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축구종가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로 이름을 날렸던 웨인 루니가 조국에서 감독직 역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9일(한국시간) 영국 '미러'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DC 유나이티드의 감독직을 수행한 웨인 루니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소속 버밍엄 시티의 감독으로 부임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루니가 자신의 사단에 전 잉글랜드 대표팀 동료 애슐리 콜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한솥밥을 먹던 존 오셔도 같이 데려올 예정"이라고도 전했다.
루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잉글랜드 대표 공격수 출신으로 13년간 맨유에서 뛰며 559경기 253골 134도움을 올린 구단 역대 최고의 공격수 중 한명이었다.
그러나 감독으로서는 평가가 분분하다. 지난 2019/20 시즌 당시 잉글랜드 챔피언십(잉글랜드 2부리그) 소속 더비 카운티에 선수 겸 감독으로 지도자 행보를 걷기 시작한 웨인 루니는 더비 카운티에서 분전하며 2020/21시즌까지 팀을 2부리그에 잔류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 다음 시즌인 2021/22 시즌 구단의 여러 문제가 대두되며 승점 21점이 삭감돼 루니의 분투에도 불구하고 더비 카운티는 3부리그 리그1으로 강등됐다. 시즌이 끝나고 팀을 떠난 루니는 2022/23 미국 MLS의 DC 유나이티드 감독으로 부임했으나 첫 시즌 리그 꼴찌를 기록했다. 이후 2023년 새 시즌 들어 팀을 시즌 플레이오프까지 진출시키는 등 가능성을 보여주나 싶었지만 플레이오프 진출은 최종 실패로 끝나고 결국 지난 7일 보드진과의 불화로 인해 지휘봉을 내려놨다.
'미러'는 "루니가 사령탑을 내려놓은 직후 버밍엄과의 링크를 부인하고는 있으나 버밍엄 측에서는 루니를 선임하길 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 스포츠 전문 라디오 방송 'BBC5 라이브'는 지난 8일 SNS를 통해 "루니가 (버밍엄의 현 감독) 존 유스터스를 대체할 것"이라며 이미 계약이 끝났다고 알린 뒤 "콜과 오셔 또한 루니 사단에 합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구단과 루니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바 없지만 루니가 버밍엄으로 향하는 것은 사실상 확정이라는 이야기다.
'미러'는 "존 유스터스가 지난 여름 버밍엄에 부임한 이후 좋은 행보를 보이며 리그 6위에 올려놨다. 그러나 버밍엄의 새 구단주 '나이트헤드 캐피털'은 루니의 광팬"이라고 전하며 "구단에 스타 선수 출신 감독을 영입하는 것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루니같은 잉글랜드 축구의 상징을 사령탑으로 삼는 것이 버밍엄의 목표라는 것이다.
루니는 지난 7일 DC 유나이티드와의 고별 기자회견에서 "미래에 정해진 것은 없다. 아무런 계획 없이 잉글랜드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전하며 버밍엄 감독 선임에 대한 의혹을 부인했다.
만약 루니가 잉글랜드에서 다시 지휘봉을 잡는다면 은퇴한 스타 선수 출신 감독이 또 하나 늘어나는 것이다. 첼시에서 활약하며 잉글랜드 최고의 미드필더 칭호를 놓고 첨예한 대립을 보이던 프랭크 램파드와 리버풀의 심장이자 잉글랜드의 스타 미드필더 스티븐 제라드 또한 은퇴 후 감독 행보를 걷고 있다.
램파드는 2019년 첼시 사령탑에 부임했지만 2021년 1월 경질되며 감독직에서의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2023년 다시 첼시의 러브콜을 받아 임시감독으로 첼시의 시즌 마무리를 책임졌지만, 오히려 퇴보한 전술적 역량과 무능한 경기 운영으로 팀 최고 레전드 출신이 자신의 명성에 흠집만 낸 꼴이 되고 말았다.
제라드는 스코틀랜드 1부리그 팀 레인저스 FC에서 본격적인 감독 생활을 시작한 후 2021년 프리미어리그의 아스턴 빌라에 부임했으나 임기의 2년도 채 채우지 못하고 2023년 1월 경질됐다. 2022/23 시즌 개막 후 11경기서 2승만 거두며 전격 경질된 것이다.
'명선수는 명감독이 될 수 없다'는 속설에 들어맞는 듯한 잉글랜드 레전드들의 행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루니가 조국으로 돌아와 감독으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