옐레나의 서브에이스로 20-13이 됐다.
페퍼저축은행은 이한비를 불러들이고 박은서를 기용했다. 박정아가 블로킹으로 옐레나의 후위공격을 가로막으며 17-23을 만들었다. 이미 크게 벌어진 거리를 더 좁힐 순 없었다. 흥국생명이 옐레나의 후위공격과 오픈으로 손쉽게 25점째를 완성했다.
▲2세트: 승부는 24점부터, 김수지부터
페퍼저축은행은 염어르헝을 빼고 하혜진의 이름을 선발 라인업에 적었다.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드는 데 성공했다. 팀 리시브 효율서 21.74%-13.04%로 앞섰다. 공격성공률서도 45.16%-41.3%로 우세했다. 야스민이 10득점(공격성공률 61.54%)을 쌓았다. 그러나 뒷심이 부족했다. 김수지의 서브에 당했다. 흥국생명에선 김연경이 8득점(공격성공률 63.64%)으로 팀 내 최다를 기록했다.
야스민의 오픈과 상대 김채연의 속공 범실로 페퍼저축은행이 2-0 리드를 잡았다. 흥국생명은 옐레나의 연속 후위공격으로 금세 2-2 균형을 맞췄다. 김연경이 오픈에 이어 블로킹으로 필립스의 속공을 가로막으며 4-3으로 역전했다.
페퍼저축은행은 디그 후 두 번째 터치가 이뤄지지 않아 실점하는 등 고전했다. 상대 옐레나의 공격 범실과 박정아의 오픈을 묶어 8-7로 점수를 뒤집었다. 계속된 줄다리기서 야스민의 연속 오픈으로 12-9, 달아났다. 흥국생명이 작전타임으로 흐름을 끊자 이고은의 서브에이스로 13-9를 빚었다. 야스민의 퀵오픈에 김미연을 봉쇄한 이한비의 블로킹으로 15-10, 미소 지었다.
흥국생명은 김채연의 속공으로 11-15를 이룬 뒤 김미연, 이원정을 빼고 세터 김다솔, 아시아쿼터 외인인 아웃사이드 히터 레이나 토코쿠(등록명 레이나)를 넣었다. 김연경의 오픈으로 12-15를 기록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수비 강화를 위해 박정아 대신 채선아를 기용했다. 흥국생명은 레이나, 이주아의 오픈으로 14-17를 만들었다. 긴 랠리를 끝내는 레이나의 오픈으로 15-17까지 위협했다. 페퍼저축은행은 필립스의 이동공격으로 18-15, 실점을 끊어냈다. 이한비, 채선아를 벤치로 부르고 박은서, 박정아를 코트에 넣었다.
흥국생명도 김다솔, 레이나 대신 다시 김미연, 이원정을 투입했다. 옐레나가 날카로운 직선 코스의 오픈에 이어 상대 블로킹 벽을 활용한 쳐내기 오픈 득점으로 18-19를 이끌었다. 상대 야스민의 공격 아웃으로 마침내 19-19, 나란히 섰다.
페퍼저축은행은 옐레나의 공격 범실과 박정아의 오픈에 힘입어 21-19로 멀어졌다. 흥국생명은 작전타임을 쓴 뒤 김채연 대신 베테랑 김수지를 기용했다. 그러나 김미연의 퀵오픈이 야스민의 높은 블로킹에 막혔다. 페퍼저축은행이 22-19로 나아갔다. 이후 야스민은 김연경의 퀵오픈마저 블로킹해내며 23-20을 선사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퀵오픈과 상대 야스민의 공격범실로 23-24까지 쫓았다. 코트 뒤쪽 빈 곳을 노린 김수지의 절묘한 서브에이스로 24-24, 승부를 듀스로 연장했다. 김수지의 디그에 이은 김연경의 퀵오픈으로 25-24, 점수를 뒤집었다. 김수지가 엔드라인 근처로 완벽하게 서브를 넣으며 다시 서브에이스를 터트렸다. 26-24, 흥국생명의 역전극이 완성됐다.
▲3세트: 또 뒤집은 흥국, 또 당한 페퍼
흥국생명은 2세트 승리를 가져온 김수지를 김채연 대신 선발 출전시켰다. 페퍼저축은행은 이한비를 제외하고 박은서를 넣었다. 박은서의 서브로 상대를 흔들어 2-0을 빚었다. 흥국생명은 김미연의 퀵오픈과 김연경의 연속 퀵오픈으로 3-2를 기록했다. 페퍼저축은행도 야스민의 후위공격, 오픈으로 5-4를 만들었다.
접전서 흥국생명이 이원정의 서브에이스, 옐레나의 오픈으로 9-7 달아났다. 페퍼저축은행은 야스민의 오픈과 박정아의 후위공격, 10-9 맞불을 놨다. 이후 박정아의 공격이 연이어 통하지 않았다. 그 사이 흥국생명이 옐레나의 연속 후위공격으로 14-12, 멀어졌다. 강약 조절이 돋보였다. 결국 페퍼저축은행이 작전타임을 요청했다. 야스민의 후위공격과 상대 이원정의 네트터치로 14-14가 됐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퀵오픈, 이주아의 이동공격으로 16-15, 근소한 리드를 유지했다. 페퍼저축은행은 박정아를 빼고 채선아를 넣었다. 박은서의 연속 퀵오픈과 야스민의 오픈, 블로킹으로 금세 19-16까지 도망갔다. 흥국생명은 17-18서 이원정을 빼고 김다솔을 넣었다. 옐레나의 블로킹으로 응수했다. 페퍼저축은행은 필립스의 속공과 블로킹으로 받아쳤다. 20-17로 먼저 20점에 도달했다.
이후 김다솔의 세트 네트터치로 17-21이 됐다. 흥국생명은 선수 교체를 통해 다시 이원정을 투입했다. 김미연을 불러들이고 레이나를 기용했다. 18-21에선 이주아 대신 김채연을 넣었다. 옐레나가 힘을 냈다. 퀵오픈, 오픈, 서브에이스로 21-22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김연경의 퀵오픈으로 22-22 동점이 됐다. 페퍼저축은행은 22-19서 박정아를 코트로 들여보냈으나 상대의 추격을 막지 못했다.
승부처에서 김연경이 떠올랐다. 오픈 2개로 24-23 매치포인트를 이뤘다. 야스민의 후위공격으로 24-24 듀스가 되자 김연경이 퀵오픈으로 25-24를 만들었다. 디그 후 마무리 지을 기회가 몇 차례나 왔지만 이원정의 세트가 급격히 흔들렸다.
승자는 흥국생명이었다. 옐레나의 퀵오픈과 상대 필립스의 속공 아웃으로 환호했다.
사진=인천, 고아라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