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라플라타(아르헨티나) 윤인섭 기자] 3일 오후(현지시각), 라플라타의 시립 경기장에서 브라질-베네수엘라의 코파 아메리카 2011 조별리그 B조 1차전 경기가 벌어졌다. 영상 4도의 비교적 쌀쌀한 날씨에 상관없이 양국의 응원 열기는 남미의 뜨거움이 그대로 묻어났다.
경기 시작 1시간 전, 익살스런 복장을 한 브라질 팬. 이들은 브라질의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적도 근처의 베네수엘라에서 온 커플은 털장갑과 털모자, 그리고 베네수엘라 국기로 중무장했다.
대형 국기를 들고 입장한 베네수엘라 팬들. 비록 최강 브라질을 상대하지만, 자국의 선전을 자신하는 표정이다. 그리고 그들의 자신감은 허투가 아니었다.
브라질 팬들은 어느 누구도 그들의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다. 브라질 국기의 중앙에 써 있는 '질서와 진보(Ordem e Progresso)'처럼 브라질 팀은 이날 잘 짜여진 조직력을 바탕으로 베네수엘라 문전을 행해 끊임없이 전진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질서 정연했기 때문일까. 번뜩임과 예외성이 없던 브라질 공격진은 베네수엘라의 밀집 수비를 상대로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경기장 최고의 VIP는 아르헨티나의 다른 공간에서와 마찬가지로 바로 강아지였다. 이들은 입장료를 지불할 필요도, 경찰들의 검문을 받을 필요도 없이 자유롭게 경기장을 드나들었다. 물론 경기장 내에서 무료 식사도 가능하다. 때론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그라운드에서 같이 뛸 기회조차 가질 수 있다.
브라질의 좌우측 라인은 분주히 움직였지만, 실속은 없었다.베네수엘라의 압박에 크게 고전했고, 그것을 뚫었다해도 이들의 크로스는 중앙의 베네수엘라 밀집 수비에 번번히 막혔다. 결국 경기는 0-0으로 막을 내렸다. 실질적인 승자의 기쁨은 베네수엘라 팬들의 몫이 됐다.
경기가 끝난 직후 환호하는 베네수엘라 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에게 '베네수엘라 경기력이 인상적이었다. 탄탄한 수비, 중원의 압박이 대단했다'고 말을 건네자, 그들은 "박지성은 매우 위대한 선수, 세계적인 선수"라고 화답했다.
[사진 = 브라질과 베네수엘라전이 열린 라플라티 스타디움 ⓒ 윤인섭 기자]
윤인섭 기자 pres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