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토트넘 공격수 히샤를리송이 팀의 주장 손흥민과 비교되는 칭찬을 받으며 반등 가능성이 예측된다.
영국 매체 더부트룸은 4일(한국시간) "이안 라인트는 토트넘이 이제 손흥민이 했던 것과 똑같이 할 수 있는 선수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더부트룸은 "올 시즌 토트넘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새 감독과 새 주장이 생겼지만, 가장 중요한 움직임은 기존 선수단을 개편하는 것이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손흥민은 9번 자리로 옮겼고, 왼쪽 윙 포지션을 누구간 채워야 하는 공백이 생겼다. 라이트는 포지션 변경 후 손흥민을 칭찬하며 손흥민이 왼쪽 윙에서 하던 방식을 채울 수 있는 히샤를리송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올 시즌 토트넘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전환한 손흥민의 활약은 팀 내 최고의 득점력을 넘어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기량이라고 평가받을만큼 엄청나다.
지난 9월 2일 번리전을 시작으로 원톱에 배치된 손흥민은 본격적인 파괴력을 선보이며 팀 공격을 견인했다. 손흥민은 번리를 상대로는 시즌 마수걸이 골을 포함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지난 시즌 부진을 말끔하게 씻어냈다.
이전 경기들과 달랐던 점은 손흥민의 위치였다. 3라운드까지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했던 손흥민은 번리전에선 브라질 공격수 히샤를리송을 대신해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섰다. 중앙에 선 손흥민은 날개를 활짝 폈다. 0-1로 뒤지던 전반 16분 왼쪽 측면 공격수 마노르 솔로몬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키를 넘기는 칩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이후 후반전 두 골을 추가하며 해트트릭을 완성했고, 이전 3라운드에서 득점이 없었던 아쉬움을 완벽히 날려버렸다.
이어진 셰필드전에서는 무득점에 그쳤지만, 아스널전에서 다시 한번 득점포를 가동했다. 손흥민은 팀이 실점할 때마다 곧바로 균형을 맞추는 득점을 두 차례나 터트리며 아스널 원정에서 팀이 승점 1점을 챙길 수 있도록 맹활약했다.
득점은 리버풀전에서도 이어졌다. 원톱으로 다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36분 매디슨이 히샤를리송의 침투를 확인하고 패스를 건넸고, 히샤를리송이 곧바로 크로스를 올렸는데, 문전 앞으로 쇄도하던 손흥민이 이를 가볍게 돌려 놓으며 리버풀 골망을 흔들었다.
특히 이번 리버풀전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히샤를리송을 원톱에 배치하며, 손흥민을 다시 왼쪽 윙으로 돌리는 듯 했지만, 손흥민을 원톱에 배치하고 히샤를리송을 윙에 두는 변화로 원톱 손흥민에 대한 신뢰를 이어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믿음에 부응한 손흥민은 자신이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9월 4경기 중 3경기에서 6골을 득점하는 활약을 선보였다.
이브닝 스탠더드는 손흥민의 이러한 포지션 변화에 주목하며 "안토니오 콘테와 조세 무리뉴는 손흥민이 팀의 최전방을 이끌기에 부적합하고, 공을 잡을 존재감이 부족하며, 속도와 다이렉트함이 측면에서 플레이하는 데 적합하다고 믿었다. 그러나 포스테코글루 감독 밑에서 손흥민은 엘리트 중앙 공격수로서의 새로운 국면을 자신의 선수 경력에서 맞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토트넘에서 손흥민의 압박 능력, 경기를 읽는 능력, 마무리 능력은 그를 치명적인 서수로 만들었다. 그는 리버풀전 선제골과 아스널전 첫 골 모두 두 명의 수비수를 제치고 득점하는 타고난 페널티박스 플레이였다"라고 칭찬했다.
라이트는 손흥민의 활약과 함께 왼쪽 윙에서 도움을 기록한 히샤를리송의 활약에도 주목했다. 그는 "히샤를리송은 왼쪽 측면에서 손흥민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손흥민이 중앙에서 뛰는 것이 토트넘에 훌륭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손흥민이 박스 안에 있는 모습을 보면 그의 드리블과 속도가 그립긴 하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많은 골을 넣을 것 같다"라며 손흥민과 함께 히샤를리송을 칭찬했다.
손흥민의 포지션 변화 이후 공석이 된 왼쪽 윙 고민을 히샤를리송이 해결해 준다면 토트넘에는 당연히 긍정적인 소식이다. 히샤를리송에게도 왼쪽 윙 포지션에 제대로 정착한다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히샤를리송은 지난 시즌부터 공격진 어느 한 곳에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히샤를리송은 올 시즌 리그 개막 이후 원톱으로 선발 출전한 3경기에서 무득점으로 부진했다. 원톱 자리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결국 지난 3일, 번리와의 리그 4라운드 경기에서 손흥민에게 원톱 자리를 내준 후 벤치로 밀려났다. 부진의 여파 때문이었을까. 지난 9일 브라질과 볼리비아 간의 코파 아메리카 예선전 조별리그에서 후반 26분 교체된 후 벤치에 앉아 울음을 터뜨렸다. 이후 인터뷰에서 "자신의 돈만 노리던 사람들이 사라졌다"며 다시 실력과 행복을 되찾을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셰필드전 득점 후에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는데, 이번 리버풀전에서 왼쪽 윙으로 출전해 날카로운 돌파와 정확한 크로스 등 오히려 어울리는 포지션에 선 것처럼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매체는 "히샤를리송은 손흥민과 같은 왼쪽 윙의 특성을 갖췄다. 그는 침투에 능하고, 열심히 노력하며, 그동안 토트넘의 2선에서 활약했던 손흥민의 역할을 재현하는 수준일 수 있다. 다만 손흥민은 케인의 자리를 채우는 훌륭한 일을 해냈지만, 히샤를리송이 손흥민의 자리를 채우기 위해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아직은 성장이 필요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편 토트넘은 히샤를리송의 왼쪽 윙 정착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공격진 활용에 먹구름이 끼었다. 부상 선수들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디애슬레틱은 "솔로몬은 반월판 파열로 장기간 결장이 예상된다. 솔로몬은 훈련 도중 부상을 당했으며, 최소 몇 달은 결장할 것으로 보인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루턴 타운전 기자회견에서 자세한 소식을 전할 예정이다. 솔로몬은 올 시즌 토트넘에서 6경기에 출전해 2도움을 기록했다"라고 전했다.
솔로몬의 장기 결장으로 토트넘은 브레넌 존슨, 이반 페리시치에 이어 또 한 명의 공격자원을 잃었다. 1군 선수단에서 확실한 주전급 공격 자원은 손흥민과 히샤를리송,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전부이다.
이런 상황에서 손흥민도 부상을 달고 뛴다는 소식도 있기에 히샤를리송의 활약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풋볼 런던'과의 인터뷰를 통해 "손흥민은 리버풀전 때 100%가 아니었지만, 그는 경기에 필사적이었다.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걸 주려고 했고, 그렇게 했다"라고 설명했고, 현지 매체에서는 "지난 한 달 동안 사타구니 문제가 있었다"라고 전했다.
결국 당분간 부상 선수들의 이탈과 손흥민의 컨디션 문제를 고려해야 하는 토트넘 공격진에 히샤를리송의 활약 여부가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과거 해리 케인이 부진할 때 손흥민이 공백을 메웠던 것처럼 손흥민의 역할을 물려받은 히샤를리송이 손흥민이 부상으로 빠지더라도 활약하며 팀 공격을 이끌 수 있을지도 많은 팬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AP, 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