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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속에서 확실하게 재충전, 문동주의 '자신감'은 결과로 나타났다 [항저우AG]

기사입력 2023.10.08 08:30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야구대표팀에서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했던 투수는 '프로 2년 차' 문동주(한화)였다. 대표팀의 향후 일정, 더 나아가 4연패 달성 여부가 결정되는 경기에서 씩씩하게 공을 뿌렸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7일 중국 항저우 사오싱 야구 스포츠 문화센터(Shaoxing Baseball&Softball Sports Centre-Baseball)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만과의 야구 금메달 결정전에서 2-0 승리를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올해 항저우 대회까지 정상에 오르며 저력을 발휘했다.

특히 이번 대표팀은 이전 아시안게임과 비교했을 때 젊은 선수들로 팀이 꾸려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6월 최종 엔트리를 발표할 당시 "만 25세 이하 또는 입단 4년 차 이하 선수를 대상으로 선발을 진행했으며 와일드카드로 만 29세 이하 선수 중 3명을 선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야구계 안팎에서 세대교체의 중요성이 부각됐고,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과정에서 이를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올림픽·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프리미어12에 출전했던, 소위 말해 '주축 선수'들 없이 이렇게 큰 대회를 치르는 건 도전이자 모험이었다. 24명의 선수 중에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를 포함한 국제대회에서 한 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는 9명에 불과했다.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달게 된 선수들은 책임감과 함께 부담감을 떠안아야 했다.



선발 자원에서 국제무대를 경험한 투수로는 박세웅(롯데)과 원태인(삼성), 곽빈(두산) 정도가 있었다. 하지만 문동주와 더불어 강력한 구위를 자랑한 곽빈은 담 증세로 등판이 어려웠고, 끝내 한 경기도 소화하지 못한 채 대회를 마쳤다.

결국 대표팀은 빠른 공 대처에 어려움을 겪는 타자들을 상대로 효과적인 투구를 선보일 수 있는 문동주에게 대만전 중책을 맡겨야 했다. 조 1·2위가 걸린 조별리그 2차전도,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결승전도 선발투수는 문동주의 몫이었다.

지난 2일 대만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 선발 등판한 문동주는 1회말부터 점수를 헌납했다. 리드오프로 나선 쩡종저에게 2루타를 맞은 뒤 린즈웨이와 린리를 각각 땅볼과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린안커에게 1타점 3루타를 허용하면서 선취점을 내줬다.

이후 2회말과 3회말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문동주는 4회말 2사 1·3루에서 폭투까지 범하면서 추가 실점까지 기록했다. 결국 4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뒤 박세웅에게 마운드를 넘겨줘야 했다. 대표팀은 0-4로 패배했고, 결과적으로 '문동주 대만전 선발'은 실패였다.



4일간 휴식을 취한 문동주는 다시 한 번 선발 기회를 얻었다. 결승을 앞둔 류중일 감독은 문동주의 구위에 기대를 걸어보기로 했다. 조별리그에서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싶었던 선수의 의지도 강력했다.

문동주는 1회말 시작과 함께 리드오프 쩡종저의 2루타로 조별리그 때처럼 무사 2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결과가 달랐다. 문동주는 린즈웨이의 희생번트 이후 1사 3루에서 린리의 유격수 땅볼로 3루주자 쩡종저를 묶었고, 2사 3루에서는 린안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2회초 타선이 김주원(NC)의 희생플라이와 대만 선발 린위민의 폭투로 2점을 뽑았고, 문동주는 더 힘을 냈다. 2회말에 이어 3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4회말과 5회말을 삼자범퇴로 매듭지으면서 승리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6회말에는 1사에서 쩡종저에게 2루타를 맞은 뒤 린즈웨이와 린리를 차례로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이닝 종료와 함께 포효하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최종 성적은 6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지난해 1차지명으로 프로 무대에 입성한 문동주는 올해 발전된 기량을 선보이며 1군에서 23경기 118⅔이닝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고, 구단의 관리 속에서 지난달 초까지 1군 경기 일정을 소화했다. 문동주의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은 9월 3일 잠실 LG전(4⅓이닝 11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3실점)이었다.

이후 문동주는 2군에서 훈련과 실전을 병행하며 아시안게임 준비에 몰두했고, 두 차례의 퓨처스리그 등판으로 점검을 마친 뒤 대표팀에 합류했다. 지난달 26일 상무(국군체육부대)와의 연습경기에서 상무 소속으로 선발 등판했을 때도 3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면서 순조롭게 대회 준비를 마쳤다.

항저우 출국 전 취재진을 만났던 문동주는 "(출국장에) 많은 분들이 오셔서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다"라며 "잘 쉬었고, 또 잘 쉰 만큼 결과가 잘 나왔으면 좋겠다. 일단 몸은 잘 만들었기 때문에 자신있고 경기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한 그는 "(최원호) 감독님께서 잘 도와주셨기 때문에 내가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사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 같다. 잘할 것 같은 자신감이 있다"고 구단의 배려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미 코칭스태프는 일찌감치 문동주를 선발투수로, 또 1선발로 생각 중이었지만 문동주는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1선발은 아니겠지만, 또 선발로 나가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던질 생각이다"라며 "내 뒤에 좋은 투수들이 많기 때문에 1이닝 1이닝 최선을 다해서 던지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대회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문동주의 '자신감'은 결과로 나타났고, 대표팀은 현재와 미래를 책임질 에이스를 발견했다. 문동주는 이번 대회를 통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사진=중국 항저우,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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