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구단 레전드 다비드 데헤아를 방출하고, 안드레 오나나를 대체자로 영입한 선택이 실수라는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10일(한국시간) "크리스 서튼은 다비드 데헤아가 훨씬 더 나았기 때문에 맨유는 안드레 오나나한테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라고 보도했다.
맨유는 2023/24시즌을 앞두고 2011년부터 골문을 지켜온 수호신 데헤아와 이별했다.맨유에서 12년을 뛰는 동안 545경기에 나와 클린시트 190회를 기록한 데헤아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전 경기 출전해 무실점을 17번이나 기록하면서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다.
데헤아는 맨유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클린시트를 기록한 골키퍼로 등극하면서 레전드 반열에 올랐지만 2023/24시즌을 앞두고 재계약에 실패해 지난 6월 30일에 계약이 만료되면서 맨유와 작별하게 됐다.
맨유가 데헤아와 작별하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데헤아는 방출되기 전까지 주급 37만 5000파운드(약 6억2700만원)로 구단 내에서 가장 많은 급여를 수령 중인 선수였다.
맨유는 데헤아에게 재계약을 체결하는 조건으로 연봉을 대폭 삭감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끝내 결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헤아가 맨유를 떠나게 된 또 다른 이유로 팬들은 '안정성 부족'을 꼽았다. 데헤아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무실점 경기를 가장 많이 기록한 골키퍼이지만 패스나 선방에서 실수를 종종 범하면서 비판에 시달렸다.
후방 빌드업 도중 패스 미스를 범하면서 위기를 초래하거나 장점이던 선방 능력도 이전보다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축구 통계매체 'FBREF'에 따르면, 데헤아는 지난 시즌 선방률이 71.1%에 이르면서 프리미어리그에서 10번째로 높은 선방률을 기록했다.
맨유가 데헤아를 보내고 새로 영입한 골키퍼는 카메룬 출신 안드레 오나나였다. 오나나는 아약스 시절부터 에릭 턴 하흐 맨유 감독과 함께했던 골키퍼로, 지난 시즌 인터밀란이 유럽축구연맹(UEFA) 준우승을 차지하는데 적지 않은 공을 세웠다.
맨유를 이끄는 에릭 턴 하흐 감독은 데헤아 대체자로 제자였던 오나나 영입을 추진했다. 턴 하흐 감독의 요청에 따라 맨유는 인터밀란에 이적료 4700만 파운드(약 709억원)를 지불하고 오나나를 데려왔다.
오나나는 많은 기대를 받으며 맨유 유니폼을 입었지만, 데뷔 시즌 초반부터 팬들의 불신을 샀다. 패스 플레이는 데헤아보다 나았지만 골키퍼한테 가장 중요한 선방 능력이 부족해 매경기 불안감을 노출했다.
지난 7일 후반 추가시간에 스콧 맥토미니가 연달아 2골을 터트리며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뒀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브렌트퍼드전에서도 오나나는 선제 실점 장면에서 막기 어려운 슈팅이 아니었음에도, 슈팅을 제대로 쳐내지 못하면서 무실점 기록에 실패했다.
경기 후 영국 공영방송 'BBC' 평론가이자 매주 프리미어리그 이 주의 팀을 선정하는 개러스 크룩은 "오나나는 소년도 막을 수 있는 슈팅에 득점을 허용했다"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과거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뛰었던 공격수 크리스 서튼은 데헤아를 내보내고 오나나를 영입한 맨유 선택을 지적했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서 서튼은 "사실 오나나를 찾아보긴 해야 했다. 난 오나나의 발이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골키퍼는 손을 사용해야 하는데 그가 충분히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브렌트퍼드전을 보면 사람들은 미드필더에서 실수가 있었거나, 빅토르 린델뢰프가 더 잘했어야 했다고 말하는 걸 좋아한다"라며 "결론은 지난 수년 동안 맨유는 페테르 슈마이켈, 다비드 데헤아와 같은 훌륭한 골키퍼가 있었다는 점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데헤아는 오나나보다 훨씬 더 나은 골키퍼였지만 만약 오나나가 제 역할을 해준다면 문제 될 건 없다"라며 "난 오나나가 팀 전체를 향한 압박을 늘리고 있다고 생각하며, 맨유는 클럽에 적합하지 않은 오나나를 영입하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라고 밝혔다.
데헤아를 방출하고 오나나를 영입한 맨유의 결정이 지적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6일 리그 5라운드 브라이턴전에서 맨유가 1-3 패배를 당한 이후 일부 매체에선 "사람들은 깨어나야 한다. 우리는 데헤아를 교체할 필요가 없었다. 후방에서 플레이하는 능력은 없지만, 실점하지 않는 골드글로브 수상자를 바꿨어야만 했나? 맨유는 볼 플레잉 골키퍼를 위해 수비를 무너뜨렸다"라며 전임자인 데헤아를 데려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 때도 오나나가 선방 실수를 범하자 "턴 하흐 감독은 손에 문제를 겪고 있는 오나나로 발로 공을 다루는 데 어려움을 겪는 데헤아를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팀의 수비 활동에 대해 지적한 것이 옳았다. 하지만 경기 자체에서 손을 더 잘 사용하는 것이 중요했다. 사네의 슈팅 당시 오나나는 일상적인 세이브였어야 할 만큼 충분히 가까웠다"라고 비판했다.
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오나나가 맨유 'No.1' 골키퍼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는 것뿐이다. 10월 A매치 기간에 돌입해 시즌이 휴식기에 들어간 가운데 오나나가 재정비를 마치고 클럽에서 데헤아에 대한 그리움을 지울 수 있을 정도로 안정된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PA Wire, EPA, AP/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