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정범 기자) '리그 오브 레전드'계의 '지구방위대'라 할 수 있는 'LoL' 국대가 한국으로 돌아왔다.
30일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LOL' 종목 국가대표팀은 인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한국 'LOL' 국가대표팀은 지난 29일 오후 중국 항저우 e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LOL' 종목 결승전에서 대만 상대로 2-0 완승을 거뒀다. 이번 승리로 한국은 '스트리트 파이터5'에 이어 두 번째 e스포츠 금메달을 획득했다.
30일 저녁 한국으로 돌아온 'LOL' 국가대표팀은 인천공항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간단히 소감을 전하고 포토타임을 가졌다. '꼬마' 김정균 감독이 이끄는 'LoL' 국가대표팀은 e스포츠의 아이콘인 '페이커' 이상혁 포함 '제우스' 최우제, '카나비' 서진혁, '쵸비' 정지훈, '룰러' 박재혁, '케리아' 류민석까지 총 6명의 선수로 구성됐다.
이번 'LoL' 국가대표팀의 금메달은 많은 의미를 갖고 있다.
'LoL' e스포츠가 4대 메이저 리그(한국, 중국, 유럽, 북미) 체제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현재 수년간 한국과 중국이 양강 체제를 구축 중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프로대회는 클럽 대항전의 성격이 강하지만 국제대회는 국가대항전의 성격도 상당히 짙다. 이에 중국팀 상대로 우승하거나 분패할 때의 분위기가 극과극으로 갈린다.
이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전 가까운 국제대회들만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으로, 한국팀이 4강에 3팀 오르고 한국팀끼리 내전 결승을 했던 '2022 롤드컵' 때는 당연히 한국 롤 커뮤니티가 축제 분위기였고, 중국팀 2팀끼리 내전 결승을 했던 '2023 MSI' 이후에는 당연히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이중 '2023 MSI'가 가장 가까운 국제대회였기에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 경기가 진행되자 우리 대표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4강에서 만난 중국 상대로 2대0 완승을 거뒀고, 이번 대회 내내 1세트도 내주지 않는 무실세트 우승을 차지했다. 여러모로 한국 'LoL' 팬들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주기에 충분한 결과인 셈. 물론, '롤드컵'에서 중국 LPL 징동게이밍 선수로 만나게 될 '룰러' 박재혁 선수와 '카나비' 서진혁 선수에 대한 무서움은 조금 더 커졌다.
선수 개개인에게 있어서도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커리어는 의미가 크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아픔을 함께 겪은 '페이커' 이상혁 선수와 '룰러' 박재혁 선수는 그 시절의 아픔을 이제 웃으면서 보내줄 수 있게 됐다. 프로선수로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모든 대회(메이저 지역 프로리그, MSI, 롤드컵)에서 우승한 두 사람에게 '아시안게임'은 딱 하나 남은 조각이었는데, 그것이 마침내 채워졌다.
원래도 세계에서 가장 높았던 'LoL' e스포츠계의 GOAT '페이커' 이상혁 선수의 금자탑은 이번 대회를 통해 더욱 높아졌고, '룰러' 박재혁 선수는 중국 LPL, 한국 LCK, MSI, 롤드컵, 아시안게임 우승을 모두 갖고 있는 유일한 선수가 됐다.
'쵸비' 정지훈 선수에게 올해는 'LCK 쓰리핏'(22LCK 서머-23LCK스프링-23LCK서머)과 첫 국제대회 우승을 동시에 달성하는 뜻깊은 해가 됐다. 세계 최정상급 실력을 가졌음에도 우승이 없어 실력을 폄하 당하는 일이 많았던 그였지만, 이제는 다른 선수들이 쉽게 도달할 수 없는 우승 경력을 가진 선수가 됐다.
'페이커' 이상혁 선수와 같은 T1 소속인 '제우스' 최우제 선수와 '케리아' 류민석 선수도 이번 대회를 통해 첫 국제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최근 2년 동안 LCK 선수로서 출전할 수 있는 모든 대회의 결승에 출전했지만 아쉽게 준우승으로 그치는 일이 많았던 그들. 이번에 국제대회 우승이라는 방점을 찍고 앞으로 선수생활의 새로운 동력을 얻었다.
국내리그 경력이 없는 '카나비' 서진혁 선수는 다소 낯선 얼굴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2019년 말부터 2020년 초까지 e스포츠업계에 태풍을 몰고 온 '그리핀 카나비 불공정 계약 사건'을 기억하는 누리꾼이라면 그의 아이디 혹은 이름을 한 번 정도는 들어봤을 것이다. 그가 어린 나이에 불공정계약이라는 어려움을 겪자 당시 많은 게임팬들은 분노를 표출했고, 해당 사건 이해관계자들에게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다행히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은 '카나비' 서진혁 선수는 무사히 프로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고, 중국 최고이자 세계 최고의 정글러로 성장했다. 당시에 많은 도움을 받았던 그가 세계 최고의 선수로서 한국의 금메달을 도운 것. 또한 그에게도 올해는 국제대회 우승 경력을 제대로 쌓는 해(2023 MSI, 항저우 아시안게임)여서 커리어적으로도 의미가 남다르다.
현시점 롤 이스포츠계의 지구방위대라 해도 손색이 없을 그들은 이제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간다. '페이커' 이상혁, '제우스' 최우제, '케리아' 류민석 선수는 T1으로, '쵸비' 정지훈 선수는 젠지이스포츠로, '카나비' 서진혁 선수와 '룰러' 박재혁 선수는 LPL 징동게이밍으로. 그들은 10월부터 한국에서 펼쳐질 '2023 롤드컵'에서 우승컵을 두고 경쟁하는 사이가 될 예정이다.
잠시의 축제를 즐긴 뒤 다시 엄격한 평가와 증명의 장으로 돌아가게 될 그들. 하지만 "이런 전설적인 팀이 있었다"는 사실은 e스포츠라는 분야가 살아있는 한 앞으로도 계속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김한준 기자, 고아라 기자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