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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 맨시티전 결승포+시즌 5호골 '쾅'…선두 맨시티와 홈 경기 2-1 역전승 [PL 리뷰]

기사입력 2023.10.01 05:55 / 기사수정 2023.10.01 05:57

이현석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울버햄프턴 공격수 황희찬이 리그 4호골을 기록하며 맨시티를 무너뜨렸다.

울버햄프턴은 30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프턴에 위치한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맨시티와의 맞대결에서 2-1로 승리했다.

선발 출전한 황희찬은 후반 41분까지 경기를 소화하며 경기장을 누볐고, 후반 21분 팀에 승리를 안겨주는 역전 결승골까지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울버햄프턴(2승 1무 4패·승점 7)은 시즌 초반 6경기에서 1승 1무 4패를 기록하며, 준수한 경기력과는 별개로 좀처럼 승점을 쌓지 못했는데, 이번 승리로 맨시티(6승 1패·승점 18)를 잡았다는 자신감까지 얻으며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반면 맨시티는 리그 무패 기록이 6경기에서 끝났다. 지난 카라바오컵(EFL컵) 라운드 뉴캐슬전 패배에 이어 공식전 2경기 연속 패배를 기록하며 승점 획득에 실패했다. 하위권 팀에 충격패를 당했다.




이날 홈팀 울버햄프턴은 5-4-1 전형을 꺼내들었다. 조세 사가 골키퍼 장갑을 끼고, 라얀 아이트누리, 토티 고메스, 막시밀리안 킬먼, 크레이그 도슨, 넬송 세메두가 백5를 형성했다. 중원에서 주앙 고메스와 마리오 르미나가 중심을 잡고, 좌우 측면에 페드루 네투와 황희찬이 배치됐다. 최전방 원톱 자리엔 마테우스 쿠냐가 배치됐다. 맨시티가 유럽 최고의 팀이라는 점을 감안해 팩4를 포기했다.

원정팀 맨시티는 4-2-3-1 전형을 꺼내들었다. 에데르송이 골키퍼 장갑을 끼고, 네이선 아케, 후벵 디아스, 마누엘 아칸지, 카일 워커가 백4를 구성했다. 3선은 마테오 코바치치와 마테우스 누녜스가 지키고, 2선엔 제레미 도쿠, 훌리안 알바레스, 필 포든이 배치. 최전방에는 엘링 홀란이 울버햄프턴 골문을 노렸다.

현재 리그에서만 8골을 터트리며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괴물 공격수' 홀란이 선발로 나오면서 황희찬과의 대결이 주목을 받았다. 두 선수는 과거 오스트리아 레드불 잘츠부르크에서 뛰면서 인연을 맺은 적이 있다.

당시 황희찬은 홀란과 현재 AS모나코에서 활약 중인 미나미노 타쿠미와 함께 공격 삼각편대를 이루면서 오스트리아 무대를 평정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막강 화력을 과시하며 잘츠부르크 돌풍의 중심에 섰다. 이후 3명 모두 독일과 프랑스 등으로 이적을 하면서 헤어졌지만 황희찬은 여전히 홀란과 좋은 관계를 유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날 경기는 올 시즌 여름 이적시장 마감을 앞두고 울버햄프턴에서 맨시티로 유니폼을 갈아 입은 누녜스도 선발로 나서며 두 팀 팬들이 주목할 부분이 적지 않았다.




경기는 전반 초반부터 맨시티가 주도하는 흐름으로 지속됐다. 맨시티는 전반 2분 아칸지가 상대 진영에서 중거리 슛을 시도하며 본격적으로 경기 흐름을 주도했다. 

하지만 공격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전반 4분 누네스의 컷백 패스를 받은 홀란이 위협적인 움직임을 시도했지만, 수비에게 걸리며 슈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공격을 주도하던 맨시티는 선제골을 실점했다. 전반 12분 네투가 탈압박을 통해 맨시티 페널티박스 안으로 진입했고, 곧바로 문전 앞에 공격수들에게 내준 컷백 패스가 디아스의 발에 걸렸다. 공은 골라인 밖이 아닌 골문 안으로 향하며 아쉬운 자책골로 이어지고 말았다. 

울버햄프턴은 선제 득점 이후 왼쪽 측면의 아이트누리와 오른쪽 측면의 네투가 번갈아 돌파를 시도하며 맨시티 양 측면을 흔들었다. 다만 맨시티도 수비수들이 집중하며 추가골을 헌납할 기회를 허용하지는 않았다. 

맨시티는 경기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계속해서 상대를 몰아붙였다. 전반 27분 프리킥을 얻어낸 맨시티는 올라온 공을 아케가 헤더에 이어 다이나믹한 자세로 슈팅까지 시도했지만, 상대 수비에 막혔다. 전반 29분에는 홀란과 2대1 패스를 통해 공격을 주도한 포든이 상대 수비까지 뚫어내며 슈팅을 시도했지만, 주제 사를 뚫지는 못했다.

울버햄프턴은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맨시티를 버텨냈다. 전반 30분 코바치치와 도쿠의 연속 슈팅을 몸을 던진 수비수들의 선방으로 막아냈다. 맨시티의 강한 공세에도 불구하고 울버햄프턴은 1-0 리드를 전반 내내 지켜내며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맨시티는 후반 초반부터 다시 동점골을 위해 상대를 압박했다. 후반 9분 역습 전개에서도 포든과 도쿠가 패스를 통해 뚫어낸 이후 기회를 잡은 알바레스가 슈팅으로 마무리했지만, 주제 사에게 쉽게 잡히고 말았다. 

맨시티는 알바레스의 프리킥으로 균형을 맞췄다. 후반 11분 페널티박스 밖 좌측에서 보브가 공을 잡고 돌파를 하던 과정에서 고메스가 파울을 범했고, 프리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알바레스는 상대 가까운 쪽 골대 구석으로 제대로 슈팅을 때리며 울버햄프턴 골망을 흔들었다. 

동점을 허용한 울버햄프턴은 계속해서 역습으로 맨시티 수비 뒤편을 노렸는데, 결국 역전골로 성과를 만들었다. 후반 21분 역습으로 시작된 공격에서 공이 페널티박스 우측에 위치한 황희찬 쪽으로 흐르자 곧바로 슈팅을 시도했다. 첫 번째 슈팅이 수비에 걸렸지만, 황희찬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쇄도했다. 문전 앞에서 쿠냐가 수비에 막힌 볼을 잡아 재차 내주자 황희찬은 두 번째 슈팅은 제대로 밀어 넣으며 팀에 리드를 안겼다. 

역전골 허용 이후 맨시티는 계속해서 울버햄프턴 진영에서 공격을 주도했지만, 득점이 터지지 않았다. 후반 34분 포든이 프리킥 상황에서 시도한 크로스가 아케에 머리에 걸렸지만 골대 위로 뜨고 말았다. 후반 37분에는 워커의 중거리 슛이 골키퍼에게 막혔다.

후반 추가시간까지 울버햄프턴을 흔들기 위해 노력한 맨시티는 결국 추가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고, 결국 경기는 울버햄프턴의 2-1 승리로 마무리됐다. 




역전골의 주인공인 황희찬은 각종 통계매체에서도 공을 인정받았다. 황희찬은 이날 경기에서 슈팅 3회, 드리블 돌파 성공 4회, 드리블 성공률 100%, 볼 경합 성공 5회, 공 소유권 회복 4회 등 다재다능한 모습을 선보였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은 황희찬에 평점 8.1점을 부여하며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했고, 축구통계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결승골을 도운 쿠냐(7.70)에 이어 평점 2위로 황희찬(7.63)을 올려뒀다. 축구통계매체 소파스코어에서도 황희찬은 좋은 선방을 선보인 골키퍼 사(8.0)에 이어 평점 7.4를 기록하며 팀 내 2위를 기록했다.




한편 황희찬은 맨시티전 선발 명단에 포함되면서 9월 A매치 휴식기 이후 4경기 연속 선발 출전에 성공했다. 시즌 개막 후 황희찬은 7경기 동안 4골을 뽑아낼 정도로 득점 감각이 물오른 상태였는데, 이번 경기에서는 결승골을 터트리며 '거함' 맨시티를 잡아내는데 일등 공신이 됐다. 황희찬은 리그에서만 4골로 팀 내 최다득점자다. 

황희찬은 시즌 초반 벤치에서 출발했으나 두 골을 넣으면서 실력으로 선발을 되찾은 경우다. 지난달 1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개막전 원정 경기에서 후반 18분 들어가 27분을 뛴 황희찬은 이어진 8월 19일 브라이턴전에선 0-4로 크게 뒤진 후반 10분 투입돼 5분 만에 헤더 만회골을 넣고 새 시즌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마수걸이포를 터트렸다.

황희찬은 이 골을 기반 삼아 8월26일 에버턴과의 원정 경기에서 시즌 첫 선발로 나섰으나 전반 도중 고질적인 부상 부위인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에 이상을 느껴 전반 끝나자마자 교체아웃됐다.

하지만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4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전에 후반 15분 교체 투입됐고 이번에도 그라운드에 들어간지 5분 뒤인 후반 20분 1-1 동점을 만드는 골을 넣어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후 황희찬은 영국 원정 2연전을 치르는 클린스만호에 가세, 지난 8일 웨일스전에선 교체로 뛰었고 13일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선 선발로 나섰다. 두 차례 A매치에도 몸에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자 오닐 감독은 2주 전 리버풀전에서 황희찬 선발 카드를 꺼내들었다.





오닐 감독의 선택을 증명하듯 황희찬은 전반 7분 네투가 상대 왼쪽 측면을 휘젓고 들어간 뒤 반대편으로 올린 낮은 크로스를 오른발로 반박자 빨리 집어넣어 리버풀 골망을 먼저 출렁였다.

황희찬은 이번 시즌 리그 3골을 넣으며 득점 랭킹 공동 8위를 달리고 있다. 더 고무적인 것은 시즌 1~2차전에서 교체 멤버로 들어가는 등 오닐 감독의 테스트를 받다보니 출전시간이 245분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저돌적인 돌파와 향상된 골 결정력으로 울버햄프턴의 키플레이어로 금세 자리잡았다.

오닐 감독도 황희찬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그의 득점이고, 두 번째는 게임과 구조에 대한 그의 이해와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이해다. 그는 내가 요청하는 것에 대해 정말 좋은 지능을 가졌다. 새로운 전술을 구현하려고 할 때 도움이 된다"라고 칭찬했다. 

이어 "빠르게 이해하고 일을 하나로 엮어낼 수 있는 사람이 중요한데, 황희찬은 바로 그런 사람이다. 그는 정말 침착하고, 득점을 하기 위해 올바른 영역에 도달하는 본능을 보여준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7일 잉글랜드축구리그(EFL) 컵 3라운드 입스위치 타운전에서도 2-3 패배로 빛이 바래긴 했지만 선발로 나와 전반 4분 만에 왼발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확고한 울버햄프턴 거듭났다. 울버햄프턴도 라인업 포스터에 황희찬을 메인 모델로 삼으면서 그를 맨시티전 키플레이어로 꼽았다.

울버햄프턴에서 득점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맨시티를 이끄는 세계적인 명장 펩 과르디올라 감독도 황희찬을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울버햄프턴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많은 이들이 맨시티가 쉽게 승리할 것으로 본다. 어떤 생각인가. 울버햄프턴 시즌 초반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상대를 얕보지 않았다. "큰 존중을 갖고 말한다. 우린 항상 울버햄프턴과의 경기에서 고전했다. 울버햄프턴엔 퀄리티 갖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페드루 네투, 마테우스 쿠냐, 그리고 그 한국 선수는 정말 훌륭하다"고 한 것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정확히는 "더 코리안 가이(The Korean guy)"라고 칭했다. 울버햄프턴에 한국인 선수는 황희찬 한 명밖에 없다. 결국 황희찬에 대한 과르디올라의 실력 언급은 이번 득점으로 더욱 확실해지게 됐다.

과르디올라까지도 견제했던 이유를 증명한 황희찬은 올 시즌 득점 행진이 이어진다면 팀 내 입지와 더불어 본인 선수 경력에서 가장 많은 리그 득점을 올릴 수 있는 기회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황희찬은 이날 득점으로 프리미어리그 4골이 되면서 홀란(8골), 손흥민(토트넘·6골), 오두손 에두아르(크리스털 팰리스), 칼럼 윌슨, 알렉산더 이사크(이상 뉴캐슬 유나이티드), 에반 퍼거슨(브라이턴), 브라이언 음뵈모(브렌트퍼드), 부카요 사카(아스널), 올리 왓킨스(애스턴 빌라) 등과 함께 득점 랭킹 공동 3위에 올랐다.


사진=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울버햄프턴 SNS, 맨시티 SNS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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