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 오히려 좋아'…'첫 실점 빌미' 백승호 강철 멘털 "나 덕에 긴장감 되찾아" [AG현장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중국 진화, 나승우 기자) 황선홍호 캡틴 백승호가 키르기스스탄전 실수로 대회 첫 실점을 헌납한 장면에 대해 "오히려 다시 긴장할 수 있는 계기가 돼 다행"이라고 밝혔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중국 진화에 위치한 진화스포츠센터경기장에서 열린 키르기스스탄과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전서 5-1 대승을 거뒀다. 8강에 올라간 대표팀은 같은 시간 카타르를 1-0으로 제압한 중국과 맞붙는다.

점수 차는 컸지만 경기 내용이 90분 내내 쉬웠던 건 아니었다. 대표팀은 전반 초반 백승호의 페널티킥 선제골과 정우영의 추가골이 나오며 손쉽게 경기를 가져가는 듯 했으나 전반 중반 백승호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러 한 골을 내준 후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내려설 것만 같았던 키르기스스탄이 오히려 강한 전방 압박으로 맞서 싸우면서 선수들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고, 빠른 스피드를 가진 2명의 공격수에게 돌파를 허용해 슈팅 기회를 내주는 등 이번 대회 통틀어 가장 힘든 경기라고 할 수 있었다.

다행히 후반 중반 정우영, 조영욱, 홍현석의 골이 연달아 터져나오면서 4골 차 대승을 올릴 수 있었지만 이번 경기에서 선수들이 보여준 집중력 저하와 상대 역습에 흔들리는 모습 등은 다음 라운드를 앞두고 보완해야 할 숙제로 남게 됐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난 백승호는 실점 장면에 대해 "내 실수로 오히려 선수들이 다시 긴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강한 정신력을 보여줬다.

백승호는 "실점 책임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 실수도 축구의 일부분이다. 오히려 내가 실수해서 선수들이 다시 긴장도 했다. 다른 선수가 아니라 내가 실수해서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자신이 실수한 게 차라리 나은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축구하다보면 실수는 다 하는 거다. 빨리 떨쳐내려고 하고 있고, 한 골 먹혔지만 선수들이 후반에 더 잘해준 것에 대해 되게 좋게 생각하고 있다. 다음 경기 준비 잘 하겠다"고 밝혔다.



상대가 내려서지 않고 강하게 맞선 것에 대해서는 "당연히 역습을 준비해서 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좀 루즈한 상황에서 내가 좀 긴장이 풀렸던 것 같다. 교훈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같이 2-0으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도 좀 긴장을 늦추지 않고 플레이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이번 일을 반면교사 삼아 앞으로 있을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8강 상대 중국은 거친 플레이로 악명 높다. 선수들도 거친 플레이를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가장 큰 변수는 역시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의 부재다.

백승호는 "대회 전부터 VAR 없는 거나 중국 만날 수 있는 거 다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 부분에서 걱정보다는 오히려 즐기면서 하면 될 것 같다"며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경기들처럼 잘 준비해서 상대가 좀 과격하게 하고 그러면 그걸 역이용해서 가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침착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3골로 어느새 득점 랭킹 상위권에 오른 백승호는 "골 욕심은 없다. 오늘 페널티킥도 대회 오기 전부터 감독님이 말씀하셨던 부분이라 내가 차는 걸로 했다. 저번 프리킥 골도 운 좋게 들어갔다. 지난 경기는 기회가 돼서 골을 넣었는데 골 욕심이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 "그냥 ㅇ뤼가 경기를 잘 해서 이겼으면 하는 마음이 더 크다"고 개인보다 팀 성적을 더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사진=중국 진화, 김한준 기자,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