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스콧 맥토미니의 극적인 득점에 힘입어 연패를 탈출하고 부진했던 분위기를 끊어냈다.
맨유는 7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23/24 시즌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브렌트퍼드와의 맞대결에서 2-1로 승리했다.
맨유는 이번 승리로 승점 12점을 쌓으며 리그 10위로 올라섰다. 특히 최근 홈에서 2연패를 당하며 굉장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이를 끊어내며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전 2-3 패배를 합치면 홈 3연패이기도 했는데 일단 난적 브렌트퍼드를 제압하면서 한 숨 돌렸다.
홈팀 맨유는 4-2-3-1로 나섰다. 안드레 오나나가 골문을 지키고, 지오구 달롯, 조니 에반스, 해리 매과이어, 빅토르 린델뢰프가 수비진을 구성했다. 중원은 3선에 카세미루와 소피앙 암라바트가 자리했고, 2선에는 마커스 래시포드, 메이슨 마운트,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출전해 최전방 공격수 라스무스 회이룬을 받쳤다.
원정팀 브렌트퍼드는 3-5-2로 맞섰다. 토마스 스트라코샤가 골키퍼로 출전하고, 백3는 크리스토퍼 아예르, 에단 피녹, 네이선 콜린스가 위치했다. 윙백에는 애런 히키와 메즈 뢰에르슬레브가 나섰고, 중원에는 비탈리 야넬트, 크리스티안 뇌르고르, 마티아스 옌센이 호흡을 맞췄다. 최전방 투톱은 요아네 위사와 브라이언 음베모가 출전해 맨유 골문을 노렸다.
맨유는 전반 이른 시간부터 흔들렸다. 전반 3분 뢰에르슬레브가 올린 크로스가 린델뢰프를 맞고 코너킥이 선언됐고, 코너킥에서 기회를 잡은 히키가 슈팅을 시도했지만, 아쉽게 골대 위로 향했다.
맨유도 반격했다. 전반 5분 카세미루가 문전 앞으로 강하게 올린 크로스가 골문 앞에 위치한 래시포드와 회이룬을 향해 날아갔지만, 머리에 닿지 않으며 유효슈팅을 기록하지 못했다.
선제골의 주인공은 브렌트퍼드였다. 브렌트퍼드는 전반 26분 역급 상황에서 위사의 패스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린델뢰프에게 걸렸고, 이 공이 다시 위사를 맞고 옌센에게 흘렀다. 옌센은 이를 바로 왼발 슛으로 마무리했고, 오나나가 몸을 날려 손으로 골을 건드렸으나 아쉽게도 공은 골문 안으로 향했다.
맨유는 전반 막판 득점을 위해 노력했지만, 위협적인 기회를 잡은 쪽은 오히려 브렌트퍼드였다. 전반 38분 페널티박스 아크 우측에서 공을 잡은 음베모는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슛을 시도했는데 아쉽게도 공이 골대 옆으로 빗나갔다. 결국 전반전은 브렌트퍼드의 1-0 리드로 마무리됐다.
맨유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카세미루를 빼고 에릭센을 투입하며 공격에 집중했다. 후반 8분 에릭센이 먼 거리에서 시도한 중거리 슛이 스트라코샤에게 아쉽게 막혔다.
브렌트퍼드는 특유의 롱스로인 전술로 추가 득점을 노렸다. 후반 10분 옌센이 시도한 롱스로인이 문전 앞으로 향했고, 공이 흐르며 골문 앞에서 뇌르고르의 머리에 닿았지만, 에반스가 이를 안정적으로 걷어내며 맨유가 실점 위기를 넘겼다.
맨유도 공격을 계속해서 시도하며 브렌트퍼드 골문을 두드렸다. 후반 19분 페널티박스 좌측에서 공을 잡은 회이룬이 짧은 돌파 이후 시도한 슈팅이 옆 그물을 때렸고, 후반 25분에는 브루노가 상대 압박을 벗어난 이후 페널티박스 아크 정면에서 때린 강력한 중거리 슛이 스트라코샤에게 정면으로 향하며 막히고 말았다.
교체 투입된 선수들의 분전도 돋보였다. 후반 30분 알레한드로 가르나초가 페널티박스 좌측에서 패스를 받아 곧바로 중거리 슛을 시도했는데, 아쉽게도 골키퍼와 골대 모두를 넘겼다. 후반 33분에는 브루노가 다시 가르나초와의 연계 이후 잡은 기회에서 시도한 중거리 슛이 골대 옆으로 벗어났다.
맨유는 골이 들어갔음에도 오프사이드로 인정되지 못했다. 후반 44분 프리킥 상황에서 스트라코샤의 선방 이후 흘러나온 볼을 가르나초가 크로스로 올려 이 공이 수비를 맞고 브렌트퍼드 골문을 갈랐다. 하지만 마샬이 앞선 상황에서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것이 비디오 판독(VAR)으로 확인돼 득점이 취소됐다.
하지만 맨유는 후반 추가시간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역전까지 성공시켰다. 후반 추가시간 교체 투입된 맥토미니가 상대 선방으로 공이 튕겨나오자 페널티박스 안에서 이를 침착하게 잡아 오른발 슛으로 밀어 넣으며 경기 균형을 맞췄다. 맥토미니는 불과 4분 후 프리킥 상황에서 매과이어가 헤더로 페널티박스 중앙으로 공을 연결하자 이를 재차 머리로 마무리했고, 공은 스트라코샤의 선방에도 골대를 맞고 브렌트퍼드 골문 안으로 향하며 역전골이 됐다.
결국 맨유는 맥토미니의 후반 추가시간 멀티골에 힘입어 2-1 역전승을 거뒀다.
한편 맨유는 이번 승리로 최근 굉장히 부진했던 흐름을 끊어낼 수 있게 됐다. 맨유는 이번 경기 전까지 올 시즌 리그 3승 5패로 굉장히 부진한 흐름이었다. 지난 시즌에는 홈에서 막강한 모습을 보이며 리그 15승 3무 1패를 기록했는데, 올 시즌은 벌써 홈에서 3승 2패로 지난 시즌 패배를 넘어섰다.
턴 하흐 감독으로서도 변명할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팀을 이탈한 선수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루크 쇼, 타이럴 말리시아, 세르히오 레길론, 아론 완-비사카,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등 수비진이 대거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으며 공격진에서는 제이든 산초와 안토니가 그간 이탈했었다.
다만 부상 선수들을 고려해도 경기력이 굉장히 부진했다. 홈에서 2연패를 당하는 동안에도 브라이턴과 크리스털 팰리스를 상대로 효과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했으며, 강등 경쟁 중인 번리 원정에서도 겨우 1골을 넣으며 어렵게 승리했다. 리그컵 경기에서 팰리스를 잡아내며 4라운드 진출에 성공했지만, 곧바로 이어진 팰리스와의 리그 경기에서는 패하며 팬들이 만족할 만한 성과는 아니었다.
영국 현지에선 맨유의 경기력에 대해 "맨유보다 나은 팀은 많지만, 9명으로 구성된 리버풀이 11명의 맨유보다 낫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맨유에는 정체성이 없고, 축구를 하고 싶어 하는 선수도 없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라는 비판이 나올 만큼 경기력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맨유 팬들은 선수들의 부진한 경기력을 비판함과 동시에 턴 하흐 감독의 전술도 지적했다. 턴 하흐는 지난 팰리스전에서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 영입한 중앙 미드필더 소피앙 암라바트를 왼쪽 풀백으로 기용했다. 왼쪽 풀백 자원인 루크 쇼, 타이럴 말라시아, 세르히오 레길론이 모두 이탈한 상황이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암라바트는 앞선 카라바오컵 3라운드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왼쪽 풀백 역할을 잘 소화했기에 턴 하흐는 다시 한번 전술 변화를 택했다.
하지만 암라바트의 풀백 기용은 좀처럼 잘 통하지 않았다. 암라바트와 래시포드를 통한 좌측의 공격 작업도 기대 이하였다. 영국 매체 더선에 따르면 팬들은 턴 하흐의 전술 선택에 대해 "왼쪽 풀백에서 암라바트는 불편해 보인다", "차라리 디오구 달롯을 왼쪽 풀백에 쓰고, 빅토르 린델뢰프를 오른쪽 풀백에 써라", "그를 언제까지 풀백으로 쓸 것인가", "암라바트가 낭비된 점이 나쁘다"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턴 하흐는 이날 경기에서는 린델뢰프를 왼쪽 풀백에 기용하며 암라바트를 미드필더로 출전시켰다.
다만 맨유의 경기력에 대한 비판은 여전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맥토미니의 극장골로 승리를 따냈음에도 이번 브렌트퍼드전 후반 막판까지 부진한 득점과 더불어 답답한 경기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극적인 역전승으로 분위기 반등의 기회를 잡은 맨유가 오는 22일 셰필드와의 원정 경기와 이어지는 코펜하겐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 맨체스터 시티와의 리그 홈경기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며 다시 턴 하흐 감독과 리그 강호로 도약할 수 있을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맨유는 당장 공격수 보강이 시급하지만 턴하흐 감독과 불화를 빚고 있는 제이든 산초 복귀가 요원하다. 산초는 턴하흐 감독에게 자신의 SNS 글 파문에 대한 사과를 아직 하지 않고 있다. 턴하흐 감독도 강경한 자세다.
사진=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맨유 SNS, 브렌트퍼드 SNS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