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7.04 10:32 / 기사수정 2011.07.04 10:32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안정적이다. 그러나 압도적이진 않다.
삼성 선발진을 바라보는 가장 정확한 시선이 그렇다. 6월 이후 불 붙은 타선의 힘으로 선두 도약에 성공한 삼성이지만, 여전히 삼성은 마운드의 팀이다. 류중일 감독은 공격 야구를 주창하고 있지만, 알고 보면 선발진이 탄탄해야 계산된 마운드 운용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류 감독의 지론에 따르면 최근 삼성 선발진은 부쩍 우려가 된다. 가코의 대체 외국인 선수도 사실상 선발감으로 영입할 구상을 마쳤을 정도다. 삼성 선발진은 정말 류 감독이 말한 데로 걱정스러운 상황인가. 기록을 통해 살펴본다.
▲ 선발 평균자책점, 그 안의 진실
4일 현재 삼성 선발 평균자책점은 4.02로 3위다. 시즌 초반 2점대 중반이었던 걸 감안하면 많이 올라간 수치다. 그러나 리그 평균 4.48보다 낮다는 걸 보면 여전히 나쁜 수치라고 보기도 힘들다. 실제 삼성은 차우찬 카도쿠라 배영수 장원삼 윤성환에 상황에 따라서 정인욱까지 변형 6선발 체제가 무리 없이 잘 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선발 평균자책점 3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안정성을 담보해주지는 않는다. 퀄러티 스타트가 31회로 KIA에 이어 2위지만 팀 피안타율은 0.273으로 6위에 불과하다. 이는 결국 최소실점으로 막아왔지만 그만큼 루상에 많은 주자를 내보내 위기를 자초했다는 얘기다. 물론 해석하기에 따라 '위기관리능력'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6월 삼성 선발진은 윤성환(평균자책점2.81)만 호조를 띄었을 뿐, 차우찬(4.00) 장원삼(7.41) 배영수(7.88) 카도쿠라(8.69)이 모조리 부진했다. 6월 WHIP 만해도 윤성환이 1.25를 기록한 걸 시작으로 차우찬이 1.37, 장원삼이 2.00, 배영수가 1.56, 카도쿠라가 1.93이었다. 이는 야수들에게도 또 다른 악영향이다. 보통 각팀 4~5선발급의 경우 어느 정도 구위가 타자를 압도할 정도가 되지 못해 수비하는 입장에서도 처음부터 수비에 바짝 집중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수비에 임하지만, 1~2선발의 경우 빠른 수비 시간과 함께 공격에 아무래도 더 큰 신경을 쓰기 마련이다.
하지만, 1~2선발이 나왔을 때도 수비 시간이 길어지게 되면 집중력도 떨어지고 그만큼 체력 소모도 늘어난다. 당연히 공격에도 악영향이다. 그래서 1~2선발 에이스급은 맞춰 잡는 피칭도 좋지만 때로는 윽박지르고 공격적인 피칭으로 타자를 압도함과 동시에 야수들에게 자신이 타자를 압도하고 있다는 안도감을 줄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최근 삼성 야수진은 매 경기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류 감독이 선발 투수들의 볼끝이 떨어졌다고 우려를 표명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 무리하지 않았다. 불펜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삼성 선발진이 완전히 붕괴한 건 아니다. 어쨌든 삼성 선발진은 최소한도의 이길 수 있는 환경 조성은 해주고 내려가는 편이다. 이닝 소화도 5.63이닝으로 KIA에 이어 2위다. 더욱이 한화 KIA 다음으로 많은 71경기나 치렀음에도 시즌이 중반을 넘어가는 현 시점에서 딱히 피로함을 호소하는 투수도 없고 부상 징후가 엿보이는 투수도 없다. 6인 로테이션의 수혜를 현 시점에서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또한, 불펜진은 여전히 류 감독의 계산대로 움직이고 있어 불펜이 조기가동 될 경우 선발이 좀 더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효과도 있다.
그리고 삼성 선발진은 심리적으로 다른 팀 선발 투수보다 안정감을 가질 가능성이 큰 가운데 마운드에 오른다. 어쨌든 불펜이 강하기 때문에 설령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점수를 더 내주거나 위기상황서 마운드를 내려가도 강력한 불펜 투수들이 최소 실점으로 막아줘 역전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투수에게 이러한 점은 상당히 힘이 된다.
삼성이 순위 다툼 경쟁자이자 선발 왕국 KIA에 비해 확실하게 매 경기 6~7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선발투수가 부족한 건 맞다. 그러나 KIA만 해도 불펜이 썩 강하지 못해 선발이 그만큼의 부담을 안고 뛴다. 반면 삼성은 선발과 불펜의 조화가 잘 돼 있어 선발 투수의 부담이 적다. 최근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어도 삼성 선발진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사진=삼성 선발진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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