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200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3관왕 김우민(22·강원도청)이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 첫 출전 종목 남자 자유형 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우민은 14일 전남 목포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전국체전 수영 남자 일반부 자유형 1500m 결승에서 15분15초76으로 터치패드를 찍어 우승했다.
경기 초반부터 오세범(안양시청), 장규성(독도스포츠단) 등 다른 경쟁자들을 훌쩍 따돌리며 선두로 나섰던 김우민은 무난히 1등으로 들어오며 아시안게임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기록에선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세웠던 14분54초25보다 20초 이상 느렸다.
김우민은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남자 계영 800m 결승에서 황선우(강원도청), 양재훈(강원도청), 이호준(대구광역시청)과 함께 7분01초73의 아시아 신기록을 작성하며 한국 수영 사상 첫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어 개인전에 돌입, 남자 자유형 1500m에서 은메달, 남자 자유형 800m에서 금메달,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총 4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자유형 800m에선 한국 신기록이자 아시안게임 신기록인 7분46초03을 내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난 7월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자신이 세운 종전 한국 기록(7분47초69)을 두 달 만에 1초66 앞당겼다.
김우민은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최윤희(여자 배영 100m·배영 200m·개인혼영 200m),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박태환(남자 자유형 200m·자유형 400m·자유형 1500m), 역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박태환 (남자 자유형 100m·자유형 200m·자유형 400m)에 이어 한국 수영 선수로는 2번째, 횟수로는 3번째 아시안게임 3관왕을 차지했다.
김우민은 이런 좋은 성적에 힘입어 폐막일엔 양궁 리커브 여자 개인전과 단체전, 혼성 단체전에서 3관왕을 차지한 임시현과 함께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 MVP로 선정됐다.
자유형 중장거리가 주종목인 김우민은 이번 전국체전에선 남자 일반부 자유형 400m, 자유형 1500m, 혼계영 400m, 계영 400m, 계영 800m, 그리고 시범경기로 치러지는 일반부 혼성혼계영 400m에 출전 신청을 했다.
그 시작인 자유형 1500m에서 우승하며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김우민은 기록을 놓고 봤을 때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도 무난하게 딸 것으로 보인다. 계영 3종목 역시 같은 강원도청에 아시안게임 2관왕 황선우, 계영 800m 금메달 멤버 양재훈이 있어 5관왕도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김우민은 우승 뒤 자신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음을 고백했다.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경기를 뛰는 게 힘들었지만,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아직도 몸 상태는 좋지 않지만, 회복에 전념하면서 남은 경기에 집중하겠다"며 "지난해 거두지 못한 5관왕을 이번 대회에선 꼭 하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5관왕을 차지하면 생애 첫 대회 최우수선수(MVP)상도 노려볼 만하다. 김우민이 MVP에 오르면 대표팀 동료 황선우의 사상 첫 3년 연속 전국체전 MVP 도전에도 제동을 걸 수 있다. 황선우 역시 이번 대회에서 남자 자유형 100m와 200m에 출전하고 단체전에선 김우민과 같은 3종목에 출전해 5관왕이 가능하다.
2021, 2022년 전국체전 대회 MVP를 받은 황선우가 이번 대회에서 MVP를 다시 받으면 전국체전 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수상자가 된다. 하지만 이번엔 김우민이란 경쟁자가 등장했다. 김우민은 "황선우와 서로를 응원할 것"이라며 "경쟁 상대로 생각하진 않겠다"라고 말했다.
두 선수는 힘을 합쳐야 할 동료이기도 하다. 김우민과 황선우는 15일 남자 일반부 계영 800m, 17일 계영 400m, 19일 혼계영 400m에서 같은 팀원으로 물살을 가른다.
김우민은 "그동안 열심히 준비한 만큼 기록과 순위,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팀원들과 함께 좋은 결과를 끌어내겠다"고 밝혔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