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현역 은퇴를 선언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AC밀란 레전드 파울로 말디니 직책을 이어 받아 친정팀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생겼다.
글로벌 축구매체 'GOAL'은 26일(한국시간) "밀란은 현역에서 은퇴한 스웨덴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산 시로(밀란 홈구장) 복귀를 두고 화제를 모으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스웨덴 역대 최고의 공격수인 즐라탄은 밀란을 비롯해 현역 시절 동안 인터밀란, 바르셀로나, PSG(파리 생제르맹),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빅클럽들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며 월드 클래스 공격수로 명성을 떨쳤다.
자기애가 강한 즐라탄은 스스로를 '사자'라고 칭하면서 일부 축구 팬들은 즐라탄을 '사자왕'이라고 불렀다.
1981년생으로 42세가 된 즐라탄은 2022/23시즌이 끝나고 밀란에서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6월 시즌 최종전에서 즐라탄은 "여러분들이 아닌 축구와 작별 인사를 할 시간이 왔다. 너무 어려운 결정이었고 감정이 많지만 운이 좋으면 근처에서 만나자"라며 "포르자 밀란(언제나 밀란 파이팅) 그리고 안녕"이라며 팬들과 구단에게 작변 인사를 고했다.
특히 밀란 팬들에게 즐라탄은 각별한 존재인데, 지금까지 밀란에서 5시즌을 뛴 즐라탄은 밀란에게 세리에A 우승컵을 두 번이나 선물했다. 밀란에서만 163경기를 뛰며 93골을 터트린 즐라탄은 2010/11시즌 리그에서 14골 11도움을 기록하며 밀란이 7년 만에 리그 챔피언으로 등극할 수 있도록 일조했다.
2012년 팀을 떠난 즐라탄은 2020/21시즌을 앞두고 다시 밀란으로 돌아왔다. 전성기에서 내려왔지만 강렬한 리더십으로 팀을 정신적 지주가 되면서 2021/22시즌 때 다시 한번 밀란을 세리에A 정상에 올려놓았다.
특히 2021/22시즌이 종료되자 즐라탄은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당시 즐라탄은 왼쪽 무릎의 전방십자인대 없이 경기를 치렀다는 사실을 고백했는데, 당장 수술이 필요함에도 시즌을 끝까지 소화하기 위해 지난 6개월 동안 매주 무릎에 가득 찬 물을 주사기로 빼내고 진통제를 먹으며 버텼다고 밝히면서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시즌이 종료되자 곧바로 즐라탄은 무릎 전방십자인대 재건술, 측면 강화, 반월상연골 봉합 수술을 받았다. 대수술이었기에 회복 후 경기에 복귀하기까지 약 7~8개월이 소요됐는데, 부상에서 돌아온 즐라탄은 밀란과의 계약 마지막 시즌에서 5경기를 뛰고 축구화를 벗기로 결정했다.
고령의 나이와 수술 여파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즐라탄에 많은 팬들이 아쉬움을 드러냈다. 즐라탄이 은퇴 선언을 한지 약 3개월이 지난 가운데 밀란이 즐라탄 복귀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칼치오 메르카토'를 인용한 매체는 "즐라탄은 최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1라운드 홈경기가 열렸을 때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목격됐다"라며 "그는 밀란 구단주이자 레드버드 캐피털 창업자 게리 카디날레과 함께 자신의 역할에 대한 대화가 이뤄졌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밀란은 즐라탄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아래에서 경기를 하는데 겪는 부담감을 잘 알고 있으며, 라커룸과 벤치 사이의 분열을 메울 수 있는 인물로 여기기에 즐라탄의 경험과 성격을 클럽에 가져오기를 열망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만약 즐라탄이 밀란으로 복귀하면 맡게 될 역할에 대해 매체는 "즐라탄은 밀란의 전설적인 선수 파울로 말디니가 떠나면서 남기고 간 팀 매니저 자리를 맡아 스테파노 피올리 감독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즐라탄은 클럽의 구조와 새로운 역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더 많은 명확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결정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지만 11월이나 12월 중에 더 많은 회의를 가질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밀란에서만 24년을 뛰면서 902경기에 출전해 챔피언스리그 우승 5회와 세리에A 우승 7회를 자랑하는 말디니는 지난 6월에 경질되기 전까지 친정팀에서 스포츠 디렉터 역할을 맡아왔다. 2018년부터 디렉터직을 수행한 말디니는 하파엘 레앙, 테오 에르난데스, 시몬 키예르, 이스마엘 베나세르 등을 영입하는 과감한 스카우팅 방식으로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11년 만에 리그 우승에 큰 공헌을 했다.
즐라탄이 말디니가 떠나고 남긴 자리를 받아들인다면 이제 선수가 아닌 경영진으로서 팀을 도와야 한다. 즐라탄이 밀란 제의를 받아들여 다시 친정팀으로 돌아갈지 관심이 집중됐다.
사진=EPA, AP, PA Wire/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