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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 '국군의 날' 상병 된 조영욱…"중국서 애국가 들으니 더 벅차, 판정 깔끔" [AG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3.10.02 08:00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나승우 기자) 국군의 날을 맞아 상병으로 진급한 황선홍호 공격수 조영욱(김천 상무)이 중국 적지에서 애국가를 듣고 가슴이 더욱 벅차올랐다고 밝혔다. 우려했던 심판 판정에 대해서는 깔끔했다고 만족해 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황룽스포츠센터경기장에서 열린 개최국 중국과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서 홍현석, 송민규의 연속골로 2-0 완승을 거뒀다. 경기 전 많은 우려를 낳았던 격투 축구를 실력으로 물리친 대표팀은 4강에서 '우승 후보' 우즈베키스탄과 맞붙게 됐다.

대표팀은 지난 2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던 이강인을 벤치로 내리고 4-3-3으로 나섰다. 이광연(강원)이 골문을 지키고 황재원(대구), 박진섭(전북), 이한범(미트윌란), 박규현(드레스덴)이 백4를 형성했다. 중원은 홍현석(헨트), 백승호(전북), 고영준(포항)이 맡았다. 최전방엔 조영욱(김천)이 가운데 섰으며 안재준(부천)과 송민규(전북)가 측면에 자리잡았다.

경기 전부터 중국의 거친 축구, VAR이 없는 상황에서 오심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대표팀은 현격한 수준 차이를 보여주며 5만 관중 앞에서 중국 축구에 대망신을 줬다.

전반 18분 벨기에 1부리그 정상급 미드필더 홍현석이 프리킥 골을 넣어 중국 5만 관중의 함성을 잠재웠다. 황재원이 공격 가담하다가 페널티지역 외곽 오른쪽에서 반칙을 얻어냈다. 볼 앞에 백승호와 홍현석이 섰고 홍현석이 장기인 왼발 프리킥으로 중국 골문 오른쪽 상단 구석을 흔들었다. 한자치가 알고도 막을 수 없는 골이었다.




홍현석은 득점 뒤 중국 관중을 조용히하라는 듯 쉿 세리머니를 펼쳐 한국 축구팬들을 더욱 환호하게 만들었다. 중국은 이날 수비에 중심을 둔 포메이션으로 그럭저럭 버텼으나 홍현석의 칼날 같은 프리킥까지 막을 순 없었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중국은 전반 35분 추가골을 얻어맞은 뒤 완전히 분열됐다. 안재준이 오른쪽 측면 파고들던 조영욱에 전진 패스를 뿌렸고 그가 반대편으로 배달한 횡패스가 한자치와 중국 수비수 사이로 파고들었다. 한자치가 조영욱의 패스를 쳐냈으나 마침 쇄도하던 송민규 오른발에 닿으면서 볼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송민규는 두 손을 귀에 대고 '안 들려' 세리머니를 펼쳐보였다. 중국은 이 때 골키퍼 한자치와 수비수들이 서로 언성을 높이는 등 일찌감치 무너지는 징조를 드러냈다. 중국은 후반전에 더욱 거칠게 나왔으나 대표팀은 교체 투입된 이강인을 필두로 경기를 지배하며 중국의 격투 축구를 완벽하게 깨부쉈다.



중국전이 열린 10월 1일은 한국에선 국군의 날이었다. 군인 신분으로 대회에 참가한 조영욱은 이날 상병으로 진급했다. 대한민국을 지키는 군인으로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구 선수로서 중국전에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을 터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난 조영욱은 칼 같은 경례 자세로 먼저 인사했다. 조영욱은 "어려운 경기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선제골이 잘 들어가서 걱정한 만큼 어렵게 경기한 것 같지는 않아 다행이다"라면서 "이제 우즈베키스탄과 만난다. 잘 회복하고 잘 준비하겠다"고 중국과의 경기가 예상보다 수월했다고 밝혔다.

이어 상병이 된 소감도 전했다. "듣기로는 동기들이 아직 신고를 안 했다고 하더라"고 웃은 조영욱은 "그래도 상병도 달았고, 국군의 날이었는데 경기에 이겨서 기분이 좋다"면서 "경기 전에 소속팀 김천도 이긴 걸로 알고 있다. 여러모로 기분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5만명에 가까운 관중이 들어찬 중국 홈구장에서 애국가를 들은 것에 대해서는 "오늘 뿐만 아니라 국제대회에 나와서, 또 해외에 나와서 애국가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많이 벅차오른다"며 "특히나 오늘 상대 관중들이 워낙 많이 왔는데 이런 와중에 애국가가 울려퍼지니 좀 더 남달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려했던 심판 판정은 깔끔했다고 평가했다. 조영욱은 "중국 플레이가 예상한 정도였던 것 같다"면서도 "다행히 심판이 경기를 너무 깔끔하게 해준 덕에 별 큰 문제 없이 잘 끝낸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사실 그 전부터 선수들끼리도 좀 걱정했던 부분이라 크게 동요는 안 했다. 전날 여자대표팀에서 판정 시비가 나오는 걸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었다"고 전날 편파판정으로 북한에 패해 8강 탈락한 여자축구 선수들에게도 위로의 말을 전했다.


사진=중국 항저우, 김한준, 나승우 기자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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